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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854446
    작성자 : shsl
    추천 : 2
    조회수 : 161
    IP : 218.146.***.142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05/18 01:51:18
    http://todayhumor.com/?freeboard_854446 모바일
    '동정론' '선비질' 관련해서 여러분께 드리고픈 말이 있습니다.
    저는 과거 디씨 야구 팀갤을 했었고, 오유에 가입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으며, 지금의 인터넷 정체성을 굳이 따지자면 그나마 트위터리안 정도로 정의할 수 있는 20대 후반 여성입니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이 시간까지 잠 못 들고 오유를 눈팅하다 보니 '이 정도로 사건이 커지니 무섭다' '웃고 즐길 게 아니라 조금 자중해야 할 것 같다'는 글에 '벌써부터 동정론이 나오다니' 라는 반응들이 조금씩 나오는 걸 목격했습니다.
     
    그런 분들께 제 인터넷 활동 최악의 트라우마로 남았던 경험 하나를 고백하고자 합니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 송지선 아나운서를 기억하실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인간으로서 같은 인간에게 치욕스러운 일을 당했고, 마지막 탈출구까지 틀어막혔으며, 그 결과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그녀의 싸이월드 사건 때 실시간으로 팀갤에 상주하며 진행 과정을 보아왔습니다.
    그녀가 정말 잘못될까 두렵기도 하고, 그 싸이글이 해킹이기를 바라기도 하는 마음으로 당시 그녀의 직장에 전화도 걸었었죠.
     
    그리고 그 일이 이름도 언급하고 싶지 않은 모 선수와의 해프닝 정도로 가닥이 잡힐 때, 저는 그 모 선수 구단의 팬인 친구와 야구를 보러 갔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본인에게 치욕적인 그런 글을 충동적으로 쓰고 소동을 일으키다니, 송지선도 미친 거다' 라는 한 마디 험담을 했습니다.
     
    그 한 마디 이후 사태가 눈 뗄 여유조차 주지 않고 급격하게 진행되었고, 송지선 아나운서는 세상을 등졌습니다.
     
     
    제가 지속적으로 그녀에게 악플을 쓰거나 인터넷상으로 심한 욕설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친구에게 험담 한 마디 했을 뿐이죠.
    그런데, 그 험담 한 마디가 죄책감으로 변해 아직까지도 가슴에 단단히 박혀 있습니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건가, 라는 생각에 아직까지도 사로잡혀 살고 있습니다.
     
     
     
    지금 여시 회원들이 보이는 작태를 그녀와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 제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설명하기 위해 그녀의 이름을 들고 나온 것도 또다른 죄책감이 듭니다.
    하지만 말 한 마디로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렸고, 지금도 시달리고 있는 제 입장에서 전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동정론'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본인 스스로의 양심을 구제하기 위해' 지금의 오유 여러분은 조금만 열기를 식히고 자중하셔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시 회원들 중 멘탈이 심약한 사람들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일으킨다?
    그런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르고, 발생 안 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발생할 경우는 말할 것도 없을 겁니다.
     
    또 발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사태는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습니다.
    그걸 여전히 인식하지 못하는 건 여시 회원들이 법적으로 감당해야 할 문제죠.
    아마도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인생이 산산조각 날겁니다.
    그 고통을 온전히 여시 회원들의 몫으로 남겨두시길 바랍니다.
     
    저처럼 말 한 마디로 평생 지고 갈 마음의 부채를 만들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출처 본인 경험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5/05/18 01:51:57  182.216.***.147  시인에게  345702
    [2] 2015/05/18 01:52:27  59.28.***.38  BlueRain  565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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