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것으로 태클 거시는 분들에게 변명 아닌 변명도 할 겸, 평소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생각들 정리해 올려봅니다.
요새 시험도 얼마 안 남았고, 다음 혼자 먹기 글 올릴 때 조금씩 한 마디씩 덧붙일까 하다가 말들이 많길래 끄적여봅니다.
1. 저도 혼자 먹을 일은 옛~날부터 많았는데 오유 눈팅 1년 하다가, 혼자 먹기로 베스트 많이 가는 걸 봤어요. 그거보고, "베스트 쉽게 가네? 평소 귀찮아서 안 찍은 사진 좀 찍어볼까?" 로 중구난방 올리지 않고 어떻게 글 쓸까 시작한 게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사람들하고 가볍게 웃을 겸 즐길 겸 올리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베스트 베오베 가면 좋은 거구요. 더이상의 뜻은 없습니다.
2. 뭐 먹으러 갈 때는 무조건 먹고싶은 거, 가고싶은 데를 먼저 정하고 갑니다. 가서 메뉴까지 시킨 다음에, 사진찍을지 오유에 올릴지는 그 다음에 생각합니다. 밥 맛있게 먹은 다음에 베스트 가면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제겐 밥먹을 때는 오유에서 베오베가는 것보다 싸고 맛있고 양 많은 거 먹는 게 더 소중합니다. 오유에서 베스트 한 번 못 가면 어때요.
3. 전 시선을 잘 몰라요. 실제 겉으로 되게 쿨한 척 하면서 난 당당하단 생각보단 그냥, 아무 생각이 없어요. 밥먹으러 왔으니 밥 맛있게 먹어야지. 물론 주변에 보면서 "사람들 징글맞게 많네~" 정도 생각은 합니다. 그치만 음식 나오는 순간부터는 진짜 아무 생각이 없어요. 오두방정 안 떨어요. 진심으로. 이거 글 올리자고 사진 살짝 찍기는 하지만 찍은 이후론 아무 생각도 없고, 찍으면서도 까분 적은 없어요. 얌전히 사진 찍죠. 저격할 맘은 없습니다. 그냥 해명정도 하고 싶네요.
4. 우리나라엔 혼자 먹기를 꺼리는 사람 되게 많은 거 같습니다. 이건 부인을 못 하겠네요. 제 주변만 봐도 혼자 먹는 거에 불편한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스테이크 혼자 썰자? 하면 ㅁㅊㄴ이라고 하는 지인들 꽤 있으니까요. 근데 별 상관없어요. 그냥 그런 사람 많구나~ 라고만 느낄 뿐. 현대 사회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잖아요. 지인들도 대신 저는 신기하게는 볼지언정 불편하게 보진 않아요. 오히려 재밌게 보고 기분 안 나쁘게 가볍게 즐기죠. 가끔씩 오지랖 넓은 사람 있는데, 그냥 진심 ㅁㅊㄴ입니다.
5. 우리나라에 저같은 사람 비율로 따지면 높지는 않겠지만 숫자로는 많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이상한 사상 아니니까요. 혼자 먹으면 편해요. 눈치 안 보고 시간 절약되고 먹고 싶은 거 자유롭게 먹고.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 없을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분들에게 아무런 특별한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먹으면 먹는 겁니다. 제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냥 저는 이렇게 먹는다고 할 뿐입니다. 굳이 한 마디 해주고싶다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범죄 저지르는 거 아니잖아요.
6. 혼자 먹기 글 올리면 리스트 덕 엄청 봅니다. 요게글 중에 얼마전에 딱 하나 빼고 리스트효과없이 베오베를 못 갔고, 베스트도 거의 못 갔습니다. 전 글재주가 그닥 없거든요. 그냥 재밌게들 봐주셔서 고마울 뿐입니다.
7. 혼자 먹기 올릴 때 저도 기분 좋게 올리는 게, 가끔 베오베가면 좋긴하지만 제 글을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보고 살짝 감동받습니다. 처음엔 그냥 댓글로 하는 말이겠거니 싶지만, 과후배가 하루는 제게 오유에서 싫어 아이디 쓰냐 묻길래 어찌 알았나 싶더니 자기 여친이 오유를 무지하게 사랑한답니다. 특히 제 팬이라고... 제 이십 몇 년 살면서 팬이란 거, 특히 여성팬이란 게 존재한다는 걸 보고 당황도 하고 기분도 좋더군요. 비록 대단한 거 한 건 아니지만요. 근데 나름 익명으로 활동하는데 제 아이디 어찌 알았냐니까 울 학교에서 그리 혼자 먹는 사람 형일 거 같더라고... 아놔... 우리학교 재학생만 만 명은 되갈텐데 왜 하필이면 나야 -_-
8. 저도 지인들 꽤 있습니다. 약속잡고 같이 먹을 지인들 있어요. 요새는 할 일도 많고, 지인들도 바쁘거나 일정이 어긋나서 약속잡기 귀찮아 후딱 먹고 할 일 하려고 혼자 자주 먹게 될 뿐이에요. 가끔 친구도 없냐는 눈빛을 보내시길래...
9. 저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많은 의견을 귀담아 듣습니다. 혼자 먹기 무지 꺼려하는 사람, 혼자 먹기만 해서 너무 슬픈 사람도 있겠죠. 다 이해합니다. 그냥 재밌게 봐주세요. 저도 욕하지 않습니다. 대신 말도 안 되게 비방만 안 해주셨으면 하네요. 잘못된 것은 언제든 지적 감사히 받겠습니다. 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10. 몇 달 전에 하다가 이번에도 재밌으라고 혼자 먹으러 가는 곳에 시간장소 공지하고 저 먹다가 알아서 떠나니까 와서 먹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세요라는 계획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모임 그런 거 없습니다. 그냥 저는 저대로 먹고 갈 거에요. 말 걸든 말든 신경 안 씁니다. 자칫 친목 우려로 역시나 선뜻 실행하지는 못 하고 있습니다. 당장 바쁘기도 하고.
11. 저는 기본적으로 가게명 언급 잘 안 합니다. 하도 유명해서 뻔히 알만한 곳은 일부 이야기하긴 하지만, 대개 언급을 안 해요. 먼저 밝힐 필요는 없잖아요? 정 궁금하시면 답해드리긴 합니다. 광고하려고 글 쓰는 게 아니거든요. 요게에 먹은 음식들 많이들 올리는데 저도 올려도 되죠?
PS1. 다음부터는 사진 이것저것 안 올리고 초심대로 사진 한 장에 다 끝내려구요. 사진 많아지고 글 길어지면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 거 같고.
PS2. 저 메뉴에 술이 빠졌네, 뭐 안 먹냐 등등 말씀해주시는 분들 있습니다. 하지 말라는 건 아니고, 예전에 이미 답을 다 했는데 매번 글마다 보는 사람이 다르니 똑같은 질문 계속 올라옵니다. 그치만 저는 계속 답해드릴 겁니다. 궁금하시면 물어보세요. 가끔 답 안 하는 경우도 있지만^^
PS3. 앞서 말했지만 메뉴 선정은 가격과 맛과 양 다 고려해서 갑니다. 밥에 있어서는 밥이 우선이고 오유는 다음이에요. 그래서 간 데 또가는 불상사가 자주 일어나죠. 어디 가달라고 해도 잘 안 가요. 거기 가성비 별로잖아요.ㅠㅠ 가성비 좋게 쿠폰이라도 쏴주시면 갔다오겠습니다. 쿠폰구걸하는 거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PS4. 말이 되게 길어졌네요. 마지막으로 제 시리즈 좋아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