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공기청정기 글 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남깁니다.
남편분이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고 동문서답해서 문제라는 내용이었는데 괜히 뜨끔해서요.
저는 주로 제가 그런 얘기를 듣는 편인데 이게 다른 사람들하고 대화할 땐 이런 문제가 없는데 꼭 예비신랑하고 얘기할 때만 지적을 당합니다.
항상 "묻는 말에 대답부터 해" 라고 하고 대답할 땐 요점만 간단히 먼저 말하라고요..전 이런 부분이 너무 답답합니다 ㅠㅠ
뭔가 직접적으로 말 꺼내기 민망하거나 신경쓰일 때 돌려 말하면 자기가 먼저 내 말 끊고 "그래서 뭐, ◯◯◯라고?" 라는 식으로 자기가 생각하는 결론을 먼저 얘기한다던지...
쇼핑을 하러 가거나 병원에 가도 직원이나 의사선생님이 뭔가를 설명할 때 가만히 듣고 있는 법이 없습니다 ㅠㅠ
자기가 가진 지식과 생각으로 "그러니까 이거이거인데 이러저러하면 이렇게 된다는 거죠?"하면서 상대방 말을 끊어요.
제발 그런 습관 좀 어떻게 안 되냐고 얘기도 해봤는데 도통 달라지지가 않네요.
설명하는 사람도 무안하고 아무렴 전문가가 제일 잘 알텐데 왜 매번 자기가 다 설명하고 가르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직업병인가 싶은데...
그렇다고 본인이 아주 말을 조리있게 하거나 딱부러지는 것도 어니에요. 중언부언할 때도 많은데 이상한 자신감을 볼 때마다 늘 신기하기도 하고... 뭐지 싶습니다.
지금은 그냥 그 사람 개성이다 생각하고 별로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하는 편인데요.
얼마전에 논쟁거리가 생겨서 여러분께도 묻고 싶습니다.
제 친구가 저에게 하소연하길 자기 지인이 늘 묻는 말에 대답을 안하고 엉뚱한 소리만해서 스트레스 받는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하니..
점심 쯤 문자해서 "오늘 일 갔어?"하고 물어보니
"시청이야" 라고 대답했답니다.
그래서 친구는 화가났다는데 전 이게 정말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저라면 '아 얘가 일 안 갔구나'라고 해석하고 질문에 대한 답이 되었다고 생각할텐데...
제 친구 말로는 일 갔냐 물으면 일 갔다. 아니면 안 갔다라고 대답을 하고 나서 시청이라고 말을 해야지 뜬금없이 시청이라하면 자기가 그걸 어찌 아냐 그러더라고요.
그 말도 일리는 있는데 전 그게 그렇게 화가 날 일인가 싶어서 예비신랑한테 이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그랬더니 듣기만해도 화가 난다며 왜 묻는 말에 대답을 안 하냐고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인간들 상종도 하기 싫다며 파르르 하는 겁니다.
전 위와 같이 설명하고 그냥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랬더니 불똥이 저한테 튀어서 너도 그런 습관 빨리 고치라고 잔소리를 바가지로 하더라고요.
이런 언어습관이 사회생활하면서는 문제가 되겠지만 ㅠㅠ
친한 사람끼리 얘기할 때도 딱딱 정확하게 표현하고 군대처럼 그래야하나 싶어서 저는 좀 이해가 안가는데...
그래도 상대방이 답답해하면 조금은 맞추려고 노력해야하는 부분이니 요즘 대화할 때 의식적으로 고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이런 부분에 신경쓰다보니 남이 동문서답하거나 중언부언하면 바로 눈에 띄고 답답하더라고요 ㅜㅜ
전 같으면 신경 안 썼을텐데...
아무튼 이런 동문서답, 커뮤니케이션 문제에 대해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일 갔어?"
"시청이야"
이 대화가 정말 노답인가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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