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옵션 |
|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고사양 컴퓨터와 최신 티브이.
게임과 잡지, 책, 운동기구 등 필요한 물품 무한 제공.
하루 3끼 원하는 식사와 간식제공.
푹신한 침대와 따뜻한 물이 콸콸 쏟아지는 욕실이 딸린 방.
만약 위와 같은 것들이 제공된다면 당신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얼마동안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까?
한달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년인 사람도 있을것이고, 평생 살아도 좋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고작 일주일 정도뿐이다. 그 이상 갇혀 있는 것은 절대로 사양이다.
난 벽에 걸린 달력의 오늘 날짜에 빨간 엑스표를 쳤다.
누군가에겐 천국처럼 보이는 이곳에 갇힌지 오늘이 정확히 100일째 되는 날이다.
앞서 말했듯이 난 이미 이곳이 지긋지긋하다 못해 혐오스러울 지경이었다.
분명 안락하고 편한 곳인 데다가, 언제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타인에 의해 강제로 이곳에 갇힌 내게는 그저 모든 것이 짜증날 뿐이었다.
한숨을 내쉬고 방을 둘러보고 있을 때, 한쪽에 있는 시계에서 알람소리가 들려왔다.
오후 6시. 저녁식사 시간이다.
철로 된 방문아래 작은 구멍이 열리고 식사가 들어왔다.
그리고 여느때와 다름없이 날 여기에 가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날 사랑한다고, 날 위한거라고, 이게 최선이라고 말하는 여자.
식사 때마다 저 여자는 한번도 거르지 않고 같은 소리를 반복한다.
난 그 말을 무시한 채 식사를 가져와 밥상에 앉았다.
날 사랑하기 때문에 가둔다는 저 미저리 같은 여자 때문에 이곳에 갇힌지 100일.
내 머릿속은 온통 이곳을 탈출하고 자유를 되찾자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떻게 해야 이곳을 나갈 수 있을까?
창문으로 탈출 하는건 창문이 두꺼운 쇠창살로 막혀있어 불가능 하다.
식사시간에 구멍으로 들어오는 여자의 손을 낚아채고 문을 열라고 소리치는 방법 역시 힘들 것이다.
저 독한 여자는 손이 찢어지고 부러질지언정 절대 문을 열지 않을게 분명했다.
사랑이랍시고 사람까지 가둬놓는 여자니 더 볼 것도 없다.
벽에 구멍을 뚫는 생각도 해봤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다 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결국 최후의 선택을 하기로 했다.
난 책상에 꽂혀있는 커터칼을 조심스레 집어들었다.
이제 방법은 이것뿐이다.
난 덜덜 떨리는 손으로 피가 묻은 칼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생각보다 손목을 긋는다는게 그리 쉽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내 손목에선 제법 많은 양의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이정도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한 나는 그 자리에 드러눕고는 눈을 감았다.
이제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잠시 후 익숙한 알람소리와 함께 여자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실눈을 뜨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
다행히 식사를 넣어주던 여자가 쓰러진 내 모습을 발견했다.
아주 잠시간의 정적이 있은 후, 여자는 찢어질 듯 한 비명을 지르며 음식을 팽개치곤 급히 문의 잠금장치를 풀기 시작했다.
내 탈출 계획이 완벽하게 성공한 것 같다.
난 문이 열림과 동시에 벌떡 일어나 그 여자에게 몸을 날렸다.
그 여자는 내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대응하지 못하고 그대로 나가떨어져 버렸다.
난 쓰러진 여자를 확인하지도 않고 열심히 달려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 여자가 쫒아오지 않는 다는 걸 확인한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곤 주머니에 있던 천 쪼가리로 손목을 지혈했다.
제법 통증이 있었지만 자유가 가득한 바깥 공기 덕에 그리 고통스럽지 않았다.
100일간의 고통의 시간. 이젠 끝이다.
제일 먼저 뭘 할지는 이미 정해져있다.
난 다급히 주위를 둘러보며 주머니에 쑤셔 넣었던 커터칼을 꺼내어 들었다.
처음 내 눈에 띄는 사람이 자유를 찾은 후의 내 첫 번째 사냥감이다.
몇 달만에 다시 시작한 사냥에대한 기대감과 흥분감으로 벌써부터 심장이 뛰고 있었다.
이토록 즐거운 일을 막는답시고 엄마라는 여자는 날 그 지긋지긋한 곳에 가두었다.
날 사랑한다면서, 날 위한 일이라면서, 이것이 최선이라면서..
그 여자의 어긋난 집착으로 갇혀있던 100일은 내겐 너무나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이제 난 다시 자유를 찾았고 이 바깥세상에서 예전처럼 즐겁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경찰에 잡히지 않는 다면 말이다.
By. neptunuse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