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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은퇴를 선언한 김동주(사진=두산) |
# ‘두목곰’ 김동주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대타자의 은퇴 선언이었다. 은퇴 이야기가 나왔으니 생각나는 사연이 세 가지 있다. 우선 일본 프로야구에서 있었던 은퇴 이야기다.
나카하타 기요시. 현(現)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감독이다. 현역시절 그는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었다. 실력도 좋아 요미우리 45대 4번 타자로 활약했다. 통산 기록 역시 뛰어나 타율 2할9푼, 171홈런, 62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나 착실한 수비로 7년 연속 1루수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러나 정작 일본 야구팬들이 그를 좋아한 건 단순히 실력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의 팬 서비스에 더 큰 호감을 느꼈다. 그가 대학에 다닐 때였다. 하루는 그가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타석에 들어섰다. 당시 그는 신입생이었다. 감독은 그런 나카하타를 보고선 “선글라스를 끼었는데 공이 보이겠냐”하며 혀를 찼다.
그때 돌아온 답변이 걸작이었다. “감독님, 이거라도 끼고 나와야 여성팬들이 절 알아보고서 야구장에 온 보람을 느끼지 않겠습니까.”
밝고 명랑한 그의 성격은 프로에서도 여전했다. 그는 성적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젯코쵸!(絶好調·최상이야)”하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홈런을 치면 뛸 듯이 기뻐하며 “젯코초”를 외쳤고, 그걸 보고 기분이 상한 상대 투수가 다음 타석에서 위협구를 던지면 그때도 “젯코쵸!”하고 웃었다.
![]() 나카하타 기요시(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
그가 은퇴하던 날. 많은 야구팬이 나카하타의 은퇴 경기를 지켜보려 야구장을 찾았다. 결과만 말한다면 은퇴 경기는 대성공이었다. 그는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터트렸고, 구장이 날아갈 듯 "젯코초!"를 외친 뒤 기분 좋게 베이스를 돌았다.
그가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석에선 “홈런! 홈런!”하는 함성이 구장 안을 가득 메웠다. 현역 마지막 타석이 될 이 순간. 나카하타는 경기 전 동료에게 했던 자신의 다짐을 떠올렸다. 그건 바로 ‘현역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치겠다’는 다짐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외로 싱거웠다. 3루수 땅볼 아웃이었다.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는 공을 억지로 끌어당긴 탓이었다. 현역 마지막 홈런 기회를 어처구니없는 타격으로 날려버린 나카하타를 관중은 아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더그아웃으로 걸어들어온 나카하타는 실망하는 기색 없이 "젯코초!"를 외치며 동료들과 포옹했다.
경기가 끝나고 어째서 나카하타가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는 공을 억지로 당겨쳤는지가 밝혀졌다. 벤치에서 ‘히트 앤드 런’ 사인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유주자 상황에서 요미우리 벤치는 나카하타에 히트 앤드 런 사인을 냈고, 나카하타는 홈런 욕심을 뒤로 한 채 작전 수행에만 매달렸던 것이었다.
나카하타는 자신을 둘러싸고 연방 “아쉽지 않았냐?”고 묻는 기자들을 향해 빙그레 웃는 얼굴로 짧지만, 강한 어조로 이렇게 답변했다.
“젯코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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