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뉴스=종합뉴스팀 기자) 영화 'D-War'의 심형래 감독이 본지에 황우석 교수를 격려하는 편지를 기고했다. 심 감독은 28일 오전 본지 기자에게 보낸 이 편지글을 통해 7년전 황교수와 만났던 일화를 공개하며 변함없는 지지의 뜻을 밝혔다. (다음은 심형래 감독이 보내온 편지 전문.)
황우석 교수님께 안녕하십니까? 영화감독 심형래입니다.
황우석 교수님께서 배아줄기세포 분야의 연구에 차질을 빚고 있으시고 연구실에 모습을 비치지 않고 실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 듣고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7년 전쯤으로 기억되는데 루프스 환자 돕기 모임에서 황우석 교수님을 만나 커피한잔을 마시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많이 웃어 주시던 해맑은 미소가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해맑던 미소는 사라지시고 연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계시다는 소식에 가슴이 아픕니다.
글로벌화 시대에 총, 칼 없는 기술력 전쟁이 전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도전해야 하는 분야는 우리만의 독자적인 기술력입니다.
영웅이 많은 나라가 잘 사라는 나라입니다. 선진국의 국민들은 영웅이 나오면 격려와 함께 제도적으로 밀어주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영웅이 나오려고 하면 비난을 하거나 짓밟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SF영화를 만들어 우리영화를 최초로 전세계 수출하기 위하여 칸느에 갔을 때 정작 용가리가 국제적 망신을 시키고 있다고 비난한 매체는 다름 아닌 한국의 영화잡지였습니다. 그리고 칸느에 용가리 포스터를 붙어 놓았을 때 외국인은 대단한 영화라고 놀라며 지나갔을 때 비웃고 조롱하는 사람은 바로 한국사람이었습니다.
과학자가 제도적으로 보호 받지 못하고 세계가 인정한 연구가 중단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윤리적 인권문제로 연구가 중단된다면 불치병환자가 치료 받고 싶은 권리도 존중되어야 합니다.
제가 힘들게 용가리를 만들어서 세계적으로 수출이 되고 있을 때 모든 매체가 저를 격려했을 때 유독 저를 비난하고 사기꾼으로 몰고 가는 언론매체가 있었습니다. 황우석 교수님의 연구성과에 대해도 많은 매체가 높이 평가할 때 비난을 하는 매체가 꼭 나타날 것입니다. 왜냐하면 속된말로 튀어보기 위하여 황우석 교수님께 비난의 화살을 쏘아야지만 마치 특종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기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작은 보도에 신경 쓰지 마시고 소신을 다하여 주십시오.
저도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SF영화 'D-War'를 만들고 있습니다. 저도 여기까지 걸어오면서 “우리 나라는 안 된다. 미국만이 할 수 있다.”라는 고정관념이 박힌 사람들 때문에 무척 힘들었습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황우석 교수님을 보면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존경하는 황우석 교수님. 저희 어머니도 불치병으로 힘들어하고 고통 받고 있습니다. 불치병을 가진 사람들의 가족은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황우석 교수님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힘든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불치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힘을 주기 위하여 연구를 계속해 주시고 어떠한 힘든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마시고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황우석 교수님은 배아줄기 세포 연구로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시고 저는 SF영화 'D-War'로 세계적인 감독이 되기를 원합니다. 다시 만나면 7년 전 보다 더 웃겨 드려서 다시 해맑은 미소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