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달 전쯤인가
동네에 못보던 하양고양이가 나타났서여
눈처럼 하얀게 이놈은 분명 집고양이였서여
제눈엔 터앙같아 보여서 그냥 터앙이라 믿고 있는데
이녀석이 갑자기 눈 주위 털이 막 빠지더니
눈하고 코에 고름(?)같은게 막 뚝뚝 떨어지는것이였서여
안그래도 흰둥이들은 눈에 잘 띄어서 길냥이들한테 많이 맞는다던데
너무너무 불쌍했서여
병원에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이미 저희집 냥이 병원비로 150을 지출한상태라
출혈이 너무 심해 데리고 가지 못했서여 ㅠㅠ
하얗디 하얗던 흰둥이는 길생활에 찌들어 점점 새카매지고
회색 냥이가 되고 있었서여 ㅠㅠ
며칠을 그러다 안되겠다 싶어 약을 먹이기로 했서여
숨도 색색쉬고 힘이 없는게 허피스같아서
동네 병원에 사진을 보여주며 감기약을 이틀치 처방받아서
사료+물+닭고기+엘라이신+약 을 섞여 먹였어여
오오 약을 먹이니 눈물 콧물이 사라졌서여
하지만 아직 다 낫지 않았고 약을 더먹여야 했서여
그치만 흰둥이 감기약 이틀치가 우리집 식대 이틀치를 넘어섰어여
너무너무 슬펐서여
어차피 감기약이라고 해봤자 항생제가 전부일테고
저희병원 원장님께 물어 고양이에게 쓸수 있는 항생제 종류를 물어봤어여
오 고양이는 아목시실린계 항생제를 쓴대여
우리병원은 아목시실린계 항생제를 처방해여
접때 감기로 먹다 남은 항생제가 집에 남아있었서여
흰둥이 몸무게를 대략 3키로로 계산해 약을 10등분하여 먹이기로 했서여
흰둥이는 밥때마다 와서 기다리고 먹고 갔어여
눈도 많이 좋아지고 색색소리도 이제 안나여
기분이 좋았서여
그리고 걱정도 됐어여
이렇게 계속 제가 사료를 주면 길에서 살아남을수 있을까
내가 밥을 안주면 밥빌어먹고 살데는 있을까
남집사와 고민고민하고 흰둥이가 몇개월이나 계속 우리를 기다리면 흰둥이를 입양할까 고민도 많이 했서여
그러던 어느날
흰둥이 녀석이 살만하다 싶으니까 띄엄띄엄 오기 시작했서여
저녁에는 안오고 아침에만 오더니
한동안 흰둥이 녀석이 보이지 않았서여
이제 아픈거 다 나았으니 자기 살길 찾아서 갔나보다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무슨일 생기진 않았을까 걱정도 됐어여
그리고 어제 아는분 딸내미 돌잔치를 다녀왔서여
여기는 부산이에여
뷔페 회가 참 싱싱하고 맛났어여
우리 아가들을 위해 연어와 광어와 민어와 참치 회 몇점을 고이고이 싸왔어여
이녀석은 먹을 복을 타고 났나봐여
한동안 보이지 않던 흰둥이 녀석이 있었서여
연어 회를 줬어여
회가 사라졌서여
오랜만에 보니 이제 감기는 다 나아있었서여
반가운마음에 사료+물을 챙겨 주었서여
챱챱챱 잘먹었어여
컵이 깊어 걱정했는데 손으로 열심히 꺼내서 다 맛있게 잡수셨어여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혹시나 싶어 눈누랄라 밥을 챙겨 내려왔어여
흰둥이는 없었어여
어제는 회 냄새가 나서 기다리고 있었나봐여
흰둥아 잘 살구 가끔씩 들려줘
혹시나 인연이되면 내가 널 업어갈수 있으면 참좋겠다
그치만 넌 너무 시크해
어떻게 밥만먹고 가니
어떻게 회만먹고 그리 갈수있서 ㅠ
오늘 아침에도 기다렸단말야 후엥 ㅠㅠ
다음에 또보자 안늉 흰둥아
흰둥이 또 보이면 종종 사진찍어 올릴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