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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9052
    작성자 : 굶주린상상력
    추천 : 28
    조회수 : 3916
    IP : 203.84.***.113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6/07/07 08:43:43
    http://todayhumor.com/?panic_89052 모바일
    [단편]내이름은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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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김미영

     

     

    내 이름은 김미영. ''이라는 글씨의 총획수는 7, ''의 총획은 5, ''5, 그러면 755. 내 전화번호가 010-1234-5678이니까, 010대신 755를 넣어서 755-1234-5678로 전화를 걸어본다.

    당연히 이런 전화에는 '없는 번호입니다'라는 안내 멘트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조잡한 조합으로 만들어진 번호에 전화를 걸었을 때 누군가 그 전화를 받는 다면 조심해야 한다. 당신은 살해당할 운명을 지녔고, 전화를 받은 그 사람이 당신을 죽일 것이다.

     

    내 이름은 김미영. 이렇게 유치한 도시괴담을 생각 없이 믿을 만큼 어린 아이는 아니다. 하지만 내 주변의 망할 년 들 중에 한 명은, 미신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이따위 헛소리를 철석같이 믿고 있다.

     

    "미영아. 전화 해 봤어? 너는 755니까 755-1234-5678로 전화 하면 돼."

    "난 그런 거 안해. 이 년아. 수능이 얼마나 남았다고 아직도 그 소리야. 이제 146일 남았어."

    "12시 정각에 전화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래. 난 매일 밤 전화를 하고 있는데 아직 아무도 안 받아. 누가 날 죽일 일은 없다는 거지."

    "박윤미. 너 자꾸 그렇게 헛소리 하다가 내 손에 죽는다. 진짜 밥 먹는 데 짜증나게."

    "얘는, 새삼스럽게. 내가 이러는 거 하루 이틀이니. 이제는 좀 맞장구 좀 쳐줘라. , 이 계란말이 맛있다. 우리 엄마도 너네 엄마만큼 요리 좀 잘했으면 좋을 텐데. 미영이 너 우리 엄마가 만든 이거 하나 먹어봐. 진짜 맛없어."

     

    유치한 미신에 빠져 지내는 이 년이 초딩 때 부터의 친구라는 것이 내 불행이자 행운이다.

    예쁘고 활발하고 공부도 잘하는 망할 년. 예쁜 얼굴과 어울리지 않게, 웃을 때는 껄껄거리는 아저씨 목소리로 웃는 여고생. 점심급식시간과, 야자시간 저녁도시락을 먹을 때 나의 밥메이트. 우리 엄마에게 나보다 더 알랑방귀를 잘 뀌는 아이. 벌레 같은 우리 오빠가 눈독들이고 있는 이상형.

    나는 훗날 윤미의 아들이 내 딸과 결혼 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곤 한다. 그리니까 오빠랑은 안 돼.

     

    "윤미야. 가자!"

    "잠깐만. 잠깐만."

    "우리 둘만 남았어. 집에 언제 가려고?"

    "알았어. 보채기는. , 오늘 3단원 까지 끝내려고 했는데 결국 못하네. 가자."

     

    우리나라의 빌어먹을 입시위주의 교육은 우리 같이 꽃다운 여고생들에게 매일 밤 별 보기 운동을 강요한다. 우리도 가끔은 놀고 싶다고. 아오, 진짜 쫌만 기다려라. 내가 대학만 가면 타락의 끝을 보여줄 정도로 놀아버릴 거다.

    거의 자정이 다 되어서 교문을 나서는데 웬 시커먼 남자새끼가 우리 앞을 막는다. 니미, 오빠다. 차라리 치한이 낫지.

     

    "이제 끝났어? 무슨 고등학생이 대학생 보다 더 바쁘냐. 윤미 힘들겠네."

    "뭐야. 여기 왜 왔어?"

    "너네가 너무 늦으니까 밤길이 걱정돼서."

     

    웃기고 있네. 내가 혼자 들어갈 때는 무서우니까 나와 달라고 사정사정을 해도 메로나나 사오라며 씹었던 주제에. 윤미를 향해 저 비굴한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에 물이라도 끼얹고 싶다. 윤미 아직 고등학생이거든. 아청법이거든. 은팔찌를 차봐야 정신 차리지.

    저 빌어먹을 오빠가, 윤미가 가고 싶어 하는 Y대의 학생이라는 것도 내 골칫거리 중 하나다. 혼자 라면도 못 끓이는 븅신이 공부는 잘해가지고, 만날 나만 엄마에게 혼나게 만든다.

     

    '니 오빠 반 만 따라가 봐.'

     

    내가 무슨 수를 쓰든 저인간과 윤미 사이는 막고 만다.

     

    "그렇게 걱정되면 오빠가 윤미 공부 좀 봐줄까?"

    "그러면 미영이하고 같이 가르쳐 주세요."

    "쟤는 됐어. 쟤는 아인슈타인이 와서 가르쳐도 안 돼. 맞지, 뚱땡아. 너 미적분 포기 했잖아."

    "아니거든. 아직 수포자 아니거든. 그리고 수학은 윤미가 더 잘해도, 언어는 내가 더 잘하거든."

     

    저 얼간이는 공부만 잘했지 바보가 맞다. 윤미와 잘 되고 싶으면, 나에게 무릎을 꿇고 도와달라고 해야 할 텐데, 멍청하게 가장 큰 조력자를 최악의 훼방꾼으로 만들고 있다. 이걸 어떻게 엿 먹이지.

     

    "그럼 저 들어갈게요. 미영아 잘 가. 내일 보자."

    "아직 집까지 좀 남았잖아. 집 앞까지 바래다줄게. 뚱땡이 넌 여기서 부터는 혼자 갈 수 있지?"

     

    이 미친 새끼가. 여기서 부터는 윤미네 집이 더 가깝거든. 나는 일부러 윤미 옆에 착 달라붙었다.

     

    "니네 집까지 간 다음에 나랑 오빠랑 같이 집에 가면 되겠네. 나 조금 돌아가도 괜찮아."

    ". 고마워 미영아. 이 언니 챙겨주는 사람은 너 밖에 없다."

     

    오빠의 일그러진 표정은 사이다 원샷 만큼이나 시원했다.

    윤미의 집으로 가는 길에 자정이 되자 윤미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그 미신 번호에 전화를 거는 거겠지. 그런데 늦은 시간 전화를 하는 윤미를 보며 오빠가 똥마려운 강아지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윤미, 이 시간에 누구랑 통화하는 거야? 남자친구? 그러면 안 돼.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데 남자친구를 사귀어."

    "아니요, 아녜요. 잠시 통화 할 데가 있어서요."

     

    전화기를 가리며 조심스럽게 통화버튼을 누르는 윤미를 보며 오빠는 더 애가 타는 듯했다.

    그 순간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나는 잽싸게 하지만 몰래 내 핸드폰으로 오빠의 핸드폰에 전화를 걸었다.

     

    "우웅! 우웅! 우웅! 우웅!"

     

    번쩍거리며 진동하는 오빠의 전화. 그리고 자기 전화기를 들고 사색이 되는 윤미. 순간 윤미는 자신과 오빠가 통화 연결이 된 것이라고 생각 했을 것이다. 조금 지나치지 않나 생각될 정도로 미신과 점에 빠져 사는 윤미라면 엄청나게 소름 끼치는 상황일 것이다. 앞으로 오빠를 좀 더 멀리 하게 될까?

     

    "이 시간에 웬 전화가? 모르는 번호네? 누구 전화지?"

     

    이 망할 놈은 친동생의 번호도 저장을 안 해 놨다.

    윤미는 급하게 통화종료 버튼을 누르고, 인사를 대충 얼버무리더니 자기 집으로 뛰어 갔다. 애가 정말 놀랐나보다. 미안하네. 빨리 집에 가서 전화로 설명해 줘야겠다. 내 장난이라고.

    그러나 그날 윤미의 전화기는 내내 꺼져 있었다.

     

    다음날 윤미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독감으로 열이 39도 까지 올라가도 학교에 나와 기절하던 아이가 결석했다. 나는 내 장난이 너무 지나쳤나 싶어 너무 미안하고 걱정이 되어 점심시간에 윤미의 집으로 달려갔다. 문은 잠겨 있었다. 윤미의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시니까 낮 동안 집이 비어있는 것이 맞다.

    그러면 윤미는 어디로 갔을까? 아무리 전화를 해도 윤미의 전화기는 여전히 꺼져 있었다. 결국 나는 반쯤 울면서 윤미의 집 앞에 서서 종일 기다렸다. 학교수업을 빠진 것은 그때가 처음 이었다. 하지만 나는 윤미 말고는 다른 것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큰일 났다. 어쩌면 좋지?

     

    하지만 그 뒤가 더 큰일 이었다. 차례로 퇴근 하신 윤미의 부모님도 역시 윤미의 행방을 모르고 있었다. 평상시와 마찬가지 모습으로 등교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윤미는 행방불명이 되었다.

     

    큰일 이었다. 윤미 엄마는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했고, 윤미 아빠와 우리 오빠는 윤미를 찾는 전단지를 만들어 거리를 뛰어 다녔다. 나는 매일 밤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다. 미안해. 미안해. 그냥 장난이었는데…….

     

    사소한 일이었다. 경찰에서는 단순 가출 취급이다. 며칠 지나면 돌아온단다. 입시스트레스를 못 이겨 가출하는 수험생은 많이 있단다. 담임과 교감은 나에게 쓸데없는 소문 내지 말고 얌전히 기다리다가 혹시 윤미에게 연락이 오면 윤미 부모님에게 보다, 경찰에게 보다 더 빨리 자기들에게 알려 달란다. 자기들이 먼저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나는 윤미가 무엇에 겁을 먹고 왜 도망 쳤는지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슬픈 일의 이유가 내 탓이 되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여보세요. 미영아."

     

    윤미가 사라지고 보름이 지난 후 나에게 윤미의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 나중에 알아보니 먼 지방의 공중전화였다.

     

    "윤미야! 윤미야! 너 어디야? 미안해. 어디야? 윤미야!"

     

    윤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오히려 내가 진정하지 못하고 발광하듯이 윤미에게 소리쳤다.

     

    "미영아 잘 들어."

    "아니야. 그거 아니야. 내가 장난 친 거야. 그 전화 아니야. 미안해. 내가 미안해. 그러니까 빨리 돌아와.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윤미야아. 미안해애. 빨리 돌아와아."

     

    울면서 소리치는 내가 진정할 때 까지 윤미는 침착하게 기다렸다.

     

    "미영아. 괜찮아. 나 알아. 네가 오빠 전화로 전화 한 거. 그거 단순한 장난인 거 알아. 너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괜찮아. 미영이 네 탓 아니야. 네 탓 아니야. 네 탓 아니야. 네 탓 아니야. 네 탓 아니야. 울지 마. ."

     

    윤미가 어르고 달래준 덕분에 겨우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전화가 장난 인줄 알면서 왜 도망쳤어? 지금 니네 엄마는 쓰러지고, 니네 아빠는 너 찾으러 돌아다니느라고 난리도 아니야. 빨리 돌아와."

    "미영아. 잘 들어. 그 날 네가 장난 친 날 내가 겁먹은 건, 니네 오빠 전화기가 울려서 그런 게 아니야. 그날 내가 거기로 전화를 하니까 통화 연결음이 들렸어."

     

    설명하는 윤미의 목소리는 조금 전의 침착함을 잃고 있었다.

     

    "항상 없는 번호라고 멘트가 나왔는데 그날은 통화가 연결되고 있었다고. '뚜루루루'하는 통화 연결음 말이야.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컬러링으로 쓰는데 그 전화는 컬러링 없이 그냥 연결음이 들렸어. 너무 무서워서 밤새 전화를 꺼놨는데 아무래도 너무 신경이 쓰이잖아. 밤은 너무 무서워서 아침에 해 뜨고 학교 가는 길에 다시 그 번호로 전화를 했어. 그런데 연결음이 한 번도 울리기 전에 누가 전화를 받는 거야."

     

    나는 더 이상 '어디냐'는 질문도 못하고 침을 삼켰다.

     

    "그리고 알았어. 날 죽이려고 하는 게 누군지. 그래서 지금 도망치는 거야. 괜찮아. 앞으로 넉 달 정도만 잘 도망치면 돼. 정확히는 130."

    "경찰에 가면 되잖아. 누가 널 죽이려고 하니까 보호해 달라고 하면 돼. 살인자가 누구인지도 안다면서."

    "소용없어. 이런 소리 미영이 네가 아니면 아무도 믿어 주지 않을 거야. 우리 엄마한테 나 괜찮다고 말 좀 전해줘. 엄마 목소리 들으면 마음이 약해질 거 같아서 전화를 못하겠어. 130일 후에 돌아간다고 말 좀 해줘. 미영아, 사랑해."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 나는 나도 비난 받을 것을 각오하고, 모든 사실을 윤미의 부모님과 경찰에게 알렸다. 윤미 아빠와 우리 오빠는 당장 그 공중전화가 있는 지방으로 내려가 윤미를 찾기 시작했다. 경찰은 입시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병이 생겨 가출한 거라고 한다. 담임과 교감은 윤미에게 전 화온 사실을 왜 자기들에게 먼저 말하지 않았냐며 나를 혼냈다.

     

    나는 윤미가 말한 130일 후, 윤미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하지만 윤미는 130일은 커녕, 공중전화로 나와 통화 하고 고작 5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윤미가 행방불명되고 20일이 지난 날, 윤미는 아무도 없는 자기 집 자기 방에서 목을 맨 시체로 발견 되었다.

     

    경찰은 윤미가 대학입시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것이라고 했다. 드디어 폭발하게 된 내가 경찰을 향해 악다구니를 썼다.

     

    "윤미는 살해당했어. 어떤 개X끼가 윤미를 죽였는지 꼭 찾아야 해. , 이 짭새들아. 일하기 귀찮으면 그냥 자살이야? 그 살인범 새끼 잡으란 말이야."

     

    피를 토하는 나의 호소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나 보다. 눈물을 줄줄 흘리는 우리 오빠가 내 뺨을 후려 쳤으니까.

    경찰은 나에게 공책 하나를 보여 주었다. 윤미방 옷장 서랍 밑에서 찾은 물건이라고 한다. 공책을 열어보니 익숙하고 반가운 윤미의 글씨가 가득 쓰여 있다. 기집애. 얼굴은 이쁜 게 글씨는 악필이다. 교정할 생각도 없이 천재는 악필이라며 으스대곤했다.

    그 악필로 공책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빽빽이 쓰여 있는 말은 한 문장 이었다.

     

    '죽고 싶다.'

     

    윤미가 화장된 날, 나는 윤미 부모님에게 약간의 고집을 부려 윤미가 사용하던 핸드폰을 유품으로 받았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윤미를 기억할 추억의 물건을 간직하는 거라고 생각 했지만 아니었다. 이 휴대폰은 윤미를 죽인 그 어떤 개자식과 연결된 유일한 물건이다. 그놈을 꼭 찾을 거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찾아내서 복수 할 거다.

     

    윤미의 통화내역을 확인해 보니 최근 20일 간 같은 번호로 수백 통의 전화를 걸었다.

     

    '865-8765-4321'

     

    혹시나 싶어 윤미의 전화로 다시 그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윤미의 전화는 이미 통신사 계약이 해약 된 상태 였다. 나는 내 전화로 그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없는 번호라는 안내가 들렸다.

    막막했다. 윤미는 살해당했는데, 너무 억울하게 죽었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 살인자를 어디서 찾지? 어떻게 찾지? 도대체 누가, 누가 윤미를 죽였지?

     

    윤미의 통화내역을 살피는 중 이상한 번호 하나가 눈에 뜨였다.

     

    '755-1234-5678'

     

    내 번호다. 내 이름의 획수와 전화번호의 조합이다. 윤미가 가출하고 사흘 후 자정에 전화했다. ? 혹시 나를 죽일 누군가가 있을까봐? 내가 걱정된 거니? 그렇게 힘들고 무서우면서도 나를 걱정해 준 거야?

    눈물이 쏟아졌다. 눈물로 시선이 흐려져 잠시 동안 그 통화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뭉클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그 번호를 보았다. 소리를 지를 뻔 했다.

    그 전호번호는 발신번호가 아닌 수신번호였다. 누군가 내 이름조합의 번호로 윤미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소름이 돋았다. 정신이 헝클어진다. 턱이 덜덜 떨리며 윗니 아랫니가 다닥다닥 부딪친다.

     

    이게 무슨 뜻이지? 무섭게 고민했다. 그리고 하나의 가설이 세워졌다.

    윤미를 죽인 그놈이 나도 죽이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상당한 억측일 수도 있지만 나는 확신했다. 윤미를 죽인 놈과 나를 죽이려는 놈은 동일인물이다. 어째서인지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잡아주마. 네놈을 잡아서 목을 비틀어 줄 거야.

     

    내 전화를 들었다. 마침 12. 살인전화의 연결확률이 가장 높다는 자정이다. 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755-1234-5678을 입력하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뚜르르르르르르.'

     

    전화가 간다. 통화가 연결되는 중이다. 나는 숨도 못 쉬면서 전화기를 더욱 세게 붙잡았다. 통화연결음이 세 번 울리고 누가 전화를 받았다.

     

    "........"

     

    아무 말도 없다. 하지만 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가느다란 숨소리가 들린다.

    10여초쯤 그 숨소리를 듣고 있던 나는 결국 폭발하여 소리쳤다.

     

    "너 누구야! 왜 윤미를 죽였어. , 이 나쁜 새끼야! 너 누구야? 누구냐고!"

     

    상대방의 숨소리가 꿈틀거린다. 살짝 킥킥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웃음을 참고 있는 목소리. 어린 여자아이의 목소리 였다.

     

    "히히히."

     

    결국 참지 못한 상대의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머리로 피가 확 솟구친다. 쌍욕을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가슴은 차갑게 식었다. 내가 겁먹었나?

    상대가 키득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 이름은 김미영. 수능이라고도 하지요."

    출처 http://jooc.kr/contest/note.detail.html?nn=1003681
    굶주린상상력의 꼬릿말입니다
    또 베스트, 욕심부려 베오베 갈 수 있을 까? 두근두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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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16/07/07 16:31:17  219.249.***.44  뽀룹뽀룹  546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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