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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8223
    작성자 : Kokia
    추천 : 3
    조회수 : 802
    IP : 14.34.***.19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5/31 20:42:51
    http://todayhumor.com/?panic_88223 모바일
    [단편] 완벽(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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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최초로 오늘의 유머 공포게시판에 게시되었으며, 이후 어느 곳이든 이 글을 보시는 것은 불법 펌질임을 알립니다. 불펌 퍼감이 발견될 시, 민형사상의 법적 제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녀는 태어났을 때부터 못생겼다.
    공부를 잘하는 편도 아니었고, 무엇하나 뚜렷하게 잘하는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성품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모든 것이 그저 그랬고, 열등감과 패배감으로 똘똘 뭉친 채 살아왔다.
    그래서 TV속 예쁘고 늘씬한 연예인이나, 예쁘고 공부도 잘해 인기가 많은 친구의 SNS를 보며 모든 것이 망해 없어져버렸으면 하고 생각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인지 현실인지도 모를 일이 일어났다.
    그녀의 앞에 정체불명의 검은 연기가 나타나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그 연기는 그녀의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꿈이든 아니든 밑져야 본전이 아니겠냐는 생각에 그녀는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인간으로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그 연기는 알겠다고 말하곤 원래부터 없었던 듯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이 바뀌었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람이 되었다.
    지구상에 그녀보다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름다웠고, 부유했으며, 모자람이 없었다.
    그녀는 금세 유명인사가 되었다.
    세상 모두가 그녀를 부러워했으며, 그녀가 완벽한 사람이라는 것에 이의가 없었다.
    그녀는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다.
     

    완벽한 사람으로서의 완벽한 삶은 매우 뻔하면서도 달콤했다.
    그녀는 자신의 완벽한 삶에 매우 만족했다.
    의심할 여지없이 모든 면에서 그녀가 우월했기 때문에 그녀는 열등감이나 패배감을 느낄 이유도 없었다. 심지어는 우월감마저도 들지 않았다. 마치, 인간이 동물보다 높은 지능을 가졌다고 해서 우월감을 느끼지 않는 것과 같이. 모든 것을 초월한 느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가던 중, 한 괴한이 나타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괴한은 손쓸 틈도 없이 그녀의 팔을 움켜쥐곤 대뜸 가슴으로 손을 뻗었다. 깜짝 놀란 그녀가 실랑이를 벌이다 괴한을 있는 힘껏 밀쳤다. 괴한은 땅에 나뒹굴었고 그는 근처에 있던 가판대에 부딪혔다. 가판은 괴한위로 쓰러졌고 큰 소음이 근처의 사람들의 눈을 끌어당겼다.
     

    이 일은 순식간에 일파만파 퍼져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되었다.
     

    괴한은 70대의 노인으로 부딪힌 가판으로 인해 큰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누군가가 당시의 상황을 찍힌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고, 그 영상이 퍼지며 그녀는 큰 비난을 받게 되었다.
    물론 그녀를 옹호하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그녀를 비난하는 이들도 많았다.
     

    사실 이 일은 그녀의 책임은 아니었지만, 어느 누군가에게 그것은 별로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그녀에 대한 비난의 수위는 점점 올라갔고 평소 그녀의 행실에 대한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글들은 대부분 부풀려지고, 왜곡되고, 조작된 글들이었지만,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것은 별로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완벽한 사람이었지만, 소원을 빌기 전의 그녀와 현재의 그녀는 결국 같은 사람이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사람들에게 가장 결함 있는 사람이 되었다.
    최고에서 최악으로 떨어지기까진 단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으며, 그녀의 사회적 죽음에도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완벽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안착한 그녀에게 갑자기 다가온 불행은 너무나 절망적인 것이었다. 그녀는 그것이 너무나 불완전하게 느껴졌다. 분명 소원을 빌기 전보다는 어느 면으로 보나 윤택한 삶이었지만, 그녀는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기에 완벽한 인간이 아니었으므로.
     

    그녀는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그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사람들은 갑자기 사라진 그녀를 두고, 그녀를 비난했던 사람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분명 며칠전만해도 그녀를 죽어라 비난했던 사람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동정론이 주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고, 사람들은 완벽했던 그녀를 추억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그녀의 행방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잊어버렸고, 그 사건에 대한 반성도 비난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졌다.
     

    곧 아무 일도 없었던 것과 같이 그녀가 사라지기 전과 같은 세상이 되었다.
    그녀는 완벽히 기억되었으며, 완벽히 잊혀졌다.
    출처 ※ 이 글은 최초로 오늘의 유머 공포게시판에 게시되었으며, 이후 어느 곳이든 이 글을 보시는 것은 불법 펌질임을 알립니다. 불펌 퍼감이 발견될 시, 민형사상의 법적 제재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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