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한창 지하철 6호선 합정역 개통 공사가
이루어지던 때였습니다. 당시 제가 살던 동네는
합정동 내에서도 꽤 부촌? 같은 동네였는데요
(제기준에 말입니다)
단독주택들이 무지 많았죠
그런 집중에 상수리 나무였나 나무가 진짜
거대하다고 표현 될만큼 큰 나무가 있는
단독주택집이 있었는데
어느날 온 동네의 소방차들은 죄다 몰려온듯이
온 사방이 사이렌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놀란 사람들 저희 가족을 포함한 사람들이
전부 소리나는 곳으로 몰려갔죠
소리가 난 곳은 말그대로 지옥의 화염이
그대로 나타난듯이 온 천지 사방을 데울정도로
열기와 불꽃으로 가득했습니다
네 어디신지 짐작 가시겠죠
바로 상수리 나무가 있는 집이었습니다
불길은 상수리 나무도 휩싸서
마치 출애굽기 속 신의 기적인 불기둥처럼
활활 불탔습니다
꽤 거리가 떨어져있었음에도 그 열기에
제대로 처다보기도 힘들정도였죠
심지어는.. 그때가 한겨울이었다는 겁니다
결국 불은 모든것을 집어 삼키고 잿더미만
남긴채 사그라들었습니다
오직 그것을 지켜볼수밖에 없던 사람 한명
단 한명만 빼고요
그 누나는 울다지쳤는지 실성했는지 모른
표정으로 불타버린 집터를 바라보고 있었죠
한순간에 모든것을 잃은 상실감이
어렸던 저조차도 단숨에 느낄수있었습니다
그자리에 있던 모두가 숨죽일수밖에 없었죠
시간은 어느덧 흘러 몇개월이 지났을때
어머니가 그러시더군요
"그 집.. 그 옆 공사장서 불이 옮겨붙었덴다."
네 그렇습니다
처음에 말한 그 6호선 공사장이 원흉이었죠
전기 배선을 허술히 관리한 나머지 공사장
뿐만아니라 그 주변 집들을 죄다 휩쓸 불을
만들어냈던 겁니다
뭐 잘아시겠지만 사고는 여기서 끝입니다
그 어떠한 보상도 없었던것 같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던것 같네요
제가 이걸 공포로 올리는 이유는..
책임지라고 소리지르는 누나를..
마치 벌레보듯 처다보던 소장의 혐오스런
얼굴이 잊혀지지 않아서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