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나는 정지한 세계를 사랑하려고 했다

게시물ID : lovestory_89009

작성자 : 통통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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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 2019/12/19 10: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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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나는 정지한 세계를 사랑하려고 했다

<div style="text-align:center;"> 사진 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s://unsplash.com/" target="_blank" class="tx-link" style="color:#000000;border-bottom:1px dashed rgb(132,0,0);">https://unsplash.com/</a> BGM 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s://youtu.be/z8xncDaPpaA" target="_blank" class="tx-link" style="color:#000000;border-bottom:1px dashed rgb(132,0,0);">https://youtu.be/z8xncDaPpaA</a></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embed src="//www.youtube.com/v/z8xncDaPpaA?autoplay=1&playlist=z8xncDaPpaA&loop=1&showinfo=0&fs=0&rel=0&version=3"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25">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912/1576718692a15e10ef010b44229dc1d0dc99f725f6__mn315970__w540__h360__f53937__Ym201912.jpg" width="540" height="360" alt="1.jpg" style="border:none;" filesize="53937"></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최문자, 발의 고향 내가 나라는 때가 있었죠 이렇게 무거운 발도 그때는 맨발이었죠 오그린 발톱이 없었죠 그때는 이파리 다 따 버리고 맨발로 걸었죠 그때는 죽은 돌을 보고 짖어 대는 헐벗은 개 한 마리가 아니었죠 누구 대신 불쑥 죽어 보면서 정말 살아 있었죠 그때는 그때는 세우는 곳에 서지 않고 맨발로 내가 나를 세웠죠 그때는 내 이야기가 자라서 정말 내가 되었죠 불온했던 꽃 한철 그때는 맨발에도 별이 떴죠 그 별을 무쇠처럼 사랑했죠 날이 갈수록 내가 나를 들 수 없는 무거운 발 가슴에서 떨어져 나간 별똥별이죠 발도 고향에 가고 싶죠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912/15767186931595c41382b64d0a83c28607c8d3a1ef__mn315970__w540__h360__f47951__Ym201912.jpg" width="540" height="360" alt="2.jpg" style="border:none;" filesize="47951"></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박후기, 냄새 타령 냄새는 왜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가 십년 전 겨울 골목 깊은 곳 냄새나는 반지하방 두 번 다시 청국장 끓이지 마라 소리 지르던 가난한 식탁 반찬 투정 끝에 끌려 나가며 울고불고 문고리에 매달리던 일곱 살 어린 나처럼 옷걸이에 매달리거나 방구석에 몸을 숨긴 냄새는 쉬 밖으로 나가질 않았다 출근길 전철 안 가방 속까지 냄새가 따라온 걸 알고 책을 꺼내 읽지 않았다 반지하 구린 냄새를 피해 아파트로 이사 갔다 나는 이제 밖에서 온갖 냄새를 몸에 묻힌 채 집으로 돌아온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912/1576718694654e0b7409ff473cb2cd117b8042319b__mn315970__w540__h360__f43969__Ym201912.jpg" width="540" height="360" alt="3.jpg" style="border:none;" filesize="43969"></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이진엽, 투명한 벽 점심 먹으러 가다가 현관 모서리에서 머리를 수차례 유리창에 부딪치고 있는 비둘기 한 마리를 보았다 먹이를 찾으려 했을까 중앙 출입구 안쪽까지 몰래 들어왔다가 인기척에 화들짝 놀라 탈출하려고 버둥댔다 바로 저기 아늑한 둥지가 느티나무 위에 있지만 빤히 보고서도 그는 그곳에 가지 못했다 세계와 나 사이 투명한 벽이 있음을 그는 미처 몰랐으므로 눈부신 어둠 속을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우리는 지난 세월 동안 무엇을 향해 돌진하며 가슴을 부딪치면서 살아왔던가 사랑과 구원 혹은 별빛이 늘 저쪽에 있었지만 투명하게 눈을 찌르는 이상한 벽을 몰랐으므로 우리는 언제나 그곳에 갈 수 없었다 거대한 유리창 세상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담장으로 눈을 멀게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으므로 우리는 그냥 보인다고만 소리치다가 충돌의 몸짓만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오늘, 급식소로 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비둘기 한 마리 존재의 집을 찾으려는 그 절박한 날개짓으로 내 어두운 두 눈을 맑게 비벼 주었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912/15767186943bc89f7f4fa54583982b635da000aea8__mn315970__w540__h360__f41403__Ym201912.jpg" width="540" height="360" alt="4.jpg" style="border:none;" filesize="41403"></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이재무, 갈대들 강변에 줄지어 서 있는 갈대들 불어오는 바람 세차게 몸 흔들어대도 갈 데가 없다 갈대라고 해서 왜 가고 싶은 곳이 없겠는가 깊숙이 내린 뿌리 악착같이 움켜쥔 진흙 터전 차마 떠날 수 없어 흐르는 강물에 제 그림자 드리우고 달빛 사무쳐도 별빛 영롱해도 제 몸 안에 고인 갈빛 울음 밤새 퍼 올려 허공에 뿌리고 있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912/1576718694c5a4fe090fad47c081124529afc4cebc__mn315970__w540__h360__f39446__Ym201912.jpg" width="540" height="360" alt="5.jpg" style="border:none;" filesize="39446"></div>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이장욱, 얼음처럼 나는 정지한 세계를 사랑하려고 했다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세계를 나는 자꾸 물과 멀어졌으며 매우 다른 침묵을 갖게 되었다 나의 내부에서 나의 끝까지를 다 볼 수 있을 때까지 나의 저 너머에서 조금씩 투명해지는 것들을 그것은 꽉 쥔 주먹이라든가 텅 빈 손바닥 같은 것일까 길고 뾰족한 고드름처럼 지상을 겨누거나 폭설처럼 모든 걸 덮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가위 바위 보는 아니다 굳은 표정도 아니다 내부에 뜻밖의 계절을 만드는 나무 같은 것 오늘밤은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하다 는 생각 같은 것 알 수 없이 변하는 물의 표면을 닮은 조금씩 녹아가면서 누군가 아아 겨울이구나 희미해 중얼거렸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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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9/12/19 15:20:37 112.175.***.218 drakepark 283713
[2] 2019/12/19 18:14:30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3] 2020/01/12 22:57:18 175.123.***.79 renovatiost 277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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