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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88615
    작성자 : 간서치
    추천 : 7/5
    조회수 : 1228
    IP : 222.111.***.198
    댓글 : 38개
    등록시간 : 2010/07/25 20:22:47
    http://todayhumor.com/?sisa_88615 모바일
    군대 이야기
     제가 군에 있을 때인 2008년, 강의석이 국군의 날 퍼포먼스를 행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전 중대가 그를 비웃었지만 전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냈습니다. 탱크의 행진 앞에 홀로 벌거벗고 나타나 엄숙하게 진행되던 탱크의 행진을 한낱 웃음거리로 만든 그는 군대가 결코 자랑스러운 것도, 신성한 것도 아님을 제게 가르쳐 줬습니다.  
     
     요즘 어떤 강사의 말로 시끄럽지만.. 분명한 건 군대는 살인기술을 배우는 집단이라는 점입니다. 총알을 낭비하지 않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인간을 죽일 수 있을지를 훈련하는 곳이 군대입니다. 이와 같은 군대의 본질상 군대는 당연히 없어져야 합니다. 그 존재의 목적 자체가 반인간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성매매업소를 있어서는 안 될 곳이라고 비난합니다. 인간의 성을 쾌락의 댓가로 사고 파는 반인간적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군대도 그와 하등 다를 바가 없습니다. 또한 둘 다 쉽게 없어지지 않을 곳이란 점도 비슷합니다.
      
     다른 나라보다 특히 더 우리나라에서 이 군대문제가 복잡한 것은 예비역들의 피해의식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자신이 길을 가다가 이유없이 누군가에게 죽기 직전까지 맞았다고 합시다. 그렇게 맞고 나면 맞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너도 맞아야 된다고 하겠습니까? 조심하라고 하겠습니까?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히 맞지 않게 조심하라고 당부할 것입니다. 그런데 군대 문제는 이와 달리 죄도 없이 호되게 당한 사람들이 당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너도 당해야 된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형국입니다.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이 국가폭력의 가해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현상까지 겹쳐 일어나는 것이 한국의 군대문제입니다. 

     이 문제의 제대로 된 해결책은 여성들을 교육시키거나 군에 보내는 일이 아닙니다. 예비역과 현역이 연대해 장병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게 정공법입니다. 위의 예처럼 설명하자면, 맞았던 사람들이 앞으로 맞게 될 사람들이 좀 덜 아프게, 고통 없이 맞게 해주는 게 해결책이지 안 맞은 사람들 붙잡아서 같이 때리는 게 해결책이 아닙니다. 

     또한 이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국가안보라는 핑계로 징병제를 시행하지만 실제로는 20대 남성을 순치해 말 잘 듣는 인간, 국가의 부름에 응답하는 인간으로 길러냅니다. 거기서 안보교육을 어떻게 받았든 상관없습니다. 군기가 해이해졌다는 말에 자동적으로 반응해온 예비역 남성들은 국가안보가 해이해졌다, 주적 개념이 잘못됐다는 말에 무조건적으로 반응합니다. 

     사실 2년은 국가안보를 위해 뭘 제대로 배우기도 짧은 시간입니다. 거기다 요즘은 그것마저 줄어 1년 10개월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 정도 기간으로는 뭘 제대로 가르치기도 애매합니다. 총 한 자루 들고 돌격 앞으로 하는 것도 아닌 21세기에 그렇게 전문기술 없는 군인 여러명 모아놓고 어디에 쓰겠습니까.. 게다가 상당수의 군인들은 국방과는 별 상관없는 일을 합니다. 저 역시 군생활 하면서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와는 전혀 상관없는 복사와 파지 업무에 하루를 바치는 군인들을 여럿 봤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대한민국이 군대에서 군인들에게 요구하는 건 국방이 아니라 훈육된 신체입니다. 매일 퇴근하는 공익들조차 위수지역이 있어서 일정 지역을 못 벗어납니다. 또한 일반 군인들은 핸드폰을 쓰지 못합니다. 군에선 기밀 누출방지란 핑계를 대지만 대부분의 사병들은 장교에 비하면 군 기밀에 대해 별로 알지도 못 합니다. 사병 핸드폰을 금지하는 것보다 장교들을 통제하는 게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이런 1년여간의 훈련을 통해 국가는 항상 나를 통제하고 있으며 늘 국가의 명을 충실히 받들어야 한다는 걸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이렇게 훈련된 예비역들은 병영국가 대한민국의 충실한 일원으로 거듭납니다. 아직사회 곳곳에 수직적 문화가 만연한 우리나라에서 군필자들은 이미 그 성능을 보장받은 신체들입니다. 반면 훈육받은 신체를 지니지 못한 여성과 장애인은 웬만큼 노력하지 않는이상 각 직종에서 임원급, 간부급 자리에 올라갈 수 없습니다. 얼마 전 군 성적표를 취업에 반영하겠단 기사가 뜬 바 있습니다. 이는 군대의 진짜 목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훈육된 신체를 보다 더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겁니다.  제가 2년째 받고 있는 예비군 훈련도 이와 같은 목적을 갖습니다. 현역복무를 마친 후에도 국가는 개개인의 신체를 통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국방과는 아무 상관도 없이 하루를 허비시킵니다. 

     두서없이 끄적여본 제 말의 요점은 군대의 필요성이 지나치게 과장되고 오해되고 있으며 많은 예비역 남성들이 군대를 통해 주입받은 국가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처럼 여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군대에 대해 갖다오지 않은 여성들의 일부 발언들과 싸우기보다 우리는 우리를 억압하고 통제하려는 국가와 싸워야 합니다. 문득 이런 말이 떠오릅니다. 

    "군대는 우리 사회가 군대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거기에 따로 있다"   
     



        
    간서치의 꼬릿말입니다
    100인위원회 10월혁명 1907 평양대부흥운동 1급 가격차별 2급 가격차별 2월혁명 386세대 3급 가격차별 4대 경제의혹 5.18 6.25 7.4남북공동성명 87년체제 97년체제 BBC CA DNA FTA IMC IMF LMG 시험 MD NL NSC OTC PC PC통신 PD PDB PD수첩 PD저널리즘 SDI SM시험법 SNP SPAM SS X자 구도 X파일 가격 가격차별 가공의 진실 가네다 후미코 가락동 가변자본 가부장 가부장성 가부장제 가상칠언 가스냉장고 가시성 가족노동 가치 가치판단 각하 간대토양 간디 갈릴레이 갈색지방세포 감자 갑자년 구상 강금실 강기웅 강변칠우 강선흔 강세황 강의석 강자와의 동일시 개발독재 개별자 개봉동 개상 개성공단 개인 개인주의 개입주의 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 개혁 개화 갤브레이스 갯배 거래비용 거울단계 거주이전의 자유 거지 거창양민학살사건 건대사태 건성 익사 걸태질 걸프 증후군 검사 검은 회화 검찰 게임 격침흔 견벽청야 경계 경무대 경비계엄 경성제국대학 경쟁 경제 경제발전 경제성장 경제이성 경제적자유주의 경제주의 경제학 경합성 경험판단 경호실 계급 계급운동 계명성 계몽사상 계보학 계속비 계엄 고교평준화 고노담화 고등법원 부장판사 고딕 고레스 고령화 고립주의 고모라 고바우 영감 고배 고야 고영복 고용 고우영 고전 고전학파 고정자본 고정환율제 고종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고추 고추장 고향 곡마단 곡물 메이저 곡비 골드러시 공공임대주택 공공재 공교육 공급 공동체 공동체운동 공리주의 공산당선언 공산주의 공시성 공유지의 비극 공익 공자 공정성 공종체 공중 공직선거법 공짜 점심은 없다 공태 공포심 공화국 공화정 공화주의 공황 과두제의 철칙 과학고 과학기술 과학기술자 과학기술학 과학판단 과학학 과학혁명 관리통화제도 관변 옥시덴탈리즘 관선변론 관악산 관용 관인 광고 광무 광무황제 광우병 광주 광해군 교원평가제 교착어 교환 교환가치 교회 구로동맹파업 구성의 오류 구원하는 폭력 구텐베르크 국가 국가 유기체설 국가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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