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시부모님은 연세에 비해 매우 현대적이셔요.
일례로 칠순이 훠얼씬 넘어 팔순을 바라보시는 시아버님께서는
식사를 한식 양식 가리지 않으셔서
"오늘은 버거킹이 먹고싶구나."
하며 마흔 넘은 아들에게 햄버거 셔틀을 시키시는 분이시죠.
시부모님의 장남이자 내 남편은 집안의 장손으로
구시대적 관점으로는 우리부부는 아들을 척 낳아서 대를 이어야 하겠으나
우리부부는 딩크족 선언을 했습니다.
딩크족 선택은 남편의 강력한 주장이었으나 현재는 저도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시부모님의 속내는 알길이 없으나 반응은 아주 쿨하셨죠.
"우리가 키워줄 것도 아닌데 너희가 알아서 결정할 문제다."
한때 시어머님은 부부사이에 아이가 있어야 더욱 단단히 결속된다는 이유를 들어 2세 갖기를 권장하신적 있습니다만.
"어머님 아기 갖자고 해보니 저 이가 그럴꺼면 이혼하쟤요"
이 말에 우아한 시어머니 놀이를 즐기시는 시어머님께서
아들에게 쌍욕을 퍼부으시더니 그 이후론 2세 입도 뻥긋 안하십니다.
어머님께서 제게 2세 권유를 하실때 시아버님은 키워줄 것도 아닌데 쓸데없는 소리 한다며 어머님을 타박하고 계셨습니다ㅎㅎ
제목에 쓰인 딸같은 며느리는 개뿔! 은 진짜로 우리 시어머님의 발언인데요.
이 사건은 시부모님 두분이 투닥거리시고
어머님께서 며느리인 제게 시아버님 험담을 늘어놓고 있을때 나온 얘기에요.
시어머님이 시아버님 험담을 제게 종종 하시는데
그럴때면 며느리인 저는 누구씨도 똑같아요 하며 어머님 아들이자 내남편 험담을 합니다 ㅋㅋ
시어머님과 저는 각자의 남편 험담을 하며
박씨네 욱한 성격과 고집을 헐뜯고 맞장구치며
박씨집안 며느리로써의 연대를 돈독히 하는 놀이를 종종 하죠.
어느날 어머님과 며느리 연대 박씨헐뜯기 놀이를 하는데
제남편이자 어머님 아들이 옆에서 듣다가 본인 험담에 기분이 나빠서 욱하는 성질머리를 드러냈어요.
그래서 내가 어머님 아니면 누구에게 당신 험담을 하느냐.
우리부부 얼굴에 똥칠하는건데 친정에 할까 친구에게 할까.
그래도 어머님은 세상에서 당신을 제일 잘 아는 여자인데
어머님 말고 누구에게 하겠느냐.
최종적으로 우리에게 문제가 생기면 결국은 어머님은 내편이
아니라 당신편이시겠지만
지금 나를 이해해주시고 내편들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하냐.
제 말에 시어머님께선 니 말이 맞다.
내가 아들 욕을 하면 진심으로 욕하겠냐.
며느리랑 사이좋게 너를 제물삼아 으쌰으쌰하고 사이좋은 고부놀이 하는데 왜 깽판치냐.
내가 한번 며느리 잡아 분위기 한번 살벌하게 만들어볼까?
남들은 딸같은 며느리 소리하는데 딸같은 며느리는 개뿔 며느리가 어찌 딸이되냐.
며느리는 며느리고 다 큰 자식들이 알아서 하라고 입 안대는거 뿐이지
내가 며느리 잡기 시작하면 너(내남편이자 어머님 아들)만 죽어나가는거야.
이게 고부사이 좋으니 감사할줄 모르고 어디다 성질이야.
네...
이렇게 해서 나온 발언이죠.
전 울 시어머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며느리는 절대 딸이 될수 없어요.
제가 시부모님을 아무리 좋아해도 내 부모님은 될수 없듯이요.
남편과 제가 남이 되면 저를 아무리 예뻐해주셨더라도 시부모님은 무조건 아들편이 될꺼니까요.
시부모님과 며느리인 저는.
각자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어머님은 아들을 몹시 사랑하시지만
제게 종종 니 남편이니 니가 알아서 해라. 라고 발언하십니다.
어떻게 마무리하지?
아버님 어머님 존경합니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