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ㅅ 불구경을 하고 있자니. 문득 저의 과거가 생각나서...
사건의 긴장감을 전하기 위해 다소 격할 수 있음을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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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약 15년전. 봄, 어느 주말.
여자친구따윈 없었던 저는 잉여롭게 컴퓨터를 하고있었읍죠. 질풍노도의 시절..
잇힝 컴퓨터 개꿀잼 +_+ 다른건 안중에 엄썽!!
맞아요
그시절 저는 그저.
실제로 그러했음.
아무튼..
밥때를 한참이나 지나고 나서야.
지금 뭔가 먹지 않으면
영양실조로 엠뷸런스를 타겠구나 느끼고.
냉장고를 스캔 +_+
집 냉동실에 냉동 돈까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룰루랄라~
냄비에 기름을 콸콸콸콸~
접시도 미리 꺼내놓고~ 요리는 항상 즐겁다능 +ㅁ+
하지만.
기름을 너무 많이 담은 탓인지, 쉽게 온도가 오르지 않더군요.
띠링딩딩딩~
그사이! 다운받아논 자료가 완료 +_+
자석처럼 의자로 돌아가. 곧 혼연 일체가 된 저는,
사이버 세계가 주는 이로움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며, 또 자른 학술자료를 검색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한참 컴퓨터를 하고있던 저의 뒤로 스산한 기운이 감돌며.
좀비 게임에서나 보던 뿌연 안개가 제 몸을 감싸더군요
서서히 고개를 돌려...주방을...봤더니.
우와우옹웅오아아오아옹!!!!!!!!!!불길이
천장까지 치솓고 있었습니다!!!!!!!!!!
으아아아아악!!!!!!!!!!!
놀란 마음을 추스리며.. 저는 침착하게
안방에서 마침 낮잠을 자고 있던 동생을 뒤로 한채
하려 했으나. 차마 다음날 신문에서 저의 동생의 이름을 보고 싶진 않았습니다...
(사실 이 사태를 나중에 엄마님이 아셨을때 얼마나 뚜드려 맞을까? 가 당장의 불보다 더 큰 걱정...)
저는 배운 지식을 총 동원해 해결책을 고안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 시피. 불의 3원소는
온도+산소+발화원 이죠.
역시 내가 공부를 완전 손에서 놓지는 않았구나 스스로 대견해하며
재빨리 수건에 물을 적셨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불길을 해치며,
냄비에 차분하게 수건을 덮었죠.
내가 예상한 그림. jpg
다행히 불길은 이내 사그라 들었습니다.
학습한 내용을 차분하게 현장에 적용시킨
나 자신을 스스로 대견해하며
이 기름으로 다시 돈까스를 구워먹을 수 있을까?
라고 고민하던 찰나.
수건으로 다시 불이 옴겨 붙으며...
대. 폭. 발.
너무 뜨거운 열기에 수건의 수분은 순식간에 증발하며,
기름+수건의 엄청난 캐미로 주방은 더욱 붉게 빛났습니다.
이제 난이도는 헬게이트..
이젠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습니다.
119 전화번호를 114에 물어보려 전화를 들었던 찰나.
베란다에 놓여있는 그분의 위풍당당한 자태 +_+!!!!!!!!
-_-...그...그래...
안전핀을 뽑고,,,, 노즐을 불로 향하게 하고....강하게 움켜쥐라고 했던걸 들었던 기었이 있었던것 같다는 생각이............
처는 차근차근 메뉴얼에 있는 사용법대로 소화기를 세팅하고.
그 무서운 불의 근원지를 향해 나쁜놈 개객끼야!!
소화기를 눌렀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이 곧 틀렸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내가 예상한 소화기 사용의 올바른 예
(평화롭게 소화기 체험을 하는 송파구 어린이들)
내가 체험한 소화기 사용모습.
나중에 알고보니, 분말소화기는 내부 가스용기가 폭발하며 용제가 분출되는거라.
한번 쏜이상 약제가 다 나올때 까지 계속 나온다고.
계속.
계속.
안멈춰.
불은 꺼졋네.
다나왔나?
아직나오네.
.
소화기가 몇 번의 기침을 더 토해낸후.
핑크색 분말이 온집안을 다덮었고.
사태가 진정되고나서 저는 더 큰 좌절과 만납니다.
(지하철 소화기 분사사건.jpg)
==>분말 특성상 일반 먼지보다도 훨씬 무거움.
==>청소기로는 빨리지도 않음.
==>다 쓸고 담고 딱아야함.
결국 소화기 사건으로 이웃집까지 집으로 달려들어오고.
(정작 불났을때 말고, 소화기터져서 놀래서 다들 구경옴)
옆집 할머니가 도와주셔서 어떻게어떻게 엄마 몰래 일단 치웠지만.
그 흔적을 어찌 다 정리하겠습니까.....
-_-결국 어머니께 들켜서
야이런!@#!$!$!@#!야!!!!!!!!!!!!!
+등짝스메씽!!! 맞은건 안자랑.
-ㅁ- 긍데 엄니가 귀가하시면서 회덮밥사오셔서 돈까스 안먹고 그거먹은건 자랑
15년전 일인데도 생생하네유.
아.. 맞다 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