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친구를 소재로 쓴 게이물인데여
만화로좀 만들어주세여??
그에게 있어 평소와 전혀 다름없는 아침. 알람이 울리기 1분전에 눈이 떠지는 전혀 쓸데없는 능력은 가히 무능하다 표현해도 무색하지가 않다. 그가 대충 머릿속으로 48초 정도를 세고 있을 때 알람이 울렸다. 얼마 전에 구입한 안경을 쓰지 않고도 3D영상이 재생되며, 쓸데없이 게임만 잔뜩 깔려 있고 옵션으로 메시지와 통화기능 까지 딸려있는 비싼 알람이 배게 밑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으며 그는 대충 눈을 비비고는 욕실로 향했다. 170cm 정도 되는 키에 학교 규정에 의한 타의적인 반듯한 머리 대체적으로 슬림한 체형이다. 짧은 머리덕분에 씻는데 에 시간을 오래 할애하지는 않았다. 사립 공업 고교에 다니는 그는 계절에 어울리는 반팔과 주말에 그을려진 붉어진 무릎을 살짝 내보이는 반바지를 입고 집을 나섰다. 학교 앞까지 가는 직행 버스를 탄 그는 짧은 시간 동안 큰맘 먹고 구입한 안경을 쓰지 않고도 3D영상이 재생되며, 쓸데없이 게임만 잔뜩 깔려 있고 옵션으로 메시지와 통화기능 까지 딸려있는 비싼 알람으로 노래를 들었다. 그가 노래를 듣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있는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눈이 찢어진 시골 노동 청년 같은 외형을 한 그 또래에 아이도 같은 버스에 타고 있었다. 그는 그 시골 노동 청년을 찾는 것이리라. 별다른 친분은 없었지만 살짝 아쉬운 듯한 그의 표정에서는 ‘죽어버렸나?’ 하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쉬는 학교도 있는 반면 그의 학교는 매주 토요일 마다 나와 담임선생님과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는 프로그램을 시행 하고 있었다. 그는 대부분 노래를 듣거나 잠을 잤기 때문에 특별한 날이 아니었다. 급우들 몇 명이 그에게 찾아와 방과 후에 노래방을 가자며 말을 걸었다. 딱히 별다른 약속은 없지만 귀찮았던 그는 “미안 끝나고 학원에 가야돼서 다음에 놀자” 라며 거절을 하며 속으로는 ‘쓰레기들’ 하고 생각했다. 웬일로 담임이 늦는가 하더니 괜히 혼자 들뜬 표정을 하고는 “흠흠 다들 조용히” 하고 표정을 고쳤다. ‘쓰레기’라며 그는 속으로 담임을 험담했다. 그의 표현을 빌려 미닫이문은 닫히지 않고 또 다른 ‘쓰레기?’를 배출했다. 누가 봐도 전학생이긴 하였으나 관심을 끄는 건 전학생이 메고 있는 기타가 조금일 뿐 그는 눈길을 살짝 주고는 노래에 관심을 돌렸다. 전학생은 별다른 특별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기타를 칠줄아냐는 친구들의 질문 세례에 멋쩍은 듯이 보여준 기타솜씨는 제법이었다. 불과 몇 개월 밖에 배우지 않았다는 말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놀랐다. 그는 ‘존나 잘난 척이네 쓰레기’ 라며 역시나 험담을 했지만. 이따금씩 그는 전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전학생이 기타를 칠 때는 멍하니 그의 손가락을 쳐다보며 ‘손가락은 쓰레기가 아니네. 라며 조금은 누그러지고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안이한 생각을 했다. 전학생이 적응을 할 수 있게 조금은 소란스런 교실 분위기도 담임이 넘어가준 덕택에 수업종과 쉬는 종이 벌써 5번째 울리고 있다. 3교시부터는 동아리 활동 그는 지하에 있는 밴드부 합주실로 향했다. 그도 예상은 했지만 전학생은 이미 입부를 거의 마친 상태였고 교실에서와 마찬가지로 뭐가 그리 수줍은지 어색한 미소로 아는 척을 해왔다. “민석이 맞지? 아…….안녕…….” 적당한 손짓으로 민석은 답을 해주었다. “사내새끼가 얼굴 붉히기는 이름이 뭐라 그랬지?” 다시 질문이 올 줄은 몰랐다는 듯이 당황한 전학생은 양손을 가슴팍까지 올리고는 깍지를 끼며 대답했다. “응? 아 명식…….조명식.” 시큰둥하고 시니컬한 성격의 민석도 좋아하는 음악을 할 때는 여느 놀기 좋아하는 소년과 다를 게 없었다. 소심해 보이는 명식도 기타를 칠 때만큼은 제법 진지해 보였다. 그 둘은 연습과 휴식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이 제법 가까워 졌다. 명식이 이사 온 집은 우연찮게도 민석이 사는 동네 아파트 이었다.
2주일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매일 같이 등하굣길을 함께 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고 있었다. 평소 자기 얘기를 별로 하지 않는 민석도 명식에게는 가벼운 마음으로 털어놓을 수 있었고 명식 또 한 민석의 얘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오늘도 합주실 갈거냐?” 민석이 말했다. “갈까? 종환이가 김밥 사온다던데?” 명식이 대답했다. 종환은 밴드부 매니저로 그 들의 또 다른 급우였다. 명식이 문득 안됐다는 표정을 보이면 말했다. “종환 이는 자기는 먹지도 않으면서 매일 바리바리 싸들고 온단말야 때마다 먹긴 하는데 조금 미안하다 헷” “종환이가 원래 입이 짧아 요새 들어 더 말라보이긴 하는데 뭐 우리야 좋지”민석 시큰 둥하게 대답했다. “오늘부터 방학인데 뭐하게?” 명식이 민석 코앞으로 들이대며 눈을 두어 번 깜박이고는 물었다. 순간 당황한 민석은 괜스레 얼굴을 붉히며 안경을 쓰지 않고도 3D영상이 재생되며, 쓸데없이 게임만 잔뜩 깔려 있고 옵션으로 메시지와 통화기능 까지 딸려있는 비싼 알람을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 “모…….몰라! 먹고 자고 놀고 그 그러겠지…….”
민 석과 명식이 잡답을 나누는 사이 버스는 학교에 도착했다.
한여름 땡볕에 방학식을 야외에서 하자니 고욕이었다. 벌써 몸이 약한 몇 명은 쓰러져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의 선생님들에게 실려 나갔다. ‘김소한 이 쓰레기 같은 새끼 꼭 이 날씨에 운동장에서 니 그 거지같은 말을 들어야 하겠냐. 뒈져 버려라’ 명씩과 시간을 보내고 부터는 말을 가려서 하게 됐지만 여전히 속으로는 험담을 늘어놓았다. 죽을 맛이던 방학식이 모두 끝나고 그들은 합주 실에서 종환과 함께 셋이 모였다. 김밥을 나누어 먹고는 연습을 두어시간 했다. “나 머리가 좀 아프네. 보건실좀 갔다 올게” 종환이 가느다란 팔로 머리를 누르며 말했다. “그러니까 먹을 땐 좀 먹으라니까!” 명식이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나 잠깐 갔다 올게” “빨리 갔다 와 연습 안하고 기다릴게~” 명식이 해맑은 미소를 보이며 대답했다. 티격태격 하면서도 사이가 좋아 보이는 종환과 명식을 보며 민석은 손이 떨리고 이마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본인은 전혀 알지 못하고 인정도 하지 않겠지만 민석은 그 둘에게 정확히 말해 종환을 질투하고 있었다. 종환이 나가고 민석은 평소보다 더 시큰둥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만지작거렸다. “종환이 먹게 빵이라도 사둘까?” 명식이 종환이 나간 문을 쳐다보며 말했다. “ 그 딴 말라비틀어진 멸치 같은 새끼한테 돈을 왜 써 내가 돌았냐.”여전히 마이크를 만지작거리며 민석이 거친 말을 내뱉었다. 명식은 흠칫 놀라며 귀를 의심하며 물었다. “뭐라고?” 민석은 대답하지 않고 마이크를 꽉 쥐었다.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친구가 아프다는데 걱정 되지도 않아?” 명식이 쏘아 붙였다. 민석은 여전히 답이 없다. “무슨 말 좀 해봐 왜 그러는데!” 명식이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민석은 뭐라 대답할 수 없었다. 자기도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 무슨 일인지 왜 인지 파악 하지 못하고 있었다. 손에 있던 마이크 대신 크로스백을 어깨에 걸치며 민석은 일어섰다. 명식은 그 순간에 뭔가 알아차리고 결심한 듯 한 표정을 보였다. 방금까지 싸우던 분위기와는 다른 어색하고 결코 가볍지 만은 않은 분위기가 고조됐다. 아무 말 없이 철제로 되어있는 차가운 문을 향해 걸어가던 민석의 허리로 손이 겹쳐지며 둘러졌다. 등 뒤로는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5분 넘는 시간 동안 아무 말이 없던 민석이 입을 열었다. “난 매번 알람이 울리기 1분전에 일어나…….여태까진 그 1분이 아무런 의미도 없고 보람도 없는 시간 이었는데 널 만나고 부터는 바뀌었어, 그 짧은 1분 동안 너와 처음 만났던 날, 어제 있었던 일 그리고 오늘 너와 있을 일에 너무 행복해…….미안…….” 그는 최대한 감정에 솔직하기 위해 주먹을 꽉 쥐었다. 끝에 말한 ‘미안’이란 말이 그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민석은 등이 젖고 있는걸 느꼈다. 흐느끼는 소리가 등에 파묻혀 애달프게 들리었다. 민석의 등에 기대었던 명식이 고개를 들고는 민석에 뒤에 대고 말했다. “기타…….배우고 싶다 했었지? 매번 이것저것 핑계 대며 못 알려줬는데……."명식은 말끝을 흐리고는 이내 다시 말을 이었다. “이제 됐어…….오늘 알려줄게” 민석의 어깨에 메어 있던 크로스백이 합주실 차가운 바닥에 떨어뜨리어 졌다. 명식은 민석을 의자에 앉히고는 기타를 매주었다. 합주실의 공기는 이내 따뜻해지고 명식은 어눌하게 기타를 잡은 민석의 손위에 자신의 손을 겹치며 눈을 두어 번 깜빡이며 명식을 지긋이 쳐다보았다. 민석또한 시니컬한 표정을 감추고 명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카메라가 멀리 줌아웃 되면서 민석과 명식이 밝은 분위기의 합주실 가운데 앉아있는 모습이 비춰진다.)
어두운 지하 1층의 밴드부 합주실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밝은 빛에 그림자가 비춰진다. 철제문을 등지고 고개를 숙인채 종환은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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