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게에는 처음 와보는데..... 누가 봐주시려나 모르겠지만 그냥 주저리주저리 글 남겨봐요.
일 년이 넘게 취업 준비 중이에요. 나이는 스물 다섯, 여자입니다.
솔직히 이제껏 살아오면서 제 자신이 못났다 생각한 적 없었어요. 제가 잘 나서가 절대 아니라, 정말 운이 좋게 살아왔기 때문이에요. 좋은 부모님 밑에서 그리고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 지냈어요. 공부도 열심히 했고 머리가 나쁜 편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사람 복도 많았고 나쁜 일 같은 건 겪어보지도 않았고 항상 감사함 속에서 지내고 있었죠.
그런데 취업 준비를 하면서 많은 게 변했어요. 아무것도 마음대로 안되네요.
처음에는 그랬어요. '그래, 여기는 나랑 맞지 않는 곳이니까 안 된거겠지'라고. 그런데 이제는 '내가 들어갈 곳이 어디 하나 있기는 한건가?' 생각이 들어요.
노력도 해보고 조언도 구해보고 공부도 했어요.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남들보다 뒤쳐지지 않으려고 각종 자격증에 점수에 돈도 시간도 들였는데.... 그런데 잘 안 되네요. 정말 안 되네요.
물론 저도 알아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으니까. 부족하니까, 뭔가 아쉬운 구석이 있으니까 안되는 거겠죠.
그런데 너무 힘들어요. 과연 끝이 나기는 하는건지 궁금해요. 어차피 안 될건데 뭐하러 이러고 있나 약한 마음이 생기고 밝고 긍정적이라 자부했던 성격도 많이 변했어요. 까칠하고 냉소적인 저를 발견하곤 깜짝 놀랍니다. 새삼 '이제까지 핑크빛 세상만 바라보고 살았나' 싶어요.
친구의 소식을 듣고는 축하 인사를 건네요. 좋아하는 친구고, 좋은 일이니까 기쁜 마음이 들어요. 근데 이 축하가 내 진심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축하를 해주면서도 찜찜해요.
친구는 잘되고 나는 안되었다는 사실이 기쁜 일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없게 만들어요.
어쩌면 저는 못난 사람인지도 모르겠어요. 그저 속으로.... 친구에게 미안해요.....
휴~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새벽이네요 ㅎㅎㅎ
그냥 요새는 엄마 아빠께 죄송한 마음이 가장 커요. 남들처럼 잘난 딸, 남 부럽지 않은 큰 딸 되어드리지 못하는 게 죄송스러워요. 빨리 취업해서 예쁜 옷, 맛난 음식 사드리며 효도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