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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oast_8902
    작성자 : 세이시스
    추천 : 3
    조회수 : 435
    IP : 223.62.***.117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12/28 10:31:35
    http://todayhumor.com/?boast_8902 모바일
    스카웃 제의를 받았어요!!
    며칠 뒤면 서른하나가 되는 슬픈 모쏠 남징어 입니다. ㅠㅠ

    원래 전공이 컴퓨터 공학이었고 꿈은 메카 게임 기획자였습니다.
    만들기만 하면 완전 히트시킬 수 있으리라 확신하던 기획이 있었고 현업에 종사하는 선배님도 이거라면 재미있다! 라는 평을 들었기에 자신이 넘쳤었죠.
    하지만 면접 단계에서 메카 게임은 우리나라에서 성공사례가 없기 때문에 투자를 받을 수 없어 제작 자체가 불가능하다더군요.
    멘붕과 함께 좌절이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이거 하나보고 살아왔거늘... 당시 유행하던 MMORPG 쪽 기획자로 시작해 성공하면 네임벨류로 어찌 해볼 수 있었겠지만 그러기엔 준비한게 없었거든요.

    결국 목표를 잃고 방황하던 전 강남에 있는 실내포차에 직원으로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생전 해본적도 없는 일인데다 당시만해도 이성의 얼굴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던 쑥맥인지라 실수도 많이하고 여러모로 서툴렀지요.
    솔직히 업무가 과한 감도 없잖아 있었어요 ㅠㅠ
    내부 테이블 6개, 외부 테이블 3개의 서빙을 혼자 다하고 계산에 주방 보조까지 했거든요.
    한가한 가게였으면 모르는데 손님이 미어터지고 잔주문도 많은 곳이었지요.
    게다가 사장님께선 업무에 관해 매우 칼 같으신 분이라 실수라도 한번 하면 엄격하게 저를 대하셨습니다.

    이래저래 무척 힘들었습니다만 시간은 사람을 성장 시킨다던가요.
    업무 능력은 서서히 상승했고 손님을 대하는 자세도 많이 바뀌어 여성 손님들과도 담소를 나누며 서비스를 할 정도가 되었지요.
    근처 동종업계 사장님들은 농담반진담반 우리 가게에서 일하라며 스카웃 제의를 하시더군요.
    그도그럴게 근처 가게 직원은 죄다 3달은 커녕 1달도 못 견디고 그만 뒀거든요.

    훗날 사장님은 '아 이자식 진짜 내보낼까 했는데 꾹 참고 데리고 간 보람이 있네' 라고 하시더군요. ㅎㅎ

    새벽에 하는 일인데다 건강도 많이 상해서 1년이 될 무렵 일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사장님은 무척이나 아쉬워 하셨고 그만 둔 뒤로도 계속 함께 일하자며 스카웃 제의를 하시더군요.
    일은 그만두었지만 사장님과는 형님, 동생 사이로 가끔 만나 술도 한잔씩 하며 연을 이어갔습니다.

    포차 일을 그만 둔지 3년... 그동안 다양한 업종에서 일을 해봤지만 역시 서비스업 만큼 재미있는 일이 없더군요.
    사람을 대하는 일이 정말 힘들지만 그만큼 본인이 하기에 따라 손님도 변하기 때문에 재미있었거든요.


    얼마전 사장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주점에서 분식으로 업종을 변경하고 장사가 나름 잘 되어 분점을 내신다구요.
    그러면서 제게 점장을 해볼 생각이 없냐고 하시네요.
    조건도 무척 좋아서 이건 안할수가 없더군요.

    제 나이도 어느덧 서른하나...
    이제 이 일을 시작하면 제게 맞는 일을 할 생각은 버리고 이 일에 전념해야겠지요.
    그런면에서 꽤나 큰 결심이 필요했지만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인 일단 시작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있으니 짐이 좀 덜어지네요. ㅎㅎ

    오늘 세부적인 이야기를 하러 서울로 올라가는데 잘 풀리길 기도해주세요 여러분^^


    ps. 역삼동 청춘포차에서 붉은악마 두건 쓰고 어리버리하게 일하던 직원이 바로 저입니다 ㅋㅋㅋ
    당시 손님 중에 오유 하시는 분도 계실까해서요^^
    ps2. 지금 직장의 오너, 직원분들도 모두 좋으신 분들인데 말씀을 드려야할지... 이게 너무 맘 아프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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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28 15:04:26  59.26.***.49  바람떡  49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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