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할지....
간단한 자기소개부터 하자면 30살 외아들 남자 오징어입니다
저는 작년에 허리수술을 했습니다. 아마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격는 병이 허리디스크라죠..?
제가 그간 배워온일은 제과제빵과 요리쪽 기술이라
모 레스토랑에서 일을했었는데 어느날인가...
출근날 아침부터 허리가 살살 아파오는겁니다....아무래도 종일 서서 일하는 일이니만큼
허리 부담이 큰것도 사실이고 간간히 허리아팠던적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대충 참으며 일을했습니다 바쁜 점심시간을 보내고 밥을먹고 잠시 쉬는시간에 누워 쉬다가
일하러 내려가야지 하고 일어나는순간 몸을 가누기 힘들정도로 격한 통증이 몰려오기 시작하더군요...
순간 뭔가 잘못됐다 싶어서 지독한 통증을 참으며 휴게실 밖으로 나갔다가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오가던 다른직원들이 그런 절 보고 놀래며 다가왔고 마침 지나가던 매니저님과
점장님이 보시고 괜찮냐며 다가오셨지만 아파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끙끙대는 저를 보며
사태의 심각함을 느끼셨는지 119를 부르셨더군요.....태어나서 처음으로 119 구급차에 실려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의자처럼 생긴데에 절 앉히더니 뒤로 젖히니까 침대처럼변하던.....)
병원에서 mri찍고나니 의사선생님이 상태가 많이 안좋다며 하루나 이틀정도만 늦었어도 하반신마비가왔을거라며
응급수술 들어가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어찌어찌 수술은 잘됐지만 문제는 그뒤에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큰 수술이었더니 만큼 병원비가 만만치 않았죠..
전 당연히 산재나 보험처리가 되리라 생각했었는데 20대 초반에 허리가 좀 아파서 물리치료 몇번 받았던 기록이 있어서
산재처리가 안된다고 하더군요.....점장님도 어떻게 해줄수 있는부분이 아니라면서 미안해하시고...
그래도 아버지 친구분 와이프분이 보험회사 직원이라 제 명의로 가입된 보험이 있어서 병원비정도는 나오지않을까 했었는데
보험회사에서도 예전에 허리로 인한 물리치료 전적이 있었다는것과 보험 가입할당시에 그 내역을 말하지않고 숨겼다는이유
(숨긴적도 없었고 보험가입도 제가 아닌 아버지께서 친구분와이프의 부탁으로 가입한거라 전 보험가입되어있다는 사실만 알았습니다)
로 보험료를 지급할수 없다고 연락이 오더군요..ㅎㅎㅎㅎ....
안그래도 당시 아버지는 어깨를 크게 다치셔서 수술하시고 실직하시고 어머니 회사는 문을닫아 식당알바하시면서 근근히
지내던 저희집안엔 어처구니없는 사태였죠.....결국 이리저리 빚을 지며 병원비를 냈지만 노발대발하신 아버지가 친구분 와이프에게
엄청 따졌습니다.....그래서인지 보험회사에서 다시 연락이 왔는데 "해약한다는 조건으로 병원비의 절반을 지급하겠다" 였습니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며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일수 있을듯해서 선뜻 수락했습니다.
퇴원당시 의사선생님께서는 짧게는 일년 길게는 3년...혹은 평생 갈지도 모르는 통증이 있을거라고.....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하루나 이틀정도만 더 늦었어도 하반신마비가 왔을꺼라며 반신불수 면한것만해도 다행이라고.....
네 처음엔 그래 반신불수를 면한것만해도 어디냐며 스스로를 위안했습니다...
그렇게 한시간이상 제대로 걷기도 힘들고 앉아있기도 힘들며 집안에서도 누워있는 시간이 태반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지겠지 싶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여전히 통증에 시달리고있습니다.
물론 퇴원초기에 비하면 통증이 덜하긴 하지만 여전히 오랜시간 앉아있을수도 서있을수도 걸을수도 없습니다...
뜀박질이라도 할라치면 올라오는 통증을 견디지 못하죠.....좌식으로는 아예 앉지도 못합니다
몇차례 병원에가서 상담도 받아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같습니다. 그게 정상이라고...
아니 시발 아파죽겠는데 이게 정상이라니요.......
아닌데 덮친격으로 집안에 우환은 끊이질 않고.....
정말 세상이 악의가 느껴졌습니다. 집안에 빚이 좀 있어서 가족모두 일하면서 갚아나가고있었는데
당장 생활비 걱정을 해야할 판국에 하나뿐인 외아들은 제몸 하나 가누기 힘들어하니...
그리고 그런 생활이 일년째......중간중간 정말 뭐라도 해야지 싶어서 편의점 피씨방같은 그나마 쉬운 알바라도 구할려고
애썻지만 나이때문일지 아니면 다른문제인지...써주는데가 없더군요.(그나마 한군데서 잠깐 일했지만 무거운걸 들지 못한다는
사유를 듣고 얼마안가 잘리다싶이 나왔습니다)
30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하나뿐인 아들이 집안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못하고 짐만 되버리고...
집안에 빚은 많은데....갚아갈 능력이 없어지니 아버지께서 술드시는 횟수도 늘어나시고...
부모님도 평소엔 내색 안하시지만 아버지께서 술을 드시면 한탄하시곤 합니다......어쩌다 이모양이 되었냐고...
부모님도 이젠 적지 않으신 연세인데 자식이 보듬어드리지 못해 죄송한마음뿐이었는데
술드시고 오신 아버지가 한탄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도 버럭 화를 낸적이 있습니다 내가 아프고 싶어서 아팠냐고 나도 죽을거같다고
이 고통 겪어보지 않았으면서 뭘 아냐고 나도 힘들다고 서럽다고...
그렇게 펑펑 울었습니다....
마주앉은 현실의 벽때문인지 사실 자살충동도 많이 들었습니다....그래도
집안에 도움은 못될망정 불효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버티고 있습니다.
힘내야죠.......힘냅시다! 그리고 한마디 더 하자면
남자든 여자든간에 아마 허리디스크 겪으시는분들 많으실겁니다
(제 주위에도 허리아프다고하면 누구나 다 아픈거야 라는 사람들이 꽤있으니까요)
가볍게 보지 마세요 정말 별것 아닐수도 있지만 사람에 따라 정말 큰 병일수도 있습니다.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마시고 허벅지 뒤쪽이 많이 저리거나
통증이 지속된다 싶으시면 정밀 진단 받으시는거 추천드립니다..
(비록 그때문에 보험혜택이나 그런걸 받을순없다치더라도...일단 살고봐야지요)
이상 30살 오징어의 신세한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