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다. 초.중.고.대학을 나오고 직장을 다니는 그냥 평범한... 경찰서 한번 가본적이 없다. 죄를 지은게 있다면 과속으로 범칙금 낸거 두번.... 그런데 내가 살인을 했다니.... 나는 억울하다....
그날도 나는 퇴근을 하고 집으로와서 컴퓨터를 조금하다가 잠을잤었다. 그러다 숨이막혀 눈을 떠보니 사방이 시뻘건 불길이었고 연기로 인해 숨도 쉬어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빠져나가보려 했으나 이미 불길이 너무거세서 빠져나갈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렇게 화염속에서 연기를 마시다가 의식을 잃었고 그렇게 나는...... 죽었다...
나는 전생에 사후세계 따위는 믿지않았었다. 그저 종교에서 지어낸 허구일 뿐이라고 생각 했었고 죽으면 모든게 끝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서 재판을 받으며 내생각은 틀렸었다는걸 알수있었다. 나를 포함한 죽은사람들은 긴줄을 서서 한명씩 재판을 받고있었고 재판을 받은 사람들은 각각 오른쪽의 흰빛이 나오는 동굴과 왼쪽의 깜깜하고 음침한 동굴로 나뉘어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전생에 큰죄를 지은게 없었고 그냥 무난하게 살았으니 오른쪽으로 가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와중에 어느덧 내차례가 다가왔다. 내앞에는 세명의 사람들이 나란히 앉아 나의 이름이 적힌 인명부를 보고있다. 그리고 자기들 끼리 뭐라고 의논을 하는것 같더니 그중한명이 손을 들어 왼쪽을 가르킨다. 왼쪽은 깜깜한 동굴.....나는 억울했다. 죽은것도 억울한데 내가왜 이곳으로 가야하는지....
나는 이대로 그냥 갈수 없어서 따져물었다. 내가 왜 여기로 가야하는지.... 살아생전 큰죄를 지은것도 없고 그냥 평범히 살아왔는데 왜 내가 여기를 가야하는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따져 물었다. 그러니까 세명중 한명이 내 인명부를 훑어보더니 나에게 말한다. 나의 죄목은 살인 이라고..... 살인 이라니.....내가 무슨....평소에 나는 벌레 한마리도 죽이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내가 살인이라니....이건 뭔가 잘못 되었다.... 나는 살인을 한적이 없다고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고 억울하다고 나는 또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나에게 뒤쪽을 보란다. 뒤돌아 보니 큰거울에 내 모습이 보인다. 지금의 내 모습이 아닌 이승에서의 내모습이....
퇴근을 하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집으로 와서 밥을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 사이트에 올라온 글들을 본다. 그리고 나는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미친새끼~ 개소리 그만하고 창문으로 뛰어내려~'
'얼굴 이따위로 생겨가지고 사진올리지 마라 토쏠리니까~~~~그냥 뒤지고 다시 태어나라~'
'장애인이냐? 니 애미애비가 불쌍하다~'
'니 애미애비는 이런 널 낳고 미역국 먹은거냐? 미역이 아깝다~'
'이게 글이라고 싸지른거냐? 우리집개도 이것보다는 잘쓰겠다~ 그냥 손을 잘라~'
"그냥 나가서 뒤져버려~~~~니같은놈은 살 자격도 없어~"
.........
이렇게 내가 평소에 달았던 댓글들이 거울에 비춰지고 있다. 내가 평소에 댓글을 저렇게 달기는 했지만 살인이라니....나는 결코 살인을 한적이 없다. 그리고 잠시뒤 거울에 낯선 사람이 어두운표정으로 컴퓨터에 글을 쓰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이내 달리는 댓글들..... 그중에 내가 쓴 댓글이 보였다.
'왜사냐? 밥벌이도 못하고 부모 등골이나 빼먹으면서~~ 너는 더살아 봐야 니 부모한테 짐만 되는거야~ 그냥 죽어~ 너하나 죽는 다고 아무도 신경 안써~"
그 낯선 사람은 내댓글을 보더니 조용히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잠시뒤 베란다로 나가더니 그대로 뛰어내렸다.
재판을 하던 사람중한명이 내게 말한다. 이래도 살인을한적이 없냐고.... 나는 그거야 저사람 멘탈이 약해서 자기가 죽음을 선택한게 아니냐고 또 따졌다. 나는 인정할수 없다고 내가 직접적으로 죽인것도 아닌데 내가왜 살인을 한거냐고 계속 따졌다. 그러니까 셋이서 다시 무슨 이야기를 하더니 나에게 그럼 기회를 주겠단다. 그리고는 갑자기 주위가 환해지더니 하얀 빛이나를 감쌌다.
내방이다...불이 나서 모두 타버렸을 내방은 언제 불이 났었냐는듯이 그대로이다. 꿈이었나? 그래....꿈이었나보다..... 사후세계는 무슨....그냥 지독한 악몽을 꾼것이다. 그렇게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어느새 그 지독했던 악몽은 잊어버리고 나는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삶이 꼬이기 시작한다. 부모님 건강도 안좋아지고 동생도 교통사고로 병원 신세를 지고있다. 회사에서도 나에대한 안좋은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나는 회사도 그만 두게되었다. 그리고 극심한 우울증...... 나는 방안에만 틀어박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나의 유일한 위로는 인터넷... 나는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기위해 인터넷에 글을 썼고 나를 위로해주는 댓글들을보며 조금이나마 힘을 얻어가고있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부터 달리기시작하는 욕설들.... 나로는 모잘라 부모님까지 들먹이며 욕을 한다. 그나마 위로가 되어주었던 인터넷에서까지 나를 욕하며 죽어버리라고 한다. 나는 그대로 고개를 숙여 고뇌에 빠졌다.
'그래...나같은놈 살아서 뭐해......'
결론을 내린나는 베란다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지나가는길에 무심코 거울을 보았는데 헝클어진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어디서 본듯한 모습이다. 내가 아닌것같은 낯선 모습인데 분명 어디선가 봤던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내게 그게 무슨 상관이람...나는 베란다 창문을 열고 그대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아까 거울에서 봤던 그낯선이의 모습을 어디서 봤었는지 기억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