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 측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문화정책에 대해 반대세력이 직권남용이라는 잘못된 논리로 접근하고 있는 정치적 사건”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원 변호사는 “언론에서 블랙리스트라는 말을 가지고 뭔가 잘못된 것이고 뭔가 처벌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논리로 말하니까 특검이 법리 검토도 제대로 안하고 기소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국토개발 정책과 비슷하다며 전 정권에서 특정 구역을 편향되게 개발해서 다음 정권이 다른 지역을 개발한 셈이라고 비유했다. 이 변호사는 “다음 정부에서 이번 사건에서 문제된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을 문제삼아서 배제하면 새 정부의 정책도 위법한 것이냐”며 “박근혜 정부와 새로운 정부가 뭐가 다르냐”고 했다.
정동욱 변호사는 “나이가 80이 다 되신 분이 심장에 스텐트 8개를 박고 한평 남짓한 방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 본인이 잘못한 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구속됐다는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힘들어서 제가 거의 매일 접견을 가는데 만나뵙기도 불안하다”며 석방을 검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 변호사는 “제가 현직에 있을 때는 간첩이나 살인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70세 이상을 구속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피고인의 건강을 생각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