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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는 육군 병장으로 만기전역을 한 남자입니다. 여시 사이트는 가본 적도 없고, 오유는 2010년도부터 종종 왔었구요.
저의 아버지께서는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보수적인 분입니다. 운전을 할 때 여자가 운전을 하면 십중 팔구는 '밥이나하지 여자가 뭔 운전을 하냐'며 안 좋은 소리를 하시는, 소위 옛날분이시죠...
신호에 좀 늦을때나 뭔가 조금만 잘못한 상황에서는 남여 구분 없이 안 좋은 소리를 하시지만, 특히 여자의 경우는 꼭 말 앞에 '여자가 무슨'이라는 말씀을 덧 붙이시는 편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조금 보수적이신 편이라 다른 분들은 좀 덜 하실 것 같지만, 여성의 입장에서는 운전 도중 남성 운전자에게 한번이라도 위축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운전 중 같은 잘못을 한 경우에 여성과 소형차에게 더 경적을 빨리 울린다였나? 험한말을 한다였나? 비슷한 글을 오유에서 봤던 것 같구요... (기억이 흐릿하지만요)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 입장에서는 '김여사'라는 단어를 좋게 볼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운전 못하는 여성들을 지칭할때 쓰는 말이지만, '김여사'라는 말은 내면에 '여자는 운전을 잘 못해'라는 전제를 어느정도는 깔고 있는 단어니까요.
(그리고 저희 아버지처럼 운전하는 여자 자체를 '김여사' 취급하는 남성들도 분명히 있고요)
그래서 여성분들 중 몇몇 분께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도 '김여사'라는 말은 문제가 분명 있는 말이구요.
몇몇 남성분들께서는 '고자'나 '연서복' 등도 남성 비하 발언인데 개그 소재로 잘 써오지 않았느냐? 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저는 그 두 단어 모두 (경중은 다르겠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이 들었을 때 기분이 충분히 나쁠 수 있는 말이라면 사용에 주의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군대를 많이 늦게 가서(14년 전역) 얼마 전까지 '연서복' 취급을 받았던 사람이었지만, 전 '연서복'이란 말을 듣고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친한 친구들한테 연서복이라고 몇번 놀림을 받았지만, 진심으로 비아냥 거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제 생활에 영향이 있지도 않았구요.
그러나, 몇몇 분들은 역시나 연서복이라는 단어때문에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지요. 좋아하던 사람에게 고백을 했는데 그 여자가 뒷담화로 '연서복이 고백했는데 완전 웃긴다' 이런 말을 들었을 수도 있구요.
그런사람 앞에서는 '연서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좀 더 조심해야겠지요.
그리고, '고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개그 역시 실제로 성기능을 상실하신 분들이 들을 때마다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자'드립은 남성을 비하하는 드립이라기보다는, '성기능을 상실하신 분들'을 비하하는 것이죠.
대부분의 남성분들은 성기능을 상실하지 않으셨으니 웃으면서 사용할 수 있는거구요.
만약 본인이 정말 '고자'이시라면, 인터넷에서 아무렇지 않게 쓰이고있는 '고자'드립을 보고도 지금처럼 맘편히 웃을 수 있을까요...
'김여사'와 '고자' 드립의 차이는 본인이 그 대상 범주에 속하느냐 아니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성기능을 상실하신 분들보다는 운전을 하시는 여성분들이 더 많으니까 해당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신 분들이 더 많을거구요.
'김여사'와 '연서복' 드립의 차이는 진심이 담긴 비아냥의 유무인 것 같습니다. 연서복 드립을 칠 때 대부분은 가벼운 유행거리로 사용을 하더군요. 그래서 전국의 수많은 '연서복'들이 그냥 웃어 넘겼던 것 같구요. (아니라면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 말들 모두 듣는사람의 입장에 따라서는 기분이 나쁠 수 있는 말들입다.
단순히 "'고자'와 '연서복'은 되는데 '김여사'는 왜 안 되느냐?"라는 논리 보다는, 각 단어들을 사용했을 때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없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사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말이라면 우스갯거리로 사용하는 것을 자제해야겠지요.
타인의 고통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은 너무 잔인한 짓이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시사이트 때문에 오유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어수선했고 피해를 입었다는 것은 알지만, 뭐만 하면 여시로 몰아가는 분위기는 자제하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생각과 다르다고해서 '아몰랑'이나 '빼애애애액'같은 말을 사용해서 논지를 흐리고 논란만 만드는 태도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구요.
이건 마치 뭐만하면 '너 빨갱이 아냐?'라는 논지와 너무 비슷해 보여서 보기에 불쾌할 정도네요...
아무쪼록 이번 문제가 잘 해결돼서 오유에 다시 즐거운 유머자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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