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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ju_8645
    작성자 : ΩΩ
    추천 : 0
    조회수 : 749
    IP : 211.214.***.74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2/06/10 20:16:37
    http://todayhumor.com/?soju_8645 모바일
    여기가 술먹고 주정부려도 된다는 그 게시판인가요

    안녕하세요, 촌에서 서울에 상경한 새내기 대학생이자, 곧 휴학을 준비하는 녀석입니다.
    아직 오유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는 모르지만, 들어줄 사람 없는 말을 적어보려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1년 전에, 저는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헤어진 상태지만요.
    헤어진지 세달정도 되었는데... 요즘 미치겠더라구요. 왜이러는지.
    아직 새파랗게 어린 주제에 무슨말이냐 하실진 모르지만 그렇습니다.

    약 1년정도 사귀었다 헤어지면서, 제 친구들에게 참 많은 거짓말을 했습니다.
    물론 헤어진 여자친구에게도 마찬가지이고요.
    사소한 거짓말부터, 큰 거짓말까지.
    여기에 그중 한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보려 합니다. 제 친구중에는 오유하는 사람이 없기를 빌면서...


    저는 여자친구에게 먼저 고백받았습니다. 
    그런데 저도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밑작업 끝에 이뤄진 결과죠.
    그래서 몇일 뒤 제가 정식으로 고백해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거짓말입니다. 위의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저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좋은 친구였을 뿐, 연애감정은 없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제가 말한 밑작업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녀를 좋아하던 다른 친구를 위해, 그녀와 친하던 제가 도와주던 과정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미묘하게 어긋나고 틀어져, 결국 제 친구는 포기했지만요.
    (사귀기 전 그녀에게 넌지시 떠봤지만, 제 친구와 사귈 마음은 없더군요.)

    그당시 저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방황하던 제 친구와 그녀를 위해 잠시간 사귀기로 마음을 먹고 고백했습니다.
    그렇게 사귀게 되었죠.

    얼마 뒤에 헤어지기를 바랬고, 그에 따라 제 행동도 달라졌습니다.
    최대한 스킨쉽을 피했고, 소위 중학교 교과서에 나올법한 이성교제의 범위에서만 머물렀습니다.
    그게 곧 헤어지게 될 여자친구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흔한 데이트도 별로 하지 않았죠. 물론 고등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최대한 줄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먼저 저에게 헤어지자고 말하기를 기다렸습니다.
    솔직히 정나미가 떨어질만도 할텐데, 그녀는 그저 한참을 저와 사귀었죠.

    그렇게 함께 입시준비를 했습니다.
    저는 6개 대학에 원서를 넣었고, 그녀는 3개 대학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 중에서 서로 겹치는 대학은 두군데였습니다. 그래서 분명 대학 진학 후에는 서로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우리는 서로 다른 대학을 가게 되더라도 헤어지지 말자는 약속을 했었습니다.
    물론, 저는 그 말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빌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 헤어지게 될 두번째로 큰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첫번째는 잠시 후에.

    아무튼, 입시도 끝났겠다 마지막 고등학교 시절이라면서 왕창 놀았습니다.
    즐거웠죠, 당연히.

    그런데 이제 그녀와 헤어지기 위한 계획중 가장 큰 이유가 무너졋습니다.
    왤까요.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은.
    이제는 제가 헤어지지 않기를 빌어야 할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많았죠.
    여지껏 제가 해왔던 행동이 문제였습니다.

    최대한 자제한 연애활동 덕분에 제가 뭘 해야하는지 모르겠더랍니다.
    이제와서 뜬금없이 적극적으로 나갈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바보같이 이전하고 똑같이 그녀를 대했습니다.
    무슨 등신같은 발상인지, 여지껏 잘 사귀어 왔으니까, 앞으로도 잘 될거라고 생각했는지.

    그리고 약 세달 전에,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헤어지자고, 이유는 말해주지 않더군요.

    차라리 전화로라도 말해주지, 적어도 적어도 문자로라도 해주지.
    네이트온 쪽지로 헤어지자니...

    처음에는 잘된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이럴 목적으로 사귀기 시작한것 아니었나.
    헤어지기 위해서 사귄거니까,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했구나... 이런 생각.
    내 마음만 잘 추스르면 되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

    근데 안되더라구요.
    세달이 지난 지금도 안되더라구요.

    차라리 멀리 떨어져서, 서로 완전히 연락이 안되면 어떨지.
    같은 학교에 진학해서, 가끔씩 캠퍼스 내에서 얼굴을 마주치고.
    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다시 친한 친구로 돌아왔기 때문에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만나 술마시고.

    아직 시간이 필요한건지.
    아니면 제가 미련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귈때보다 더 사랑스러워진 것은 왜일까요.
    연애하면 예뻐진다면서, 연애를 안하니까 더 예뻐진 그녀가. 아프게하네요.

    이제는 정말 친한 친구처럼 그녀와 이야기하기 힘드네요.
    그래도 계속 그래야 하는 제가 바본가요.

    그와 동시에, 제가 학교에서 공부할 의욕을 잃어버렸습니다.
    새내기주제에 벌서 휴학하려 합니다.
    휴학하면, 제가 공부할 이유를 찾을 수 있으리라, 그리 믿고 휴학하려 합니다.
    그동안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나 취득하면서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 해요.

    바보가 일요일 낮부터 하숙집에 쳐박혀 안주없이 술먹다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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