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집 마당 예초기돌리고 점심먹을겸 근처 매운짬뽕집엘 갔어요 맵다는 소문 궁금하던참에 도전ㄷㄷ
들어가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주문후 20분정도 기다리고나서야 짬뽕과 만날 수 있었어요
젓가락로 면을 들어서 한입 넣었어요 여느 짬뽕집과 비슷하다 싶어서
국물을 한수저 떠서 입에 넣자마자 구강에 퍼지는 고통ㄷㄷ
끓는 고추기름을 국자로 퍼 먹으면 이 느낌이 날까 싶었어요ㄷㄷㄷ
입이 마비되고 눈물콧물땀이 흐르기시작했어요ㄷㄷ
정신줄을 반쯤 놓아버린채 음식은 남기면 안된다는 평소 신념하에 국물은 최대한 털어내서 면과 해산물만 겨우건져먹던 와중에
옆 테이블에 부부가 오시더니 아저씨 잡채밥 아주머니 짬뽕시키셨어요 짬뽕나오고 정확히 1분 뒤 옆부부테이블에 제 도플갱어가 나타더라구요ㄷㄷ
아저씨 그게 그렇게 맵나? 하시며 아줌마 국물 한수저 먹더니 갑자기 먹던 잡채밥도 안드세요ㄷㄷ 아줌마가 왜 안먹냐니까 입이매워서 지금 뭘먹어도 맵다고ㅋㅋㅋㅋㅋㅋㅋ 식음을 전폐ㅋㅋ 두분다 폭풍오열ㅋㅋ 결국 한 5분간 물만 들이키시다 잡채밥 남은것만 포장해가셨어요ㅋㅋㅋ
부부가 나가자마자 20대 남자 3명 와서 짬뽕3개에 탕슉에 꼬량 하나 시키는데 종업원에게 이것저것 묻는게 첫방문 같았어요
뜯어 말리고싶었으나 눈물콧물에 내코가 석자ㅜㅜ
음식이 나오고 남자셋이 꼬량을 한잔씩 따르더니
"크하 야 이거 진짜맵다"라고 허세를 부렸지만 그게 전부였어요 매운맛이 퍼짐에 따라 점차 "으흨ㅜ 어흐 으으으읗ㅜ" 같은 흐느낌이 들려오기시작ㅋㅋㅋㄱㅋㅋㅋㄱㅋㄲㅋㅋㅋ
이렇게 저는 주변테이블 보며 울다웃다 하며 면만 겨우 다 건져 먹고 계산하면서
이걸 왜 돈줘가며 먹었는지.. 1차후회..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