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벤리를 보고 있었는데, 출퇴근하는 길이 공단을 두 개나 끼고 있어서 바퀴가 조금 큰 디오로 입문했습니다. <div><br></div> <div>디오를 사기까지 우여곡절이 좀 길었습니다.</div> <div><br></div> <div>매장 가서 '벤리 하나 주세요.' 했거든요. 물론 보험이나 기타 절차는 다 알고 있었습니다.</div> <div>근데 사장님이 대뜸 '벤리 주세요.' 하니까 조금 짖궂은 마음이 드셨나봅니다.</div> <div>벤리 보고 나온 후 며칠 동안 전화로 상담하다가 디오 얘기를 꺼냈습니다.</div> <div><br></div> <div>"매장에서 조금 끌었던 14년식 있는데 가져갈래요? 싸게 줄게."<br></div> <div>"얼마요?"</div> <div>"신차가 249니까... 22만 빼고 227만에."</div> <div>"우왕. 알겠습니다."</div> <div><br></div> <div>아무리 생각해도 찜찜해서 바게에도 질문하고 지식인에도 질문했습니다.</div> <div>근데 다들 부정적이시더라고요.</div> <div>디오 계약금 걸러 가는 날 아침에 파쏘를 뒤졌습니다.</div> <div>사장님이 저한테 말한 그 물건인 듯한 디오를 200 초반 대에 올려놓으셨더군요.</div> <div><br></div> <div>전화해서 따지지는 않고, 걍 신차 내리겠다고 했습니다.</div> <div>그러면서 물었죠.</div> <div><br></div> <div>"혼다 일본 쪽 카달로그 보니까, 15년식 부터 계기판이랑 엔진이 바뀌었다면서요? 엔진은 PCX에 들어가는 eSP엔진이라던데, 그거 우리나라 쪽에 들어오는 것도 똑같나요?"</div> <div><br></div> <div>솔직히 이 정도 질문 가지고 전문가 행세를 할 수는 없죠. 근데 사장님이 그 얘기를 듣더니 아주 모르는 놈은 아닌가 보다 하셨나봅니다.</div> <div>그때부터는 전화도 살갑게 받아주시고.(...)</div> <div><br></div> <div>결국 이틀 정도 지방에 가서 일하고 온 뒤에 오늘 가서 수령했습니다.</div> <div>(등록 및 보험까지 다 끝남.)</div> <div><br></div> <div>잠깐, 그 전에... 제가 디오 수령하기도 전에 먼저 준비한 것들부터 구경하시죠.</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499898cf7a16a92574c63a9792eb48155af9f__mn112284__w281__h500__f37049__Ym201605.jpg" width="281" height="500" alt="KakaoTalk_20160512_193539497.jpg" style="border:none;" filesize="37049"></div> <div style="text-align:left;">헬멧 : HJC CL-17 인젝터</div> <div style="text-align:left;">자켓 : 코미네 3계절</div> <div style="text-align:left;">장갑 : AGV</div> <div style="text-align:left;">조끼 : 3M</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우리 나라 인구를 100명이라고 치면, 저는 아마 쫄보 랭킹 상위 1% 정도에 해당할 겁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솔직히 출혈이 좀 커서 부츠랑 바지는 아직 못 샀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바이크 값 현찰박치기의 후유증...</div> <div style="text-align:left;">머리둘레 61에 헬멧 XL로 샀는데, 머리는 핏감이 딱 좋은 반면 얼굴은 구긴 휴지마냥 찌그러집니다. 살 좀 뺄 걸.</div> <div style="text-align:left;">헬멧 안에서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보신 어머니께서 '너는 스쿠터 타면서 헬멧을 그런 걸 샀냐?'라고 하시길래,</div> <div style="text-align:left;">'머리 부상 30%가 턱 부위에 집중된대요. 오래 살아야죠.'라고 말씀드렸습니다.<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499872d15eb1a154c4fc69dd57c12dd03e583__mn112284__w281__h500__f16609__Ym201605.jpg" width="281" height="500" alt="KakaoTalk_20160512_193540247.jpg" style="border:none;" filesize="16609"></div> <div style="text-align:left;">조끼는 빛을 받으면 이렇게 빛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4998665663e3b3f714f3b833d8f291cef370b__mn112284__w281__h500__f16036__Ym201605.jpg" width="281" height="500" alt="KakaoTalk_20160513_002058686.jpg" style="border:none;" filesize="16036"></div> <div style="text-align:left;">3M 정품 반사 테이프는 잘 가공해서</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499879da87ff2baff4f658919a673c1f09a29__mn112284__w281__h500__f22909__Ym201605.jpg" width="281" height="500" alt="KakaoTalk_20160513_002054704.jpg" style="border:none;" filesize="22909"></div> <div style="text-align:left;">좋아하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로고를 만들어서 헬멧 뒤에 붙였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499822ed3b1fe1eee4b6fb0970d275533143b__mn112284__w281__h500__f39712__Ym201605.jpg" width="281" height="500" alt="KakaoTalk_20160513_232959079.jpg" style="border:none;" filesize="39712"></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리고 이 책.</div> <div style="text-align:left;">시간 날 때마다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미국 사정에 기반한 책이라 걸러서 들어야 할 부분도 많지만, 어쨌든 바이크의 물리적 특성이나 스로틀링, 브레이킹에 대해서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리고 대망의 디오 110FI.</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499837454784f930b41f1b86979680d96f629__mn112284__w500__h281__f32383__Ym201605.jpg" width="500" height="281" alt="KakaoTalk_20160513_231131979.jpg" style="border:none;" filesize="32383"></div> <div style="text-align:left;">아직 제가 탄 사진을 누가 찍어주질 않아 자전거 탄 곰인지 어떤지 확인은 못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벤리는 적재량이 많아서 좋지만 운영하는 가게 주변의 도로가 그리 좋지 않아서...</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4998434d1dfa1715c420480d6b6ca1da6d6d0__mn112284__w500__h281__f38657__Ym201605.jpg" width="500" height="281" alt="KakaoTalk_20160513_231130964.jpg" style="border:none;" filesize="38657"></div> <div style="text-align:left;">계기판은 구형 그대로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수령 후 가게까지, 그리고 가게 근처 몇 바퀴 돌았더니 15킬로 찍혔네요.</div> <div style="text-align:left;">5.5리터 들어가고 빨간 눈금이 됐을 때는 대략 1.3리터 정도 남아 있는 거라고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499853d737d892b1941f7a6a5ec69410c7360__mn112284__w281__h500__f29250__Ym201605.jpg" width="281" height="500" alt="KakaoTalk_20160513_231129245.jpg" style="border:none;" filesize="29250"></div> <div style="text-align:left;">전면부는 뭐... 화난 사마귀처럼 생겼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49986bd84fc59ce7d4baf9c68ceb5da0e6cc3__mn112284__w281__h500__f49311__Ym201605.jpg" width="281" height="500" alt="KakaoTalk_20160513_231127836.jpg" style="border:none;" filesize="49311"></div> <div style="text-align:left;">디오를 선택한 두 번째 이유이기도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많은 분들이 드럼 브레이크에 대한 우려를 표하시기에, 전륜만이라도 디스크인 디오를 골랐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div> <div>주행 후기는... 제가 차만 타봤지 다른 바이크를 타본 적이 없어서 그냥 제 느낌만 적어보겠습니다.</div> <div><br></div> <div>제가 바이크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인상은, 예전에 외삼촌이 가지고 계신 구형 미라쥬 125가 대부분 결정해버렸습니다.</div> <div>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건 텐덤좌에 앉았을 때 느껴지는 살벌한 사타구니의 진동...</div> <div>혼다가 조용하다 조용하다 얘기는 많지만 솔직히 내연기관 탑재한 이륜차는 거기서 거기일거라고 생각하고 각오를 단단히 했습니다.</div> <div>그러나...</div> <div>스로틀을 감을 때, 고양이가 그르릉대는 듯한 부드러운 소리가 들리면서 아주 조용히 밀어줍니다.</div> <div>다른 바이크에 비해 가속력이 어떤 수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초짜인 제게는 충분히 두려운 수준입니다.</div> <div>승차감은... 저는 스타렉스 뒷 좌석 접이식 의자에서도 숙면을 취하는 사람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방지턱 넘을 때는 좀 다리에 힘을 주는 편입니다.</div> <div>어차피 공인 연비는 안 믿고, 1회 주유 시 대략 6300원. 가게까지 왕복 20킬로가 조금 안 되니까, 리터 당 40km만 달려줘도 대략 2만원 안팍의 유류비면 출퇴근에는 문제가 없습니다.</div> <div><br></div> <div>한적한 4차선 도로에서 스로틀을 감으면서 한 생각은,</div> <div>'아, 좋다... 콕 찝어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좋다...'</div> <div>이런 느낌 때문에 두 바퀴 달린 걸 타는 거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div> <div>행복은 혼다를 타고 온다던데, 이 맛을 조금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div> <div><br></div> <div>1개월 점검 받으러 가기 전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는...</div> <div>코너링을 위해 몸을 기울이는 것에 대한 공포심을 극복하는 것.</div> <div>아직은 제가 이 녀석을 믿지 못하나 봅니다.</div> <div>쉬는 날 한적한 도로나 공터에 가서 책에 나온 연습들을 따라해 볼 생각입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오늘 짧게 주행하면서 느낀 점 몇 가지를 적으면서 입문기를 마치겠습니다.</div> <div><br></div> <div>1. 우리나라 도로에는 맨홀이 참 많구나.</div> <div>2. 옆에 큰 차 지나가면 휘청거리는구나.</div> <div>3. 난 왜 체중을 옮기지 못하는가?</div> <div><br></div> <div>지난 글들에 조언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