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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8862
    작성자 : 봐라미
    추천 : 19
    조회수 : 5444
    IP : 118.130.***.252
    댓글 : 42개
    등록시간 : 2016/06/29 14:06:49
    http://todayhumor.com/?panic_88862 모바일
    황산을 손에 부었던 경험으로 보는 고려아연 황산 사고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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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초반 .ㅠ 입사 1년차. 사무직겸 잔시부름하는 여직원

    황산으로 처리해야하는 생산물을 만드는 회사의 서울본사에 근무한적이 있습니다.

    공장도 아니고, 실험실도 아니였고,

    바이어가 왕래하고 일반적인 사무업무와 해외 사업부를 관리하는 그냥 사무실이였는

    급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퇴근하는길에 종로에 들러서 황산 한병을 사서 아침에 출근하라고 합니다

    사무실은 삼성동이였고, 집은 회기동. 황산은 종로3? 5? 가에서 사는데

    지하철을 타고 황산 한병을 사서 봉투에 들고,, 지하철로 퇴근한다음

    다음날 아침 봉투째 황산한병을 들고 삼성역에서 내려서 출근했습니다.

    일하는 도중,, 고무 앞치마와 고무장갑을 끼고서 사무실 한쪽에서 비이커와 무슨 과학도구들 같은걸로

    작업하던분이.  많이 보던 너트 한개가 들어있는 맥주컵만한 노란 물같은게 반이상 들어있던 비이커를 주면서

    여자 화장실에가서 비우고, 씻어오라고 합니다.

    일하다 말고 화장실로 가서 비우는데 너트가 조그만해서 화장실 세면대에 부으면 하수랑 그냥 빠져나갈까봐

    너트를 받기위해 오른손에 있던 비이커내용물을 왼손바닥 위로 부었습니다.

    순간 하얀 연기같은게 손에서 올라오고 순식간에 손바닥과 손등이 이상하게 빨갛게 변해가면서

    수십개의 바늘로 찌르는듯한 고통이 몰려옵니다..(ㅠㅠ 지금도 아픈듯..)

    황산에 대한 상식이라면 당장 흐르는 물에 닦아야 했지만, 그날 사무실에 이야기 들었던건 다른 화공약품인

    수산화 나트륨이였습니다..그건 물에 닿으면 이상하게 반응한다는 이야기만 들어서

    화장실인데도 물에 씻지도 못하고 비명을 질렀더니. 근처 다른 사무실에서 직원이 나와서 사무실사람들을 불러주고

    아까 그 고무장갑 사람이 바로 왔는데. 절 보더니..아이고 물에 씻지그랬냐면서.. (지금 생각하면 남은 용액을 확~ ㅜㅜ)

    제 손을 물에 씻어주고, 다른직원 시켜서 황산과 반대되는 용액(황산이 아니면 녹지 않는 성질을 가진 회사에서 만들던 제품)을 가져다 손에 처치한다음

    사무실에 돌아와 붕대로 감아주는데 그제서야 눈물이 나는데. 정말 한참을 부들부들 떨면서 서럽게 울었습니다.그제야 긴장이 풀린거죠..

    그리고 병원에 가라고하고 퇴근시킵니다..갈때는 택시티고가고 병원 다녀와서 택시비랑 병원 영수증 첨부하라고..

    경희의료원에 가서 붕대를 보여주며 치료받으러 왔다고 하니까. 뭐에 탔냐? 황산이다 그러니 의사가 크게 놀랍니다 ㅠㅠ
     

    한겨울이여서 입고있던게 골덴바지(ㅎㅎ.. 아주매..), 오리털 패딩이였는데 나중에 보니까. 황산 방울 방울 닿은곳이

    녹아버려서 옷은 버렸지만,, 다행히 신기한 용액때문에 조치가 잘되어서 그후로 6개월동안 화상치료한다음에 흉터도 없이 깔끔하게 됩니다

    다만 다른데는 눈에 잘 보여 다 조치했는데, 팔뚝안쪽에 한방울 허벅지 안쪽에 한방울 흘린건 못봐서 응급조치를 못해서

    살이 뭉그러졌지만, 두께 1mm에 길이 1cm도 안되서 그렇게 흉하지 않아서 지금도 그냥 살고있습니다.

    그날 이후 비이커를 보면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트라우마에 시달렸습니다만

    한참 어리고 정신없는 나이였던때고, IMF 터지고 다녔던 벤쳐기업에서 장기간 못받았던 월급을 카드로 돌려막다가

    급하게 들어갔던 회사라 카드사랑 싸우고, 배고품에 허덕이다보니 그냥 병원비도주고 택시비도 주는데 감사하고 다니던 바보...
     

    시간이 흐른후에 사무실에 할이버지 나이셨던 고문님과 회장님이 버드와이저를 한캔씩 까시면서..

    "얘, 병신만드는줄 알았다."는 말을 듣고나서야. 제가 얼마나 위험한 일을 당한건지 대충 알았고.

    퇴사후에 생각하면 할수록 더 큰일이 안생긴게 정말 다행이고.  폭망하고 분해되야하는 미친 회사에 다녔다는 생각이 자꾸 들고있습니다.

    그때가 2002년 월드컵 전이였으니까. 15년 가까이 되었는데도 점점더 심각하게 생각되어지네요.
     
     
    이번 황산사고 사진에서 보면 붕대를 다 감고있는데. 정말 힘드실거라고 생각됩니다..

    11살때 맹장수술이 의료사고로 2번 더 수술하고, 두번쨰는 수술실이 없어 주사실에서 마취없이 생살을 찟고..이건 기회되면 다음에..

    어릴적 동네목욕탕에 한증막에는 대나무발을 깔고 아래에 쑥과 나무를 태웠는데. 어릴때라 발이 작서아 대나무발사이에 발이 비집고 들어가

    불속에 맨발이 담가졌을때도.. 이것들도 ㅠㅠ 황산만큼 아프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도 공업용 황산이였지만, 다행이 실험하면서 산이 많이 빠져서 그나마 6개월만에 치료가 된거였지만

    생산한지 얼마안된 아무런 처리도 되어있지않은 황산에 온몸이 노출되었다면,, (가스때문에 상했을 폐는 전혀 상상이 안갑니다.ㅠㅠ)
     

    업무지시를 내리는 사람들이 일하는 사람들을 뭘로 보고 저런 걸까요. 본인들이 들어가는거였으면 저렇게 했을까요.

    보상을 어떻게 해주고, 그동안 생계는 어떻게 돌봐줄건지, 장애가 올수도 있는데 재활이나 여생,나머지 가족들은 어떻게 책임질건지 생각하고 있긴 할까요?

    저런정도는 윗사람들도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죄로 처리해야하지만, 그 벌이 너무도 약합니다...
     
    참고''-------------업무상과실, 중과실 치사상죄는?----------------
     
    무상과실이나 중대한 과실로 인해서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금고 및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

    다치신 분들 치료가 잘되고 정말 잘되길 바랍니다..

     
     
     
    억울해요.. 억울해요...ㅠㅠ
    지금 일하는 시간에 월말 마감이라 시간이 바쁘지만. 너무나 분하고 억울해서 두서없지만 글 올려봅니다.
     
    출처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6/29/0200000000AKR20160629077600057.HTML?input=1195m
    봐라미의 꼬릿말입니다
    아는게 없고 돈이 없는자는 다쳐도 안되고, 아파도 안되는거 같아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1인이였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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