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난 엄마랑 아빠가 나중에 나이들어서 한날 한시에 갔으면 좋겠어. "
문득, 25년전 막 20대초반이 됐을 무렵.
그 날 나눈 대화가 생각났다.
엄마는 나즈막히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 말은 현실이 됐다.
사이좋기로 유명하셨던 부모님은 두손을 꼭 잡고 한날 한시에 그렇게 가셨다.
두분이 뭐 필요한건 없나하며 살펴보려고 잠시 집에 들렀을때 였다.
오랜만에 남매끼리 양손 무겁게 들고 집에 왔지만 느껴지는 그 적막감이란.
오빠의 허망한 표정과 다르게 부모님의 표정은 평안해보였다.
남들은 차라리 잘 된거라고 했다.
어릴때부터 몸이 아팠던 엄마는 10살차이나는 아빠와 결혼 한 후 애지중지, 자식인 우리들보다 더 귀히 여겼다.
엄마 없는 아빠는 상상이 안 될정도로.
그래서 25년 전 나는 그말을 했던 것 같다.
눈이 시큰시큰 눈물이 났다.
부모님의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릴때, 난 부모님이 돌아 가시고 나면 모두에게 말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30년이 넘는 시간을 지내왔지만 결국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었다.
그저 말없이 부모님의 사진을 한참 바라 보았다.
아빠, 나한테 도대체 왜 그랬어?
엄마, 다 알고 있었으면서 왜 모른체 했던거야?
한날 한시 두 손 꼭 잡고 가버린 부모님은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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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6/05/18 18:01:21 122.44.***.86 Armi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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