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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6806
    작성자 : 머나먼여행
    추천 : 5
    조회수 : 1161
    IP : 112.172.***.64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6/03/17 14:05:53
    http://todayhumor.com/?panic_86806 모바일
    안녕하세요.
    옵션
    • 창작글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닉네임을 바꿔서 누군지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이건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느 은따의 질문'이라는 글을 썼던 작성자입니다.
     전닉은 기억하지 말아주세요.

     '어느 은따의 질문'과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악플 달면 작성자 마음에 화살이 퓩푹...

     
     [본문]
     
    익명글.

    Q. 학교에서 은따를 당하는데 행복하다가도 그것만 생각하면 막 가슴이 아파요. 울 거 같고.
     차라리 그냥 대놓고 피하지. 슬금슬금 날 피하는데 난 다가갈 수가 없어요. 내성적이고 눈치없고 맨날 바보같이 웃기만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은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A. 왕따가 되세요. '

     링크는 제 글 가면 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물론 저런 질문 따윈 올리지 않았습니다.
     미쳤다고 누가 저런 질문을 올리고 저딴 답변을 답니까.

     
     그리고 더 많이 사용하는 '왕따' 대신 '은따'라는 단어를 쓴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었어요.
     전 은따였어요.
     네, 정말 많은 상처를 받았고 무덤덤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죠.
     제 반에 친구따윈 없었어요.
     남자아이들은 그나마 나았지만 여자아이들은 절 은근히 피했어요. 그 느낌, 정말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거 아세요?
     4~5인조로 조를 짜야하는데 들어가고 싶은 조가 없을 때. 혹은 들어가고 싶은 조가 날 반겨주지 않는 눈치일 때 기분.
     선생님이 정말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매일 학교 다니는 것이 고역이었습니다.
     졸업식 때쯤엔 거의 말도 안 걸었고 혼자 다녔습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아마 '어느 은따의 질문'을 썼을 때가 제가 가장 힘들었을 때였을 것 같습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누구한테도 얘기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창작글이라는 가림판(?)을 통해 창작으로 위조시켜 내보냄으로써.
     조금이라도 내 마음을 누군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육체적으로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았던 날의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왜 내가 이렇게 따돌림을 당해야 하는 걸까.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내가 무언가 잘못됐기 때문에 아이들이 날 피하는 건 아닐까.

     등등 많은 생각도 해보았고 많은 노력도 해보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피했습니다.

     선생님이 때때로 '반 친구들과 같이 ~~를 해볼 거에요~"
     라는 식의 말을 하면 '친구'라는 단어가 제 머릿속을 휘저었습니다.
     도대체 친구가 뭐죠? 친구란 원래 이렇게 무관심한 존재인가요? 이 아이들이 제 친구인 건가요?

     1학기 땐 별로 심하지 않다가 2학기 들어서 더 심해졌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고작 피하는 것일 뿐인데도, 연락이 없는 것 뿐인데도, 날 비웃는 것 뿐인데도.
     죽어버릴까 생각도 많이 했었습니다. 

     제가 원래는 눈물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1학년 때 빙고게임을 몰라서 울었던 기억이 날 정도로 사소한 것으로도 많이 울었습니다.
     6학년이 되어 따돌림을 당하다보니까 어느 새 감정이 메말라버린 듯 아무런 감정이 없었습니다.
     슬픔 기쁨 뿐만 아니라 인지 못하고 있던 다른 감정들까지도 느끼지 못하게 돼버렸죠.
     유일하게 남은 감정이 '화남'이었습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사라져야 할 감정이 오히려 부각되어버렸다는 게 정말..

     지금은 조금씩 돌아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란 소리가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뒤늦게 보니까 특히 우리반 아이들이 약간 일진끼(?)가 있는 애들이더라고요.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특히 절 싫어하는 애가 있는데(ㅜㅜ) 걔는 저한테 일부러 그런 말을 하고 다녔습니다.
     올해엔 말 걸어본 적이 없고 걔도 모른 척 하는데 아마 지금도 똑같을 것 같아요.

     전 뭔가 어리버리하면서도 눈치도 없고 재미도 없고 예쁘지도 않고 심지어 욕심까지 많아서(옛날에 이기적이란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ㅜㅜ 엄마한테) 인기가 없었습니다.. 인기가 없는 것뿐만 아니라 평균적으로 좀 떨어지는(?) 애여서.. 옛날에도 가끔씩 그런 문제로 싸웠던 것 같긴 한데.. 정말 심각했던 건 6학년이였죠..

     '어느 은따의 질문' 의 답변자는 그당시 저의 어두운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이 뒤섞여서 만들어진 것 같아요.

     정말 쓰면서도 마음 한켠이 아리네요..ㅎㅎ 눈물나...ㅎㅎㅎㅎ...

     지금은 중학교에 입학을 했습니다.
     반에서 겉돌지 않고 잘 지내고 있고요, 친구도 많이 사귀었습니다.
     친구 한 명과 오해가 좀 생기긴 했는데, 그 애랑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걔네가 이간질한 것 같아요. 나쁜 것들ㅡㅡ
     
     가끔씩 그 아이들과 마주칠 때도 있지만 무시하고 그냥 갑니다.
     걔네가 먼저 피합니다. 어쩐지 뭔가 두려운 것도 같고요.
     어쩌면 그 아이들은 자신의 죄를 인식하고 절 보며 죄책감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님 말구요..(쭈글)

     그냥 왠지 써보고 싶었습니다.
     과거의 일이지만, 아직도 상처는 그대로이기에, 위로를 받고 싶기도 했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중1이란 나이가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잖아요? :)
     
     제 초등학교 6학년 생활을 엉망으로 만든 그 아이들에게는 아직도 악감정..? 비슷한 게 남아있긴 하지만
     그 아이들을 저주하거나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그 아이들이 나중에 사회에 큰 공로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만약에 오유에도 그런 비슷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있으시다면 같이 위로해주세요.
     흉터가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아픔을 눈물로 씻어낼 수는 있겠죠.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서 죄송합니다.
     무서운 이야기를 기대하신 분이시라면 죄송합니다..
     
     참고로 저 독감 걸려서 학교 안 갔어요ㅎㅎ(독감 출석인정 된답니당..ㅎㅁㅎ) 타미플루 써글 것이에요. 토할 것 같아요..ㅜㅜ 
     A형 독감이 B형 독감보다 더 센 거였나요? 저 A형 독감이라는데.. 정상.. 같은.. ㄷㅔ...?
     
     여러분 사랑해요!!><♥♥
    머나먼여행의 꼬릿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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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17 14:12:09  223.62.***.58  물티슈차가웡  699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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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6/03/17 18:51:27  113.10.***.161  샤넬1번지  567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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