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 올해 일흔일곱이시고 가족 모두 2번 찍을 때도
"암소리하지마라"시며 꿋꿋이 1번 공화당?시절부터 민자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이회창 이명박근혜 찍으신 분입니다.
그런데 박근혜게이트는 얼마나 충격적이셨든지
"아버지 닮아 잘할줄 알았더니..." 라며 한동안 정치 얘기 꺼내지도 못하게 하셨지요. 지난 설에 "반기문 찍을란다"시기에 "아버지 반기문 못나와요. 진짜예요. 이만저만해서요." "에이 가봐야 알지" 하시면서도 명절 끝나고 집에 오는데 이러세요
"그럼 이재명 찍을까?"
속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급작스러운 좌클릭? ㅎㅎ
은 아니고 실은 성남 사셔서지요. 여튼 아버지 많이 변하셨다 생각하고 눈누난나 돌아왔어요. 아 이번엔 가능성이 있어. 이라면서.
드뎌 오늘 엄빠 오랜만에 뵙고 얘기 나누다가
"아부지 이번엔 아부지가 안찍어주셔도 문재인 대통령 돼요"
"난 문재인 싫다. 북한에다 돈 퍼주고 그럴거 아닌가."
"아부지 북한에 돈 퍼준 거 이명박이 젤로 많이 줬어요. 글구 아부지 문재인이 특전사 출신이에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때 그 미류나무도 잘르러 갔다니깐요. 군에 있을 때 표창장도 많이 받고요 "
"아 그 뭐 표창장 얘기는 들은 거 같다만"
"그니까요. 그게 군 생활도 아주 잘했다는 거 아니에요"
" 그야 그렇겠지 "
"아부지 왜 제가 문재인 찍을 거냐면요. 젤 먼저 내놓은 공약이 치매환자를 국가에서 책임지겠다는 거예요 다른 거 다 필요없고 전 그거 하나 듣고 딱 찍기로 마음 먹었잖아요"
그랬더니 오마니 아부지 두 분 다 하하 웃으시면서 "우리 치매 올까봐 겁나서 그러냐" 이러시는데 "그거 공약만 하고 안 지키면 어쩔건데"
"아부지 이게 문재인 첫번째 공약이에요. 딴 건 몰라도 이 공약 하난 꼭 지킬 거예요"
울 어무이아부지는 자식들 넘나 끔찍한 분들이셔서 안 그래도 큰병 오거나 치매 걸려서 자식들한테 짐 될까봐 걱정하시곤 했습니다.
" 그러냐. 그렇다면 나도 이번엔 문재인 찍을란다"
와 ~~~~~~~~ 말씀은 드렸지만 울 아부지 입에서 이런 말씀 들을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네요. 자식 사랑+치매공약 콜라보로 70년 보수 울 아버지 다시 1번 갑니다. 너무 기뻐서 첫 글 올립니다. 그동안 오유분들 영업글 읽고 쌓은 내공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달까요. ㅋㅋㅋ
문재인 만쉐이. 울 아부지 만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