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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8865
    작성자 : nesweek
    추천 : 4
    조회수 : 262
    IP : 220.126.***.253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04/08/20 00:25:53
    http://todayhumor.com/?sisa_8865 모바일
    학벌...[네이트 펌]
    저는 초등학교때부터 알게 되서 참 단짝 친구라고 생각했던 한 친구와 어제 만나게 되었는데요,,

     

    그 친구는 참 머리가 좋아서인지 암기력같은것이나 이해력이 뛰어났습니다. 물론 학습면에서요...

    시험 보기 하루전에 단지 교과서를 훑어봤을 뿐인데

    시험을 백 점 맞곤 하는 친구였으니까요.

     

    아무튼 그렇게 중학교도 같이 입학해서 다니다가, 고등학교 선택의 날이 다가오고, 우리 둘은 같은 인문계를 택했습니다. 헌데 저는 소위 꼴통 인문계를 가고, 친구는 명문 인문계를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친구가 부러웠지만 진정으로 축하를 해 주었습니다.

    헌데 친구의 반응이... 너무 서럽더라구요.

     

    그 친구가 학원을 다니는데, 어떻게 해서 저랑 전화연락을

    하게 되었을때 제게 이러더군요...

     

    "니네 학교 고3들도 공부같은 걸 하나봐? 학원에서 공부하더라? 왠일이니? "

     

    하고 말이죠... 물론 정을 안붙이는 학교였지만 미우나 고우나 어쩔 수 없이 그 학교를 다니고 있는 저에게는 정말 마음을 파고드는 말이었습니다.

    고3이 공부를 하는게 당연한게 아닌가요...?

     

    그 후로도 친구의 자랑은 끝도 없이 이어졌습니다.

    우리 학교 여자 화장실은 애들이 공부하다가 코피를 흘려서 피바다가 되었는데, 너희 학교는 머리나 빗어서 머리카락만 잔뜩 있다며?

    뭐 이런 식의 말이 계속된거죠...

     

    그래도 저는 정말 좋아했던 친구였고, 저 또한 지금 다니는 고등학교가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자존심은 상해도 그저 그러려니 했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대학교를 선택하는 갈림길.

     

    그때부터 연락이 끊겼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두려웠습니다.

    그 친구의 실력을 알기에, 부모님 또한 "그애라면 분명히 서울에 있는 유명한 대학교 갔겠지" 하며 왠지 만나는걸 꺼림칙하게 생각되는 말씀만 하셨거든요...

     

    그래도 저는 학교 간판이라는 벽이 우정보다는 높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용기를 내서 그애에게 연락을 했고,

    그 친구가 서울에 놀러가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침잠도 설치며 친구가 요구하는 대로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나름대로 설레였구요.

     

    하지만... 그 친구를 만나고 돌아온 길, 저는 정말 서글프고, 화나고, 눈물만 나더라구요. 

     

    간판없는 대학교... 그런 학교를 다니시는 분들은 알 거에요.

    어디서든 편입의 압박이 전해져온다는 것을요.

     

    저는 인문 계열입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 못갔구요.

    하지만 1학기때 운이 좋아서인지 소액의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그 친구 그 말을 듣더니 갑자기 흥분을 하며,

     

    "난 한양대 수석으로 들어가서~ 수석 장학금까지 받았는데~ 이번 시험보고나서 난 완전 장학금도 못 탔는데~ 근데 넌 왠일이니?? 니가 장학금을 탔다고?? 한양대를 수석으로 간 나는 뭐야~??"

     

    하며 왠지 기분상하는 말을... 하더라구요...

    뿐 아니라, 제가 중앙대...(이름을 거론해도 될까요...)에

    편입하고 싶었습니다. 문과쪽이 유명하다는 말을 듣고,

    그런 꿈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에게 조심스레 그 얘기를 꺼냈고, 친구가 하는 말.

     

    "중앙대?? 나는 이번에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썼는데, 다 수석으로 붙었거든?? 근데 난 중앙대 버렸어."

     

    어떻게 무섭게도 그런 말을 마구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대학 간판이 이 사회에서 현실화되었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사람을 좌절시키고, 그렇게 비참하게 만들어도 될까요...?

     

    그리고 한 친구가 직업반을 택해서 대학을 안갔다는 말을 듣자마자,

    쓰레기를 보는 듯이 혀를 차며

    "걔 왜그러니? 인생 버리려고 작정했니?"

    하더라구요...

    직업반도 그 애의 인생인데... 대학을 포기했단 이유로

    왜 그런말을 들어야 하는지...

     

    도저히 대학 캠퍼스의 얘기를 나눌 수가 없었습니다.

    저번에 만났던 전문대를 간 친구처럼 미워하게 될까봐요.

    그 친구는 자신이 간 학교에 강남 자제들이 많다는 둥 그래서 매일 돈을 뿌리고 그 애들과 같이 어울린다는 둥의 말만 하며 온갖 잘난척으로 제게 실망을 줬었거든요...

    똑같이 되기 싫었기에... 저는 싫은 내색을 안했습니다.

     

    나중에 서울에서 돌아오는 길,

    집이 수원이었는데

    서울에서 비가 너무 많이 내리더라구요.

    친구가 비 얘기를 하기에, 제가

    "저번에 뉴스에서 한 것도 그렇고, 서울쪽엔 비 내려도, 벗어나면 비 안내릴거야"

    라고 말을 했고, 정말 제 말대로 서울을 벗어나니까 비가 그치더라구요.

     

    그런데 친구는 마지막까지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쪽팔려~"

     

    아까전에, 제가 하도 버스가 안와서 "짱나" 이 소리를 했다가,

    말하는게 그게 뭐냐며 엄청 구박을 받았거든요...

    고상하게좀 말을 걸러서 하라고...

    근데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거에요...-_-

     

    그래서 제가 그 얘길 하려다가, 그냥 관두고

    "뭐가 쪽팔리다는거야?"

    하고 말하니까 그 친구 왈,

     

    "지방 사는거 너무 쪽팔려~"

    라고 하더군요...

     

    그 친구가 한양대를 다니고, 그것 때문에 하루 일과 끝나면 친구들과 압구정 등 서울을 누비고 다니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자신이 사는 곳, 그리고 제가 사는 곳을 그렇게 비하할만큼, 서울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그 친구와 헤어지고 오는 길, 정말 서울에서 즐겁게 놀았다는 생각보다

    괜히 만났다는 생각만 계속 들더군요...

    그 친구는 나중에 경제자원부 쪽에 취업을 할거라고 하더라구요.

    국가 행정 쪽의 일이겠죠.?

    헌데 그 친구는 우리 나라가 어느 나라와 축구를 했는지,

    단순한 올림픽은 어디서 했는지조차 모르더군요. 

    아예 관심도 없었습니다.

     

    공무원이란 것이 나라에 이바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 친구같은 편협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

    국가를위해 일하겠다면.. 국가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고 민족을 사랑해야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국가를 위해 일하지 마라.. 국가를 위해 일하고 싶다면

    공무원이 되고 싶다면.. 민족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한국을 떠나라!
    nesweek의 꼬릿말입니다
    훗.~~ 이상과 현실의 극과 극으로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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