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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8272
    작성자 : 김삼봉씨
    추천 : 31
    조회수 : 3966
    IP : 59.187.***.147
    댓글 : 30개
    등록시간 : 2016/06/02 11:28:11
    http://todayhumor.com/?panic_88272 모바일
    아빠 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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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진아 제발.. 응? 제발 진정하고 아빠 말 좀 들어 응? 아빠가 다 잘못했다!! 그러니까 그 칼 좀 내려놓고!!"

    의자에 꽁꽁 묶인 채 아빠는 애원하며 소리쳤다. 아빠가 아무리 살려달라 잘못했다 소리쳐도 나는 이제와서?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아빠는 학력 콤플렉스가 심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내가 학업에 우수한 성취를 보이자 자신의 꿈을 그대로 나에게 밀어넣었다. 나는 그것이 아빠의 사랑이라고 믿으며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하지만 수능 성적이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자

    "....왜 그걸  못해서... 넌 또 왜그래?"

    아빠는 나를 비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내가 잘못된 줄 알았다. 이미 아빠의 둥지에서 쫓겨난 여동생처럼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일주일 전 2년간 매달린 7급공무원 시험의 결과를 내게서 전해들은 아빠는 한숨을 내쉬며 한마디 하셨다.

    "거 잘 좀하지.. 너는 왜 그러냐?"

     그때였을 것이다. 날 둘러싸고 있던 세계가 무너진건

    나는 아빠의 맞은 편에 의자를 끌어다놓고 앉았다.

    "아빠 나는 그냥 아빠가 생각하는 그런 아이가 아니었나봐. 사실은 엄청 쓰레기인데다가 능력도 없는 그런 애였는데 그냥 무리하고 있던거였어."

    아빠는 대답없이 벌벌 떨기만했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연극을 끝내자.

    "아빠... 나 사랑해?"

    "...뭐..? 그..그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지!! 그러니까 칼 좀 내려놓고!! 풀어주면 이 일로 화도 안내마!!"

     "....... 아빠가 날 사랑해서 다행이야."

    나는 그 말을 끝으로 칼을 내 목에 찔러넣었다.

    ---------------------------------------------------------------------------------

    수연은 일기장을 덮으며 착하디 착한 자신의 언니를 떠올렸다. 자기 자신이 하고싶은 게 뭔지도 모르고 그저 아빠가 이끄는대로, 시키는 대로 순응하던 언니였다.

     어찌나 착한지... 죽을거면 일기장 맨 뒤에 써 놓은 소설대로 아빠 앞에서 보란듯이 죽지 독하지 못해 혼자서 조용히 한강물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수연아 제발..응? 제발 진정하고 아빠 말 좀 들어 응? 아빠가 다 잘못했다!! 그러니까 그 칼 좀 내려놓고!!"

    수연은 자신 앞에서 꽁꽁 묶인채 소리치는 남자를 잠시 바라보다가 씩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

    "아빠 나 사랑해?" 

     
    출처 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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