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형 개인 승용차로 수동을 십수년동안 운전해봤던 경험으로 이 글을 작성합니다.
물론, 오래 운전하거나 수동의 경험이 있는 운전자 분들은 다 아는 상식일 뿐인데...
요즘 핫한 양발운전 사유 중에, "수동을 운전하다가 양발 운전을 하게 되었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보고,
아래에 쓰는 글이, 꼭 기본적인 상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쓰는 글입니다.
일단 수동운전...
수동 자동차는 클러치가 하나 더 있는데, 이 때문에 브레이크 작게 설계되고, 보통 엑셀보다도 작습니다.
그래서, 왼발이 클러치에 할당이 되고, 오른발은 브레이크와 엑셀에 할당되는데,
수동운전을 할 때, 이 오른발(브레이크, 엑셀) 왼발(클러치) 규칙을 깨고 운전하는게 불가능합니다.
이유는 클러치를 사용하는 방법인데,
클러치는 단독으로 사용되지 않고, 브레이크와 엑셀과 "함께" 조작되기 때문입니다.
감속할 때, 브레이크로 감속하다가 차 힘이 딸리면, 브레이크 조작중 변속을 위해 클러치가 들어가야 되고,
정지할 때도 브레이크로 감속하다가, 거의 정지했을 때,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로 "동시"에 클러치를 밟고 기어 중립을 하죠.
출발할 때도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클러치를 밟은 후 기어를 넣고,
클러치를 서서히 풀어주면서 미션이 거의 물리는 시점(아직 클러치 밟고 있음)에 엑셀을 "동시"에 밟아 출발을 합니다.
가속시 변속할 때도, 클러치 밟고 기어를 올히고, 클러치를 뗀 후, 엑셀을 밟게 되면 미션 충격이 오기때문에,
클러치를 밟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며 동력이 약간 물리게 되면, "동시"에 엑셀을 밟아 RPM을 유지시켜 변속을 합니다.
출발할 때도, 시동이 꺼지지 않고 신속하게 출발하기 위해 클러치와 엑셀을 "동시"에 조작하여 출발하는데...
이 순간을 흔히 반클러치라고 하죠. (미세하게 클러치와 엑셀을 "동시"에 밟고 있는 상황)
이것은 곧, 클러치는 브레이크와 엑셀과 별도로 조작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겁니다.
엑셀이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 어떤 발은 분명히 클러치를 조작해야하므로 당연히 왼발이 브레이크에 올수 없고,
오른발이 엑셀과 브레이크를 조작할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조작 방법이 바로 수동이라는 거죠.
최고 단수(보통 5단)를 넘어서는 고속주행에서는 클러치를 조작할 일이 없지만,
속도 변화가 많고, 신호기가 많아 저속을 주행하는 시내에서는,
출발, 변속, 정지 등 차의 모든 동작에 변화가 생기면 항상 클러치를 실시간으로 동작해야합니다.
그것도, 클러치+브레이크, 클러치+엑셀 형태로 조작되는데,
엑셀이든 브레이크던지 간에, 클러치가 끼므로, 클러치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페달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차 움직임의 변화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러시아워 때,
수동 운전자들은 왼발이 후덜거리고 저리기까지 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특히, 완전히 밟은 것도 아니고, 왅전히 뗀 것도 아닌, 반클러치 유지 상태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맨 왼쪽에 있는 클러치와 "동시"에 조작되어야 하는 브레이크와 엑셀...
다리가 세 개가 달린 사람이 아닌 이상, 클러치 외 부분인 브레이크와 엑셀은 당연히 오른발이 맡아야 합니다.
수동 운전자에게 생기는 어쩔 수 없는 습관이라는 거죠.
이렇게 습관이 되어 있는 사람이 자동을 운전하게 되었을 때...(또, 제 경험)
자동은 클러치가 없기 때문에, 클러치를 밟던 습관을 가진 왼발이 허공에서 허우적 되게 됩니다.
출발, 정지, 변속, 회전 등... 모든 운전 단계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가장 많이 사용한 클러치가 없으니,
당연히 자동 운전 초기에는 왼발이 허공에서 허우적거릴 수 밖에 없고, 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수동보다 브레이크 페달이 큰 자동에서, 공중에서 허우적거리던 왼발이 브레이크에 걸리는 문제가 있긴 한데,
이건, 아직 미적응에 의한 실수에 해당할 뿐입니다.
(다만, 허우적되던 왼발이 실수로 브레이크를 건들었을 때, 일상적인 운전감보다 위험을 느꼈는데,
양발 운전하는 사람은, 이 위험한 느낌이, 익숙해져 버린 본인의 운전 습관이 되버린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오른발은 어떻게 될까요?
이미 수동운전의 경험에서, 왼발 담당 클러치 덕분에, 가속을 할 때, "오른발"로 엑셀을 밟고,
감속을 할 때 "오른발"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습관이 되어있습니다.
당연히 오른발로만 브레이크와 엑셀을 조작하게 되고, 자동에 완전히 적응하게 되면,
왼발은 더 이상 공중에서 허우적대지 않고, 왼쪽 발판에 가만히 놓여있을 뿐입니다.
수동 운전자가 자동에 적응한다는 의미는 "왼발이 얌전해졌다" 밖에 없습니다.
한번 적응한 습관을 바꾸는게 진짜 어려운 일인데,
만약 수동 운전을 한 사람이 자동에서 양발운전을 하게 된다면,
그 사람은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 사람이라고 밖에 설명 못합니다.
만약, 클러치가 브레이크와 엑셀과 독립적으로 조작된다면 수동운전자의 양발운전이 설명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클러치는 꼭 브레이크와 엑셀과 함께 조작되므로,수동 운전 출신은 자동에서 양발 운전이 불가능합니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도, 어떤 발은 분명히 클러치를 조작해야하므로 왼발이 브레이크에 올수 없기 때문에)
진짜 피나는 노력을 해서... 왼발로 브레이크 잡는 훈련을 하지 않는 이상은...
결론은, 수동운전 습관때문에 자동에서 양발을 사용한다는 핑계?... 이건, 말이 안되는 겁니다.
사족.
그리고, 수동 운전 부심이 있던데...
수동운전을 하는 사람이 운전을 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자동이든 수동이든, 아무 차나 자기가 쓰는 차를 안전하고 빠르게 조작 잘하는 사람이 운전 잘하는 겁니다.
자동운전자의 수동 조작이 힘들고, 수동운전자의 자동조작은 쉽다는 것... 이건 운전 잘하는 기준이 아니죠.
그나마, 수동부심은 차량의 힘을 운전자가 제어할 수 있다는 것과 부수적으로 연비가 좋다는 거죠.
그래서, 수동을 운전하다가 자동을 처음 운전할 때, 답답함을 느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