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회사 여직원 둘이 '유승준에 대해 가혹하다. 같은 죄를. 혹은 그에 비준한 죄를 저지른 국내 연예인들도 복귀하는데..' 라고 말하는 걸 듣고 큰소리를 내 버렸다.
내가 하여간 살아있는 동안엔 오는 꼴 안 보고 싶다.
모르겠다.
천안함에서 여느때처럼 하루를 보내던 어린것들이 단체로 별이 되고. 그날 퇴직해군이던 어머니 아버지는 지인들의 아들일까봐 밤새 전화를 돌려대고, 그이들을 구하러 달려간 후배 해군잠수사의 얼굴을 티비에서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부인과 가족들에게도 전화를 해야했는데.
분단국가에서 모든 청년들이 의무를 다하다 이렇게 차갑게 죽는게 정말 현실인데... 당연히 해야할 일 하겠다고 말해놓고 외국까지 튄 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한국에서 태어난 성인 남성들은 가장 정력적이고 예쁘고 의욕이 넘치는 나이에 2년을 거의 무상으로 노역한다.
가끔 서로를 쏴죽이고 학대하고 갉아먹는 끔찍한 사고를 코앞에 두고 아슬아슬하게 버텨낸다.
나는 여성임에도 국가를 수호하는 의무를 남자에게만 부여하는 것도 찬성하지 않는다.
여성이 약해서? 시대가 어느시댄데. 근력으로 국가수호하는 시대가 갔으면 여성도 분명 역할을 할 수 있는 일이다.
국민모두가 짊어져야 할 수호의무에 우리만 빼놓고, 대체 언제까지 남자애들만 희생할 수 있을까. 대체 이 젊은이들은 그 꽃같은 시절은 어디서 보상받을거고...
남녀는 서로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블랙홀같은 장벽(예를들어. 군가산점제와 출산으로 서로 죽을때까지 물어뜯게 놔둔일)만 남긴채 이대로 얼마나 더 군대가 유지될까.
이게 바람직한 국가상인지도 사춘기인 내게 의문이었고. 그런 내게 스티브유는 더더욱 상처로 남은 사건이었다.
안 그래도 인생의 한조각을 빼앗긴 휴전국 남자들에게 그렇게까지 모욕감과 상실감을 주어도 되는거니.
그것도 공중파에서 우리돈과 애정을 한몸에 받던 '건강한 아이콘'인 니가.
물론 국내 연예인들도 물의를 빚는다.
근데. 국내에서 모든 비난을 감수하고 주홍글씨를 단채 살아가고, 지칠때까지 욕먹고 그 사건을 항상 현재진행형으로 안고가지 그이처럼 아무런 타격없이 일신을 쏙 빼어 평온하게 살아가지 않는다.
둘다 밉지만 후자가 더 미워. 세대가 지니고 이젠 잊혀졌겠지? 하고 얼굴을 내미는 게 밉살스러운거다.
운이 나빠서 스티브유가 본보기로 희생양이 된거라고 착각들 마시자.
스스로가 건강한 젊은이의 아이콘이 되고자 깝쳤고 그걸로 사랑과 돈을 거머쥐고 한 시대를 후렸고.
징집의무와는 아무 관련없는 나같은 여자(당시엔 심지어 철딱서니 따위의 개념도 없던 소녀)도 호구가 된 듯한 상처를 아직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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