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를 위해 반말좀 하겠습니다. 쿨럭
몇년전인진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네
당시에 포크레인 기사였던 작은매형은 (뭐 지금도 하고 계시지만.) 현장이
구미-칠곡 근처였어.
근처에 살았던 난 항상 놀잇거리라곤 거의 없다시피한 이 동네를 벗어나고 싶어했는데 마침 매형이 근처에서 일하시니까 일끝나면 누나들이 살고있는 대전으로 같이 내려가서 놀다가 아침일찍 같이 돌아오는 생활을 종종 했었어.
한날은 고모집에서 큰누나 작은누나 사촌누나랑 걸판지게 먹고 마시고 새벽 네시쯤 출발해서 구미로 내려가고 있었는데 가다가 매형이 너무 졸리니까
좀 넓은데 세워놓고 한숨자다가 가자 그러시더라고.. 나도 졸려 숨질것 같았는데, 조수석에서 자면 운전자도 졸리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억지로 참고있었던터라 반색했어.
영동터널이 나오기전에 좀 넓직한 갓길이 있었는데 거기서 눈좀 붙이기로 했어.
얼마나 잤을까 푸드덕 털털탈탈 소리가 나서 깨보니 매형이 차에 시동을 걸고 있었어. 시간을 보니 5시 반을 갓 넘긴 시각, 정신이 좀 맑아지니까 갑자기 오줌이 마려운거야. 잠깐 내려서 오줌을 누는데 무슨 넝마조각같은게 휙~ 하고 날려가는걸 언뜻 봤어.
위험하게스리 누가 도로에 쓰레기를 버려놨나 싶어 욕 한마디 해주고 출발했지.
좀 잤다고해도 피곤이 몰려오는건 사람이 치킨 좋아하는것만큼 당연한 이치 아니겠어? 잠 좀 깨려고 껌하나 꺼내씹고 룸미러를 보는데 트렁크쪽에 넝마같은게 펄럭펄럭 거리는거야.
날려가다 우리차에 붙었나? 저거 뒤에오는 차에 날아가면 위험하겠다 싶어서 매형한테 이야기했어.
"매형, 저거 트렁크쪽 와이퍼에 천쪼가리 긑은거 걸린거 같은데 보여요?
"뭐? 천 쪼가리? (룸 미러를 이리저리 살펴보다) 그런거 없는데?"
"저마이 휘황 찬란하게 펄럭거리는데 안보여요?"
"니 아직 잠 덜깼냐 ㅋㅋ 더 자 인마"
저게 왜 안보여? 무슨 바람부는날 미친년 치마폭처럼 휘날리는데 저게 안보여?
에라이 모르겠다 잠이 덜깼나 싶어서 그냥 눈감고 기대는데 오른쪽 목덜미가 쌔한게 귓볼까지 소름이 쫙 돋는거야.
뭐지 싶어서 눈을 떴는데 오른쪽에 아까 그 천쪼가리가 펄럭펄럭 거리네?
룸 미러로 뒤를 보니까 없네? 오른쪽을 보니까 웬 시커먼 넝마같은게 펄럭거리는데 이거.. 이거 가만보니까 머리카락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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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워워워오오오!! 씨부럴!!!!!"
"뭐야! 놀래라 인마! 악몽이라도 꿨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우 뭐여 매형 언제 출발했어요? 와 꿈 존나 소름돋네 진짜"
시간을 보니 5시 반을 갓 넘긴 시각.. 잠깐 잠든사이에 악몽을 꿨나 개무섭네
와 ㄷㄷㄷ 하면서 매형한테 꿈꾼 이야기를 해줬어
"......그래가지고 와 진짜 놀라가지고 좌심방 우심실 개통될뻔 했다니까요?"
"ㅋㅋㅋㅋㅋ 너 맨날 무슨 사이트에서 공포글 보고 그런거 보더니ㅋㅋ 그만봐라
맨날 그런거나 보니까 꿈도 저런걸 꾸지"
"네? 저런거요?"
뭐? 그런거도 아니고 저런거? 저런?
"으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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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은게 꿈에서 깼는데 꿈인게 어디있어? 와 진짜 정신좀 차리니까 매형도
깨서 헉헉대고 있더라 매형한테 자다가 웬 사람 대가리가 차 따라서 날아오는 꿈 꿨는데 깨니까 또 꿈이었다고 이야기하니까.
매형도 비슷한 악몽을 꿨다는거야.
매형이 꾼 꿈은 터널 진입해서 가고 있는데 웬 사람 대가리가 확 나타나서
매형이 깜짝놀라 핸들을 꺾어 마주오는 차랑 사고가 나는 꿈이었대
그래서 희멀겋고 피칠갑해서 머리털은 산발해서 무슨 넝마쪼가리마냥 펄럭대지
않았냐고 물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같은 머리통이더라고..
일단 정신차리고 어떻게 무사히 잘 도착하긴 했는데 그 날 매형이랑 내 꿈속에
나타났던 머리통은 뭘까..
아 참 자고 일어났을때의 시간 5시 30분을 갓 넘긴 시각.. 5시 30분에 무슨 의미가 있었던걸까?
하하..별 재미없었지? 음.. 그래 그렇지 ? 역시?.. 핳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