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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10시 피곤에 찌들어 버스에서 졸면서 가다가 창밖을 보니까 어떤 자전거 라이더분이
자전거 두대를 끌고 가시더라구요. 내릴 정거장이라 내려서 보더라니 습관이 됬는지 먼저 인사부터
하게 됐어요. 주말이라 산에 갔다오셨나 국토종주중에 숙소를 찾으시나 혹시 뭐 도움이 될까봐
말을 먼저 걸게 되었죠.ㅋ 원래 우리 지역에 사시는 분인데 국토 종주 갔다가 남편분이 아프셔서
혼자 갔다왔고 집까지 두대를 끌고 가신다 이러시더라구요. 사정 까지야 캐묻는건 좀 아닌거 같아서
좀 더 이야기 하다가 끌어드릴까요? 이랬더니 한대를 주시더라구요.
자전거 한번 봤죠. 비앙키. 그말로만 듣던 비앙키. 카본 엠티비 프레임의 매력
라쳇소리가 라이터의 듀퐁 처럼 아름다운 소리. 하.. 이모님 앞에서 방정 떨면서 이 브랜드는 첨본다느니 가볍다느니 수다를 떨었죠.ㅋ
힘들고 지치실 텐데 너무 저 혼자 흥분해서.;;ㅋ
이모님께서 끌고가시다가 힘이 드셨는지 짜증이 나셨는지 아니면 제가 원래 이모님들에게 먹히는 반듯한 얼굴의 오징어 인데
믿음이 가셨는지 제 수다가 지겨워 지셨는지 타고 가자고 하시더라구요.
보니까 엠티비 클릿이라서 좀 그렇다고 말씀드리고 가다보니까 목적지 까지 갈길이 멀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탑승!. 전조등도 하이퍼급.. 하.. 탔는데 비앙키 엠티비가 무슨 구름을 걷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제가 오늘 너무 피곤해서 신분증이나 핸드폰을 맡기고 탔어야 하며 걱정하며 타다 불안하실 까봐
라쳇소리를 계속 냈죠. 하.. 진짜 누가 듀퐁을 열었다 닸았다 퍙 퍙 퍙 퍙 퍙 퍙 하는 거처럼 전율이 퍼지더라구요.
도중에 오르막길도 구름을 걷는 듯한 느낌으로 오르고 내리막엔 사알짝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앞으로 쏠리는
느낌까지 들더라구요. 그만큼 가벼움에 또 놀랬습니다. 중간에 횡단보도에서 이모님께 방정맞은 소리를
해대며 정말 신세계를 체험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목적지 도착하고 사진 한번 찍고 놀다가 5초 차이로 버스를 놓쳐
30분동안 걸어서 집에 들어오며 그 황홀함을 되세겻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니 누가 비앙키를 도난 해간다는것 그것은 자전거세계의 람보르기니를 도난 하는거나 마찬가지라
이모님께서 맘 놓고 맡기신듯 하기도 하구.. 실어가봤자 팔거나 타거나 ㅋㅋ 절대 못하죠 부품만 떼서 파는것도
바로 걸릴 테니ㅎ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초면인 사람이 인사해 오면서 신뢰감을 줘도 결국 초면인 사람인데
믿어주신거에 감사드립니다.
오전에 모처럼 만난 장교 친구와 사이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자전거 가격은 200정도가 마지노선이아닌가
하며 이야기를 했죠. 그 생각은 오늘 구름을 것는 듯한 탑승감의 비앙키 엠티비를 타며 매우 잘못됬었단걸 느꼈습니다.
오늘 정말 학기초에 너무 바빠서 공부할 틈이 없어 2주간 밤새며 공부한 기사도 아깝게 떨어지고
두달간 준비한 설계 프로젝트도 한가지 결함이 생겨서 난관에 빠지고 저한테 실망한 하루라 털레 털레 집에 가는 길에
제가 감히 수중에 넣을수 없는 고가의 자전거를 타게 해주신 분 덕분에 다시 한번 자전거의 로망에 빠지게
된거 같습니다. 정말 기분도 좋아지구요. 좋은 하루 선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렸지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용~ 학생 고맙다고 하셨지만 제가 더 고맙구용
세줄요약
1. 기운 빠진 하루를 마치고 집에 가는길에 자전거 두대를 끌고가는 이모님께 인사함
2. 이모님 자전거 중 한대를 끌다가 몰게됬는데 그게 고가 자전거 브랜드인 비앙키 여서 매우 놀람
3. 비앙키의 가벼움,탑승감, 구름성, 듀퐁 라쳇소리에 기분 좋은 하루로 마무리 짓게 해주신 이모님께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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