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할 시기가 됐지 않습니까. 고민 중입니다.”
KIA가 구단 혁신 드라이브를 걸 모양이다. 2009년 한국시리즈 우숭, 2011년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끝으로 내리막길을 걸은 KIA는 올해도 8위로 시즌을 마감한다. 3연속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구단창단 후 처음. 구단 수뇌부도 꾸준히 문제점을 파악해 어떤 식으로 변화를 줘야할지 심사숙고 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체질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 시즌 후 광풍이 몰아칠 수도 있는, 말그대로 폭풍전야 분위기다.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일찌감치 군입대 계획을 세운 김선빈과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 탈락 이후 “경찰청 수석 입대가 목표”라고 밝힌 안치홍이 내년 라인업에서 사라진다. 각각 상무와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계획 중인데 큰 이변이 없다면 2009년부터 찰떡궁합을 과시해 온 키스톤콤비 없이 내년 시즌을 맞아야 한다. 마운드쪽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해외진출을 사실상 선언했고, 프리에이전트(FA) 송은범도 팀 잔류 여부가 불투명하다. 투타에서 주축 선수가 동시에 빠져나갈 위기에 처해진 것이다. 가뜩이나 하위권을 멤돌던 팀에 차, 포 다 빠지는 형국이다. KIA 허영택 단장은 “1년 동안 구단이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 해 왔다. 관리파트나 트레이닝파트 등 전반적인 시스템 개편을 꾸준히 진행 해 왔는데, 이 과정에 자연스럽게 리빌딩 아닌 리빌딩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선택을 해야할 시기라고 본다”고 밝혔다.
사실 안치홍은 지난 7월부터 “빨리 병역을 마칠 것”이라고 말해왔다. 희박한 가능성에 기대를 걸며 하루하루 마음졸이며 생활하는 것보다 2년 간 공백이 있더라도 마음 편하게 뛰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구단도 의욕을 잃은 안치홍에게 환경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 이달 초 입대를 승인했다. 15일 경찰청 입단 테스트를 받은 안치홍은 결과 발표를 기다리며 팬들과 작별인사를 준비 중이다. 김선빈은 올해 세 차례 햄스트링과 종아리를 부상하는 등 팀 전력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안치홍과 비슷한 이유로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못했다. 구단측은 올해 신인으로 입단한 박찬호와 강한울이 가능성을 보여줬고, 김민우 박기남 등 베테랑들과 군에서 전역하는 내야수들이 조금 있어 내부 경쟁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허 단장은 “주축선수 한 명이 빠지면 당연히 리스크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해당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해 서너명의 기대주들이 사활을 걸고 경쟁하지 않겠는가. 이런점은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양현종도 마찬가지다. 이미 해외진출로 마음을 굳혀 잡을 명분이 없다. 허 단장은 “류현진이 LA다저스에서 성공을 거뒀고, 윤석민은 올해만 놓고보면 실패한 시즌을 보냈다. 마음이 떠난 선수를 붙잡아 놓는다고 해서 의욕적으로 시즌을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직 여러가지 절차가 남아 내년 전력에서 완전히 이탈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최소 2년 혹은 그 이상 리빌딩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라 사령탑 결정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허 단장은 “감독 선임은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본사와 긴밀히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충분히 고민해 결정해야 할 문제다. 유임이든 신임이든 조만간 결정을 해야하는 시기라,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 KIA다.
* 유임이든 신임이든이 아니라 유임은 접어둬야죠. 그리고 무슨놈의 심사숙고인지 당장 오늘 경기장에 나와서 경기 끝나면 감독 면담해서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재계약은 안되겠네요라고 말하고 보내줘야죠.
제가 단장이라면 경기 후에 불러서 "제가 무슨말 할 줄 아시죠. 이제 물러나실때가 된거 같습니다. 내일 마지막
경기 잘 하시고 알아서 나가주세요."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