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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8867
    작성자 : 생강향
    추천 : 4
    조회수 : 1264
    IP : 210.103.***.29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7/06/22 15:22:41
    http://todayhumor.com/?wedlock_8867 모바일
    시어머니와의 궁합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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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머니 관련 글들 많네요.
    읽다가 저도 생각나서 써봐요.
     
    저는 지금 신랑과 2년반 연애하고 결혼했는데요,
    결혼 얘기가 나오기도 전에, 친구들이 사주카페에 간다고 해서 따라간 적이 있었어요.
     
    사실 저는 사주니 궁합이니 그런 거 안믿는 편이예요.
    대학 졸업반일 때도 취업 문제 때문에 친구랑 철학관 갔다가
    그 때 제가 준비하던 게 있었는데, 그 쪽으로는 운도 없고 사주도 안맞다고
    그건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알아보라 하더라구요.
    그래도 그 말 안듣고, 제가 하고 싶었던 쪽으로 계속 준비했고
    그 길로 취업해서 지금도 8년째 잘 다니면서 살고 있거든요.
     
    여튼 그런데...
     
    그때 친구들과 사주카페에 가서, 친구들도 다 보는
    그 때 당시 남친들과의 궁합을 저도 재미삼아 봤더랬죠.
     
    저는 나무(목), 그 때의 남친, 지금의 신랑은 흙(토) 라더군요.
    잘 맞는 편이라고 했어요.
    저는 나무 중에서도 큰(?) 나무인데, 물이 제일 좋지만, 흙도 좋다고 했죠.
    대신 쇠(금)은 절대로 만나선 안되다고 말을 하더라구요.
     
    어차피 별로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저냥 듣고 있는데
    그 때 철학관 아저씨가 저를 보면서 진지하게 그러셨어요.
     
    "아가씨, 내 말 잘 들어요.
    아가씨는 금을 남편으로 만나면 절대 안돼. 금하고는 절대 안맞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아가씨 모가지가 날아간다고~!"
     
    아, 네...
    그러고 그 얘긴 잊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희 가족이나 가까운 사이에는 아무도 금이 없었어요.
    아버지는 흙, 어머니는 물, 친오빠는 같은 나무였어요.
     
    그리고 결혼하고 1년... 아기가 태어났고.
    기나긴 이야기가 있었답니다.
     
    하...
    간략하게라도 쓰려고 하니 무슨 얘기를 어떻게 써야 하나, 싶을 정도네요.ㅋㅋㅋㅋ
    ...뭐... 여기 엄청난 시어머니들의 이야기가 많으니....
    그 시어머니들에 비해 결코 꿀리지 않는 어머니라고만 말씀드리고
    그냥 그 얘긴 덮어둘게요.
     
    정말로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중 어떤 일로 인해서, 그야말로 제가 "빡 도는" 일이 생겼지요.
    순간적으로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시어머니 때문에...
    그래서 신랑과 말다툼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자해시도를 했더랬어요. 가위를 들고요.
     
    정신 차리고 나서는 아이를 껴안고 정말 엉엉 울었어요.
    저도 놀랐고, 신랑도 놀랐고.
     
    저는 심리상담센터를 다니기 시작했고,
    신랑은 제 고통을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그 뒤로 조금씩은 나아졌답니다.
    시어머니의 집착은 아직도 별로 나아지지 않았지만
    저의 '무시하기' 스킬이나, '받아치기' 스킬이 많이 늘었고
    신랑도 이제 제 편에 서서 제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있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어느 날,
    시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시부모님은 금슬이 매우 좋으신 편인데,
     
    "너희 아버지가 불이고, 내가 금이라서 우리는 궁합이 좋단다~"
     
    그 말씀을 듣는데...
    아... 금이셨구나... 그렇구나... 그래서... 아... 그랬던 거구나...
     
    네... 그랬답니다.ㅋㅋㅋ
     
    아직도 사주니, 궁합이니 하는 건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사람 사이에는 '연' 이라는 게 정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신랑과 저는 부부의 연으로, 좋은 연으로 만나 살고 있지만,
    시어머니와 저는 어쩌면 서로를 고통스럽게만 하는, 그야말로 악연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요.
     
    제 입장에서 시어머니란 늘 저를 미치게(?) 만드는 존재이지만,
    시어머니 입장에서도 며느리인 제가 마음에 안들고, 미운 부분이 있으시겠죠. 많으시겠죠.
     
    그런데 그냥 저는 제가 살기 위해서, 덜 고통받기 위해서
    최대한 멀리하고, 피하고,
    최소한의 할 도리만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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