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가 시험기간이라 시험공부 하면서 귀가 심심해 오유라디오를 듣다가
감성이 갑자기 폭발해서 저도 제 또래 친구들이랑 이야기가 하고 싶더라구요.
다른 년생 오유인분들께는 좀 죄송스럽긴 해도
90년생 친구들을 상대로 쓰는 글이라 반말로 쓸게요~
장나라 쿵쿵따 야인시대 월드컵에 열광하던 초딩시절
SG워너비와 버즈의 소몰이에 심취하고 귀여니소설과 동방신기에 열광하던 중학교 시절
수능등급제 시행으로 1에서 9까지의 숫자로 인해 눈물짓던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90년생들아
꾸밈없는 말로 밑도 끝도 없이 주절거리고 싶고
진득하니 앉아 너희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구나
너희는 지금 뭘 하고 있니?
난 지금 그냥저냥한 수도권 4년제 대학에 다니고 있지만... 반수를 해서 10학번인 남자사람이고,
군대는 면제를 받았지만 학비 때문에 휴학을 많이 해서 아직 2학년 2학기야. ㅎㅎ
이전에 다니던 대학은 지방대였어.
어정쩡한 학부제를 시행하던 학교라...
지망했던 학과랑 전혀 딴판인 전공 분반으로 배속되는 바람에
원치않는 수업까지 듣게 되고...
우연스럽게도 학과 구성자체가 지역 주민들 위주에다가
집안 사정상 오티를 못갔더니... 내가 끼어들 틈은 없었지.
등록금도 비싼데다 집이랑 너무 멀어서 기숙사에 따로 나와 살다보니 기숙사 비용까지 따로 드니까
사회과학계열인데도 1년에 학비로 1100만원을 넘게 잡아먹더라구...
암튼 뭐 이러저러한 이유로 결국 입학한 지 두 달도 안 돼서 자퇴를 하게 됐어.
난 여러가지로 절망하게 되면서 다시 대학에 들어갈 생각따윈 안했어
하지만 부모님 두 분 다 배우지 못한 분들이시라
나한테 거는 기대가 크셔서 결국에 뒤늦게 입시준비를 했고,
운좋게 수시전형으로 수도권 대학에 붙었어.
새로운 희망을 갖고 학교를 다니게 됐지만 학비랑 용돈때문에 편의점 알바를 병행하니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학교 수업이랑 과제에 치이고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편의점 아르바이트
담배 달라고 하는 민짜들이랑 실갱이 하고 취객들이 시비걸고...
손님한테 맞기도 많이 맞아서 합의금도 많이 받구... ㅋㅋㅋ
여튼 그런 생활에 찌들고 보니 막연하게 품었던 글쟁이라는 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냥 기계처럼 바코드만 찍고 라면국물로 더러워진 시식대를 닦는 편돌이가 되었어
과생활을 못해서 동기들이랑 멀어지고 지금은 거의 아싸처럼 지내고...
오롯이 학교를 다닌 기간보다 알바에 치여사는 기간이 더 길다는 사실에
내 스스로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 부모님 원망도 정말 많이도 했지
언젠가... 토론방식 교양수업때 나보다 어린 애들이 내가 생각조차도 한 적 없던 방면으로
자기 의견을 또박또박 청산유수로 말하는 것 보고
저런 애들이랑 취업시장에서 경쟁을 하면 내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용돈 받으며 스펙 쌓고 자소서에 들어갈 한 글자 한 글자에 목숨걸고 준비하는 애들과
학생이라는 이름보다 기계처럼 돈만 벌고 등록금 대는 알바생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더 어울리는 내가,
과연... 게임이 될까?
돌밭 오르막길을 신발도 안 신고 올라가는 느낌이야.
남들은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고 있고...
난 발이 너무 아파서 발걸음을 멈춘 채로 우두커니 서서 남들 올라가는 것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고.
울 엄마 아부지도 내 나이 때에 결혼하셨는데...
난 내 미래의 방향성조차 불투명해.
뭐 그래도 최근엔 전공과는 관계가 전혀 없지만,
편의점같은 유통업계 쪽 일을 조금 해보고 싶어졌구, 경영대 쪽 전공도 몇 개 들어볼까 해.
솔직히 쫌 막연하긴 하지만... ㅋㅋㅋ
솔직히 지금은 자소서에 알바썰 말고는 전혀 풀 게 없지만
남은 4학기동안 뭐라도 채워나가 볼 작정이야.
근데 마음은 집채만한데 현실은 녹록치가 않네. ㅋ
ㅋ 아 쓰다보니 되게 오글거리넹
이젠 니 얘기도 좀 해줘
요즘 넌 어떻게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