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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중입니다.
정말 마음아픈 사건이었지요. 판결 난것을 전 오늘 알았습니다. (어제 났다고 하더군요)
판결 가지고 이런 저런 말들이 많으신것 같습니다..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입장에서 말씀드리다면... 판결 자체의 옳고 그름은 제가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괜히 분란을 일으키긴 싫으니까요.
그런데 장애라는 특성을 좀 이해해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장애 아이들은 시한폭탄이 아닙니다. 법원에서 심신상실이라고 했다해서 무슨 사람이 아닌 인격체도 아니구요.
위에 어느 분이 말씀하신것처럼 인지 능력이 낮을 뿐입니다. 19세라고는 하지만 말 그대로 2세~3세정도 수준의 인지를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아이를 누가 처벌할 수 있을까요?
애기를 던져버린 행위 자체는 당연히 저도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미어지지만.. 그런다고 장애 아이를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당장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그 아이를 보고 있던 활동보조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또는 복지관의 시설 관리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구요. 하지만 깊이 생각을 해본다면 우리나라 사회복지 구조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애아이 역시 엄연한 사회구성원임이 분명한데 언제나, 늘 사회에서 버림받고 소외되어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감정이 격해지신 분들은 아예 발달장애 아이들을 격리시켜야 한다고까지 말씀하시는데요.. 그럴수록 발달장애 사람들은 이 사회에서 말 그대로 사람 취급을 못받게 되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인권이 강조되는 세상에 발달장애인 격리를 이야기하시는 것은 말로 인권을 짖밟는 행동을 하시는겁니다.
오늘 당장에 지금 글쓰고 있는제가 퇴근길 교통사고를 당해서 장애인이 될 수도 있고, 결혼 후 아직 아이는 없지만.. 제 아이가 발달장애인으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 역시 저와 상황이 똑같으십니다..
그리고 치료감호? 이야기를 하셨는데.. 제가 법률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정신질환 범죄자의 경우에는 치료감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애는 질환가 차이가 있습니다. 질환이라는 것은 치료를 통해 말 그대로 치료가 될 수 있는 것이지만 장애는 치료를 통해 약간의 완화는 될지언정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입장에서 판사의 판결이 이해안되지는 않습니다..
오징어(+아재징어)분들께 부탁드립니다.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판사를 욕하는것 보다, 장애아이를 욕하는것 보다, 장애아이 보호자를 욕하는것 보다... 이 사회에 장애인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여주세요... 여러분들이 시한폭탄이라 생각하는 발달장애 아이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그들을 낮 동안 케어해줄 주간보호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리고 지금 있는 시설들 역시 종사자들은 너무나도 힘든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에도 성적 트러블이 있는 17세 아이가 복지관에 와서.. 제 책상에 음료수를 엎어버려서 키보드도 고장나고 전화기도 고장나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만.. 그런다고 그 아이를 욕하지는 못하지요..(이런 소소한 사건과 사망사건을 비교하자는건 아닙니다)
욕하는게 아닌 이 아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알아봐야 하고, 이해해야 하고, 그러지 않도록 이끌어 줘야 하는겁니다. 그게 저 같은 복지사들의 역할이고, 여러분들 역시 똑같은 인격체로서, 똑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노력해주셔야 하는 일입니다...
이상... 아재징어가 월급도둑질 살며시 하며 뻘 글 좀 싸질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정말 이 사건 처음 들었을때 마음이 먹먹하고 아팠습니다..
피해자 부모의 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안그래도 평생을 죄인처럼 살아가는데.. 가해자 부모의 마음 역시 피해자 못지 않게 찢어지겠구나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출처 | 서울 모 장애인 복지관에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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