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하기에 앞서 본 내용은 의사의 소견이 아니기 때문에 제시한 의학적 근거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기 무분별한 자각몽 시도를 한 이후 큰 장애를 겪고 있는 본인 개인적인 경험을 기초로 한 내용이니
주의깊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각몽을 간단하게 정의하면 램수면시 실제 깨어있는 것과 거의 비슷한 각성도를 유지한 상태로 꿈을 꾸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램수면시에는 뇌의 활동이 깨어있을 때와 거의 차이 없을만큼 활발하지만,
보다 능동적으로 뇌를 통제하여 꿈을 의식적으로 제어하는 것이죠.
하지만 여기서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램수면은 15~20분 정도의 지속시간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은 램수면을 이용하여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쓰면서 전날의 기억과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을 정리하고 경험을 재구성하여
안정적인 상태를 만듭니다.
이는 보다 엄밀히 얘기하면 신경과학적 관념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써,
뇌라는 거대한 신경계가 저장할 기억은 저장하고, 소거할 기억은 소거하며 조각난 파편들은 한데 모아놓는,
컴퓨터로 비유하면 디스크 조각모음을 하고, 불필요한 데이터는 지워버리고, 오래 저장할 파일은 하드디스크 특정 위치에 잘 보관해 놓는
그런 작업들이죠.
하지만 자각몽은 이러한 과정을 어렵게 만듭니다.
램수면 단계에서는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노르에피네프린(노르아드레날린)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자각몽으로 꿈을 제어하여 의도적으로 쾌락을 유도할 경우, 에피네프린 분비가 촉진되어 램수면이 도중 중단되거나
램수면 단계에서 해야할 과정을 지나치게 됩니다.
흔히들 램수면은 두뇌가 각성상태와 다를 바 없으므로 램수면 도중 깨는 것이 아무렇지 않을거라 생각할 수 있으나
램수면이 박탈(중지 또는 정상 램수면 불이행) 당하게 되면 박탈당한 것보다 더 긴 시간의 램수면을 다음 수면시 반동으로 취하게 되며
이러한 것이 반복되면 수면 주기가 비정상적이고 불규칙하게 변하는 수면 장애를 유발하게 됩니다.
특히, 의도적으로 자각몽을 유도하기 위해 밤 특정 시간에 잠을 일부로 깬 다음 다시 수면에 취하는 것은
바로 램수면 도중 깨움으로써 램수면 반동을 강제로 발생시켜 잠에 들자마자 램수면이 발현되게 하는 행위로써
수면장애를 발생할 확률을 크게 높입니다.
수면의 일반적인 주기는 1~4단계의 비램수면 1시간10여분 -> 램수면 15~20분 으로 이어지는데
램수면이 1단계나 2단계, 심지어 1단계도 돌입하기 전에 발생하게 되는 것은
기면증 등 중대한 수면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 발생하는 증상으로써
특정 행위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계속 유도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수면 장애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램수면 박탈이 장기화될 경우, 주간 각성 상태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심한 경우 주간에 깨어있을때 램수면이 발현될 수 있으며
이는 밤을 며칠 샌 상태의 심한 수면 박탈 상태거나 탈력발작을 가지고 있는 기면증 환자의 증상과 거의 동일합니다.
특히 가위 눌림 같은 증세가 심해지는데,
가위눌림은 흔히들 자각몽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램수면 발현시 정상적인 램수면을 시행하지 못하고 몸은 램수면 상태이나, 두뇌가 각성상태에 돌입하는 비정상적인 램수면이며,
정상적인 램수면이 진행되지 못하고 가위눌림이 발생한다는 것 또한 수면 리듬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렇게 심한 수면 장애로 발전하게 되면, 다시 정상 상태로 돌려 놓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정도까지 수면 리듬이 교란되고 장애가 생기면 주간 각성 상태에도 영향을 끼쳐,
주간에는 졸음이 심하게 오고, 밤에는 반대로 불면증이나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이는 수면 시간이 박탈당한 것이 아닌, 수면 리듬 자체가 장애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수면을 오래 취한다 하더라도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특히, 수면시간을 더 늘리거나 기상시간을 바꾸기 힘든 학생이나 직장인의 경우라면
더더욱 원상태로 회복하기가 힘듭니다.
제가 알고 있는 유일한 회복 방법은, 적절한 운동과 휴식, 고른 영양공급을 통해 몸의 컨디션을 최상의 상태로 조절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평온한 마음으로 규칙적으로 수면을 취하며 생활하는 것이지만...
지금의 지옥같은 나라 현실 속에서는 어느 하나의 항목도 제대로 하는 것이 쉽지 않을겁니다.
자연스러운 자각몽이 아닌 드림사인, 야간 기상 등을 통하여 의도적으로 자각몽을 시도하고 계신다면...
지금 당장 중지하세요.
수면 장애인 상태로 일상생활을 한다는 것은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의 연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