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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9021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4
    조회수 : 1609
    IP : 178.62.***.16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7/05 21:15:42
    http://todayhumor.com/?panic_89021 모바일
    [오컬트학] 시끄러운 소리
    시끄러운 소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해서 혼자 살게 되었던 참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밤 방에서 혼자 게임을 하고 있는데
    아래에서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아래 층에 손님이라도 왔나?"하고 생각했지만
    귀를 기울여서 잘 들어보니
    목소리가 한 두 사람 목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한 가득 와 있는 느낌이었다.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마치 번화가의 역이 붐빌 떄 나는 그런 소리였다.
    그때는 "영화나 tv 프로그램 소린가?" 생각하면서 넘겼다.
    그런데 잘 시간이 되었는데도 그 시끄러운 소리가 멎을 생각을 안 했고
    그렇게 큰 소리는 아니었지만 새벽 3시까지 들리는 바람에
    신경이 쓰여서 거의 자지도 못 했다.

    그리고 며칠 동안 매일은 아니었지만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종종 그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서 제대로 잠도 못 자는 상태가 이어져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한 소리 하려고 아래층에 가보기로 했다.
    초인종을 눌렀더니 사람이 나왔는데, 나보다 두 세 살 정도 많아 보였다.
    딱 보기에 학생인 것 같았다.
    내가 윗 층에 사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뭐라고 하려는 순간
    그 사람이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더니 
    "대체 당신 매일 밤 중에 뭐 하는 거야? 시끄러워서 못 살겠어"라고 오히려 저쪽에서 말했다.

    (좀 귀찮으니까 아래층 사람을 여기서부터 사토 씨라고 하겠습니다)

    대체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들은 나는
    내가 내려온 이유를 처음부터 이야기해주고
    아래층에서 거의 매일같이 많은 사람이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온다고 했더니
    사토 씨는 그 시끌벅적한 소리가 밤만 되면 윗층에서 들려와서
    집주인이나 부동산에 한 마디 하려고 했다고 했다.
    나도 이유는 모르지만 안 좋은 느낌이 들었다.
    분명 사람 목소리였다, 몇 번이나 들어서 틀림 없다.
    게다가 사토 씨도 군중이 떠드는 소리가 틀림 없다고 했다.
    잠시 침묵이 이어진 후
    "...천장에 뭔가 있나?"하고 사토 씨가 말했다.
    "천장 한 번 살펴볼까?" 사토 씨가 그렇게 말하더니
    내가 답도 미처 하지 않았는데 손전등을 가지고 왔다.
    하지만 나는 멋대로 들어갔다가 천장 바닥이 빠지거나,
    뭔가 부수게 되면 여러가지 문제가 일어날지도 모르니
    관리하는 부동산에 연락해서 오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며
    살펴볼 마음으로 가득한 사토 씨를 설득했다.
    그리고 내가 "시끌벅적한 소리가 난다"고 하면 이상히 여길 수 있으니
    그냥 대충 "바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부동산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자 부동산에서는 천장에 쥐 같은 게 산다고 생각했는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업다를 데리고 오겠다고 연락이 왔다.
    나는 왠지 속인 것만 같아서 내심 미안했지만,
    그 이야기를 사토 씨에게 말했더니 "이상한 소리가 나는 건 사실이니까 일단 와달라고 하자"고 하며
    별 문제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당일 꽤 이른 시각에 사토 씨가 내 방으로 왔다.
    부동산과 약속한 시간은 아직 멀었다.
    사토 씨 말로는 급한 용건이 생겨서 같이 있을 수 없으니
    부동산이 오면 자기는 괜찮으니까 열쇠로 열고 들어가라고 했다.
    '그런 건 직접 전화하지...'라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으니 알겠다고 하고
    부동산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점심 시간 조금 전에 부동산이 구제 업자와 함께 왔다.
    부동산 측에서 사토 씨와 연락이 안 되는데 뭐 들은 거 없냐고 하길래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전했더니
    약간 곤란하단 표정을 지었지만 일단 사토 씨 방에 가기로 했다.
    이야기를 듣자 하니 1층과 2층 사이를 조사해보려면
    사토 씨 방의 욕실 천장에서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사토 씨 방에 가보니 가진 열쇠로 열라고 했지만, 왠일인지 열려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들어가는 건 문제될 것 같아서
    업자 분과 부동산 측에서 알아서 하라고 나는 밖에 있었는ㄷ[ㅔ
    갑자기 안에서 "으악! 괜찮으세요?!"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인가 하고 문을 열었더니, 부동산과 업자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나오더니
    "경찰에 전화..."라고 했다.

    그동안 여러 일이 있었지만 길어질 테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토 씨가 욕실에서 죽어 있었다고 한다.
    그 후 한바탕 난리가 났다.
    경찰차와 구급차가 왔고, 나도 경찰에게 사정 청취를 당했다.
    아침에 사토 씨와 대화를 나눌 때 이상한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하고
    일단 천장 위의 건에 대해 경찰에 말했더니, 그것도 조사했던 것 같지만
    뭔가 발견했는지 어떤지 전혀 말해주지 않았다.
    결국 나는 천장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를 포함해서
    사토 씨가 죽은 이유도 알 수 없었다.

    그날 밤.
    너무 여러 일이 벌어져서 피곤해서 얼른 자려고 이불에 들어갔더니
    또 그 시끌벅적한 소리가 갑자기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뭔가 평상시랑 다른데 뭐가 다른지 알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한참 지나서야 그 다른 부분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아래 층에서 들리던 그 소리가, 이번엔 옆에서 들려왔다.
    게다가 지금까지는 바닥에서 들려왔기 때문에 조금 웅얼거리는 소리였지만
    이번에는 같은 방에서 들리는 것처럼 선명히 들렸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갑자기 온 몸이 얼어 붙는 것 같았다.
    눈을 뜨고 소리가 나는 쪽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솔직히 무서웠다.
    하지만 소리가 왜 나는 지도 궁금했다.
    나는 굳게 결심하고 침대에서 일어나, 소리가 나는 방향을 봤다.
    그리고 터무니 없는 것을 목격했다.

    정장 차림의 남자가 한 명 서 있었다.
    엄밀히'서 있다'고 하기에는 무너가가 달랐다.
    물에서 상반신만 밖으로 내민 것 같이 바닥에서 사람 상반신이 솟아난 듯했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이상한 상황이지만
    그 정장 차림의 남자는 눈을 위아래좌우로 움직이며 입 또한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입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나는 너무나 비현실적인 광경에 꼼짝도 못 하고
    그 정장 차림의 남자를 보고 있었는데
    어둠에 점차 눈이 익으면서 또 다른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사토 씨다.
    사토 씨가 바닥에서 얼굴만 드러낸 체로
    눈을 크게 뜨고 천장을 보며 물고기처럼 입을 뻐끔거리고 있었다.
    그걸 본 순간 직감적으로 "저건 위험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완전히 사고가 정지했고, 연유도 모른 채 잠옷 차림으로
    휴대전화와 지갑만 가지고 방에서 뛰쳐나왔다.
    그 날 밤은 만화 카페에서 밤을 새고, 부동산으로 달려갔다.
    그런 곳에선 더 이상 살 수 없으니 이사할 생각이었다.

    부동산에 가서 담당자를 불러달라고 해서 바로 이사하겠다고 했지만
    아무리 갑작스런 일이지만 담당자가 어딘가 이상했다.
    왠지 이사나가는 걸 꺼리는 것 같았다.
    어딘가 수상해 끈질기게 추궁하니,
    아무래도 나는 사토 씨의 죽음에 관계가 있는게 아닌가 의심을 받는 것 같았다.
    그래서 쉬이 이사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듣고 보니 그것도 그럴 듯 하다.
    사토 씨와 마지막으로 만난 것도 나고,
    무엇보다 소음 소동도 있었고,
    아침에 있었던 일도 내가 그리 말한 것 뿐이니 객곽적인 증거는 하나도 없었다.
    그 무엇보다 사토 씨의 사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내가 죽였다고 의심 받아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 갑자기 내가 이사하겠다고 하니
    부동산에서도 의심하는 게 당연한 일이고,
    물론 부동산 말고 경찰들도 의심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방에 돌아가기도 싫었다.
    그런 정체 모를 기분 나쁜 것이 나타나는 곳에서 지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애당초 그 정장 차림의 남자가 사토 씨 죽음에 뭔가 관계 있는게 틀림 없다.
    어쩌면 다음 타겟은 나일 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이라 절대로 그 방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믿어줄 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나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부동산 쪽에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부동산 사람이 믿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기 재량으로 판단할 수 없으니 경찰에 이야기하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어제 경찰이 건네준 명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경찰서에 가서 사정 설명을 하기로 했다.
    경찰서에 도착해서 담당자에게 부동산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이야기를 했지만
    당연히 믿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야?'라는 듯한 태도였고
    며칠 연달아 잠도 못 잔 나는 안절부절 못하고
    "그럼 네가 거기서 하루 자 보라고!"라고 큰 소리치며 담당 경찰관에게 내 방 열쇠를 집어 던졌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비합리적인 요구를 한 건 내 쪽인데
    경찰은 날 진정 시키더니 이사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가고
    이사간 곳의 주소를 보고한 후, 경찰 연락은 반드시 받으라고 하더니
    이사해도 된다고 했다.

    그 후 나는 다른 곳으로 이사할 수 있었고,
    사건은 사토 씨의 자살로 해결되어 나에 대한 의심도 풀렸다.
    자살이 판정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에 불려갔다.
    사토 씨의 컴퓨터에서 일기가 발견되었는데,
    쓰인 내용 일부 중 내가 경찰에 말한 그 정장 차림의 남자와 닮은 사람에 대해 쓰여 있다고
    다시 한 번 자세히 말해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결국 그 정장 차림 남자 정체는 아직도 모르는 상태지만
    경찰이 해준 이야기로 알게 된 게 몇 가지 있다.
    일기 내용에, 아무래도 내가 먼저 사토 씨에게 불만을 표하러 가기 전에
    사토 씨는 정장 차림의 남자를 만났고,
    시끌벅적한 소리가 나는 근원이 그 남자인 것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일기에 정장 차림의 남자가 악의에 차 있다는 게 수 차례 적혀 있었고
    사토 씨는 위험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왜 그만큼 알면서도 아무 것도 모르는 척 했는지 경찰 쪽에선 말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천장 안쪽에 뭔가 있었던 게 아닐까.
    사토 씨는 그것까지 알아채고 어떤 이유가 있어 날 끌어들이려 한 게 아닐까.
    아직도 알 수 없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53485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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