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차기
벌써 10년이 훨 지난 이야기인데, 대학 동아리 MT에서
동기 S가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라면서 신기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S가 초등학생 때, 친구 일곱과 집 근처 공원에서 깡통차기하며 놀고 있었습니다.
S와 다른 한 친구는 술래에게 잡혀서, 술래와 함께 다른 아이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 공원에는 좀 오래된 진짜 기관차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뒤에 N이 숨어 있는 걸 술래가 찾았습니다.
술래는 "찾았다!"하고 소리치며 도망치는 N의 뒤를 쫓아갔습니다.
S와 다른 친구도 술래를 따라 갔습니다.
N이 달리면서, 기관차 안쪽으로 돌아갔습니다.
3~4m 뒤에서 술래와 S, 그리고 또 다른 잡혀 있던 친구도 돌았습니다.
1, 2초 정도 차이로요.
그런데 들어가보니 N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디 숨을 만한 시간은 없었는데, 기관차를 따라 돈 순간 N이 사라졌습니다.
S는 혹시 몰라서 기관차나 그 주변을 찾아봤지만,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그 셋은 N이 숨은 게 아니라, 사라졌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속속들이 숨은 곳을 들켰는데, N만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N은 마지막까지 찾지 못 했지만,
S도 친구들도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깊게 생각하지 않았고 다들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늦게, S의 집에 경찰이 와서는 N이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S는 경찰이 질문해서, N이 눈 앞에서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같이 있던 두 친구에게도 이미 들었는지,
N은 누군가가 납치한 것 같다라고 추정하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기관차 뒤에 숨어 있던 누군가가 N을 데리고 사라진 것이다락 추측한 것 같았다고 합니다.
"유괴가 아니라, 사라졌다니까요"라고 몇 번이나 설명하려고 했지만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유괴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되었고, 신문에도 실렸다고 합니다.
S는 그 후, 몇 번이나 경찰에 사정 청취를 당했습니다.
경찰은 어디까지나 유괴 사건으로 조사를 했는데,
결국엔 아무 진척도 없었고, N도 발견되지 못 했습니다.
S는 지금도 사라지기 직전의 N의 표정을 잊지 못 하는 것 같았습니다.
뒤를 돌아보며 술래에게서 도망치는 딱딱하게 굳은 그 표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