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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번웨이브만 집에 있어주시면 안되나요?"
소라카가 헤카림에게 애절한 눈빛으로 부탁했다. 소라카의 체력은 1/3남짓 남았지만, 아기그브가 짤잘이를 계속맞았기때문에 그브의 체력을 채우는데
집중할수밖에 없었다. 체력이 없는 소라카의 간절한 눈을보자 헤카림의 마음은 순간 흔들렸지만, 주야장천 정글도 안돌고 봇에서 경험치만 축낼수는 없는일 아닌가. 그는 부쉬에 숨어있다가 상대원딜을 살짝 찔러봐주고는, 7분 10초가 다되어가기에 두번째블루를 고귀하신 미드님에게 상납하러 가야만 했다.
"여보!"
소라카가 헤카림을 불렀다.
"여보!…오실때 와드하나만 박아주세요."
"이 여편네가! 랜턴갈 돈도 없는데 어디서 와드를 구걸해! 체력포션두개면 정글을 얼마나 더도는줄 알구 하는소리야?"
"죄…죄송해요. 그브에게 먹일 힐과 마나를 충당하려면 포션값이 많이들어서…"
"이 여편네가 마나관리두 못하구! 주야장천 힐만주면 그게 최곤줄알아!"
둘의 사이엔 잠시 적막이 흘렀으나, 아기그브의 힐을 달라는 칭얼거림에 곧 그 적막은 깨졌다. 소라카는 조용히 말했다.
"…잘다녀오세요."
"에잉!"
헤카림은 인력거를 이끌고 블루로 달려갔다. 그리고 뜻밖에 희소식을 접했다.
"이보게. 나는 블라디미르인데다가 상대의 블루를 얻었기때문에 나에겐 블루가 썩 필요하지 않다네. 자네가 먹게나."
"가…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자네 레벨이 그게 뭔가? 탑이나 미드는 점점 유리해지고있으니 정글이나 돌게나."
헤카림은 허겁지겁 블루를 먹고, 정글을 돌았다. 요새 더티파밍이 대세인지라 늘 굶기 일쑤였던 헤카림은 정글을 원없이 돌수있었다.오늘따라 운이 좋아서, 탑솔아치와 고귀하신 미드님께서 갱요청은 하지도 않고, 자신의 정글쪽에 와드를 박아주는 호의를 보였다. 정글을 원없이 돌고나서 헤카림은 이제 슬슬 집에 가볼까, 하는 타이밍에 탑솔아치에게 연락이 왔다.
"이보게 헤카림! 이리와서 라인좀 먹고가게나. 원거리 미니언이 너무많아서 자네가 좀먹어도 상관없겠군."
헤카림은 순간 소라카의 말이 떠올라 고민했으나, 저 미니언만 먹고간다면 황금의 심장에다가 여편네가 사오라던 와드, 심지어 라인전에서 똥을 싸대는 그브를 위해 사약을 빨수도 있었다. 설마 무슨일이 생기겠어 하는 마음에 탑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이제는 정말로 돌아가야지, 하는 마음에 귀환을 타려했으나 영 기분이 내키지 않고 이유없이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때, 미드님이 또다시 헤카림을 불렀다.
"이보게 자네! 나와함께 카정을 가지 않겠는가?"
"카…카정말이십니까?"
"그래. 내가 박은 와드로 비치는 저블루를 이제곧 먹으러 올걸세. 블루와 킬을 모두 자네가 먹어도 좋으니, 어서 가세."
헤카림이 고민하며 조금씩 상대블루로 달려가기시작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봇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헤카림의 다리는 점점 빨라졌고, 의욕은 솟아올랐다. 킬을 먹는다면 군단의방패도 노려볼수있었다. 그럼 그브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것이다.
블라디미르를 따라서 상대블루에 도착하니, 상대 미드와 정글러는 블루를 때리고 있었다.
"지금이네!"
헤카림은 강타를 써서 블루를 스틸하고, 인력거를 들고 하늘을 날아서 적들을 공포로 빠지게 했다. 그리고 블라디미르님의 r eq eq w eq에 적들은 녹아만 갔다. 마음만 먹는다면 킬을 먹을수 있었지만, 영 꺼려졌다. 상대미드의 멘탈은 완전히 박살난듯 했고, 블라디미르와 헤카림은 서로 사이좋게 귀환을 타면서 잡담을 나누었다.
헤카림이 자신이 들고있는 골드량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상점주인에게 말했다.
"하오골, 에르메스, 사약, 또… 와드랑 핑크와드 하나만 주쇼."
"아니, 자네가 이렇게나 많이?"
"어허, 어서 주기나 하쇼."
"흠… 어서 골드를 주게나."
"아니, 내가 골드가 없어보인다는 거요? 여기 받으시오!"
헤카림은 울분에 찬 표정으로 골드뭉치를 던졌다. 티모할애비는 이 미친새끼는 뭐지하는 표정으로 골드를 주섬주섬 쓸어담은 후 아이템을 내주었다.
아이템을 받은 헤카림은 헤카림은 뿌듯한 표정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순간 자신의 머리위에 한줄기 빛이 내려왔다.
소라카의 궁이었다.
탑이나 미드에서 교전이 났나하고 보았지만. 둘다 체력은 가득하게 있었다. 헤카림이 의야해하기 시작할때 즈음, 곡소리가 들려왔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이 학살중입니다."
불길한 마음이 들어, 헤카림은 인력거를 끌고 급히 달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소라카는 조용히 누워있었고, 아기그브는 옆에서 힐을 달라고 찡얼거리고 있었다. 집중해서 아기그브의 말을 보고있자니, 아기그브의 말투는 조금이상했다. 보통의 힐을 달라는 소리라면 "소라카님 힐점" 정도가 되겠지만, "아 힐좀 많이쓰시지"로 바뀌어 있었다. 언뜻보면 비슷해보이는 문장이지만 이둘은 큰 차이가 존재했다. 앞의 문장이 자신에게 힐을 달라는 소리라면, 두번째 문장은 그브자신만이 아닌 소라카에게도 힐을 쓰라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아기그브의 칭얼거림에도 소라카는 힐을 쓰지 않았다. 헤카림은 조금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년아!"
헤카림이 뒷꿈치로 걷어찼다. 안죽어 있어도 죽을정도의 데미지가 들어갔지만 헤카림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왜… 왜 와드를 사왔는데 박지를 못하니!"
헤카림은 눈물을 흘리며 죽은 소라카의 시체를 어루어 만지다가, 소라카의 시체가 사라진후 적들의 넥서스가 불타없어지고, 대기실로 가게되었을때 소라카를 리폿하고 '역시 캐리는 정글러!' 라며 자신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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