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4 남입니다. 지금 공무원 시험 준비중이구요.
저는 30살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사귄지는... 12시 넘었으니 224일째 됐구요.
여자친구가 나이야 비록 6살이나 많지만 행동이 굉장히 어립니다.
개념이 없다는 게 아니라 정말 순진발랄한 그런 타입입니다.
마치 어린 아이처럼... 저는 그에 반해서 나이에 비해 조숙하다는 평을 받구요.
그러다 보니 제가 여자친구의 행동에 대해 지적할 때가 있는데요.
이 사람이 굉장히 곱게 커서 그런지... 자신에게 화내는? 그런 태도를 정말로 싫어해요.
자신에겐 절대 화내지 말아라 라고 말한 적도 있고, 예전 연애 스토리를 들어봐도
남자친구가 처음으로 진지하게 화내는 순간 바로 헤어진... 그런 케이스 였습니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대부분이... 그래서 자기가 차인 적 한 번도 없고 전부 자기가 찼다고 그러더라구요;;;;;;
저번에는 영화관에서 영화보면서 뭐랄까... 탄성? 비명? 그런걸 꽤 자주 하더라구요.
예전부터 영화 볼 때 그래서 웃는 식으로 좋게 좋게 말해서 고쳐지는 거 같았는데
다시 갑자기 그래서 순간 짜증이 난 것도 있고...
주위에 몇몇 다른 사람들이 의자에 발 올려 놓거나 핸드폰 벨소리도 켜놓은 채로 전화 안받고 있고...
제가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좀 예민한 상태였던 것도 있고 해서
저도 모르게 욱해서 영화 끝난 후 약간 언성 높힌 채로 당신도 그래서 실망이라는 듯이 말을 했는데...
영화관에서 나오자 마자 화장실 갔다 오더니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이냐, 하길래 아니 맞는 말 아니냐 하자마자
일어서서 이제 그만 만나 하고 나가버리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그 때 겨우 그따위 일 가지고서 화낸 제가 참 한심합니다. 제가 잘못 했다는거는 알고 있습니다.
그 후 1주일 동안... 헤어진 당일 날은 온 몸에 힘이 풀리고 당황스럽고 그랬는데
이틀째 되는 날 부터는 별로 아무렇지도 않더라구요.
정말, 마치 원래 안사귀고 있었던 것처럼...
생활도 정상적으로 잘 하고 어차피 제가 술도 절대로, 1잔도 안먹는지라 취기에 감정폭발해서 전화하거나 그런 적도 없구요...
이 사람이 했던 예전 연애 중 한 번 헤어졌다가 다시 사귀었던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거니와
원래 나에게 맞지 않는 여자구나... 어차피 오래 못 갈 사이였던 거구나 하는 생각들.
그러다가 1주일 째 되는 날에 부재중으로 전화 한 번 찍혀있는 것 보고 그제서야 좀 심란해졌다가
다시 사귀고 싶다고, 도저히 못 헤어지겠다고 다시 전화가 와서 결국 다시 사귀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제가 봐도 저를 정말 사랑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정확하게 설명을 드리려고 길게 쓰긴 했다만... 200일 넘는 동안의 연애 스토리를 다 쓰려면 한도 끝도 없겠죠??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가 예전에는 이 사람과 같이 있으면 정말 아무것도 안해도 웃음만 나오고
뭘 하던, 어디에 있던 그 사람 생각만 나고 했는데...
요즘에는 같이 있어도 무표정하게 가만히 있을 때가 많구요, 같이 만나도 그냥 단순히 같이 있구나 하는 느낌밖에 안들고...
여자친구도 저더러 예전에는 그렇게 잘 웃더니 요즘에는 왜이리 무표정한 얼굴밖에 안보이느냐 하며 몇 번 물어보더라구요.
안웃어준다고 서운하다고 그런 적도 있고... 고치려고 노력 많이 했다만 웃음 짓는다는게 사람 맘대로 되는 일은 아니더라구요;
자연스럽게 웃을 기분이 생기는 것도 아니구요.
그리고 제가 말재주가 별로 없다보니 예전에도 별 말을 걸거나 그러진 못했다지만 그래도 어색하진 않았는데
요즘에는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아... 뭔 말을 하지? 할 말이 없는데? 라는 생각이 들고...
이게 저 위에 말한, 원래 나에게 맞지 않는 여자구나... 어차피 오래 못 갈 사이였던 거구나 하는 생각들.
이 생각들 때문에 제가 식어버린 걸까요? 그렇다고 제 속에 물어보면 전 아직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요.
권태기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예전처럼 막 뜨겁게 사랑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아니 사실 이게 사랑하는게 아닌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음 정확히 표현한다면 이 사람을 놓고 싶지는 않다는 표현이 좋을 것 같아요;
저의 이 이상한 순간들을 타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두서없이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 댓글 달아주신다고 제가 그대로 행동할 건 아니라는거 저 자신도 알지만
조그마한 팁이나 경험담이라도 얻어서 참고하고자 글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