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제가 며칠 전, 여권신청을 하러 시청에 갔을 때였어요.
안내표지에 신청서를 작성하고 1번 창구로 오라기에 원형탁자에 꽂혀서 있던 신청서를 빼 들어 꼼꼼히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몇 자 썼을까, 위로 드리워진 그림자에 조금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웬 키가 커다란 남정네가 쭈뼛쭈뼛 서 있드라구요.
어쩐지 눈매가 무섭게 생겨서 ㄷㄷㄷㄷ하고 다시 쓰려는데, 그 사람이 계속 쭈뼛쭈뼛 주위를 맴돌아요.
그러다가
"저기여어....."
왜인지 엄청엄청 조심스러운 목소리가ㅋㅋㅋㅋㅋㅋ
"네네"
"그 종이여.... 어디서 줘여....?"
제ㅋㅋㅋ신청서를 가리키며ㅋㅋㅋ묻더라구요.
근데 이게 원형탁자였는데 신청서들이 나무판떼기???? 약간 그 뭐시냐 책자 넣는 듯한 나무판떼기??? 그런데 쏙 들어가 있어서
바로 앞에 있는데 그 남자분한테는 안보이셨나봐여ㅋㅋㅋㅋㅋ
그래서 종이를 바로 앞에 있는 판떼기에서 쏙 뽑아서 드렸더니
표정이
헐+난 바본가+왜 저걸 못봤지+헐+저게 왜 저기서 나와+헐
뭐 이런 복잡시려운 표정을 지으며 떨떠름하게 고맙습니다 하고 옆에 앉아서 쓲쓲 쓰시더라구요ㅋㅋㅋㅋㅋ
하 덩치 산만한 남정네가.... 한귀염하는구만, 이러는데
"저기여어....."
"네네"
"이거 쓰는 거에여.....?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뭔가 혼돈의 카오스+울먹 느낌으로 물어보시길래ㅋㅋㅋ웃음을 참으면서 뭘 쓰고 뭘 안 쓰는지 알랴드렸어여
근데 나도 처음 신청하는 게 함정ㅋ
그런데 이 사람잌ㅋㅋㅋ어찌나 친화력이 좋은지 금세 편해져가지고ㅋㅋㅋㅋ
"제가 열여덟살이 넘었거든여? 고등학교를 졸업을 했어여ㅇㅇ그러니까 여기 후견인 같은 거 안써도 되져???"
"넼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이번에 미국에 가야되가지고 여권신청하는 거에여ㅇㅇ근데 처음 신청해봐여."
그럴 거 같았어옄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조잘거리면서도 또박또박 잘 써서는....
"저 다 쓴 거죠??!?!"
하면서 신청서를 저한테 쫙 펴서 보여주더라구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낰ㅋㅋㅋㅋㅋ아니 거기 주민번호도 다 쓰는데 그걸 남한테 펴서 보여주면 어쩌자는 거옄ㅋㅋㅋㅋㅋ
열여덟 살 넘었다며 왤케 해맑졐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되게되게되게 뿌듯한 표정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걸음을 옮기더라구요.
그래서 웃음 참으면서 뒤에서 보는데
자신감 있게 걸음을 한 세 걸음쯤 갔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상으로 뒤돌아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기.... 어디로 가야되여......?"
"ㅋㅋㅋㅋㅋㅋㅋㅋ1번 창구여ㅋㅋㅋㅋㅋㅋ"
가르쳐주니까 또 해맑!!!! 해져서 가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창구가서 옆쪽 보니까 직원분이랑 또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타임을 가지고 계시던데....
"사람들이 이거 종이 부족해서 마니 와여?? 그럼 이거 장수 많은 거 해야할까여???"
"제가 비행기를 처음 타거든여, 그래서 쫌 무서운데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낯선 사람한테 저렇게 해맑해맑하게 다가오는 사람도 있네요ㅋㅋㅋㅋ
엄청 귀여웠어요.
음........ 이렇게 마무리하긴 심심하니까 이번엔 일주일 전에 카페알바생한테 심쿵한 썰!!!!
친구랑 매운음식을 잔뜩 먹고(다음 날 제 장이 폭주했어여) 카페에 갔어요.
거기서 달달한 걸 먹고 싶어서 케이크를 기대하면서 들어갔는데, 거기 진열장에 케이크가 없는 거에요ㅜㅜㅜ
제가
"케이크가 없어!!!"
라고 친구에게 절규하는 동시에 옆 카운터에선 어떤 다른 여자분이 "쉐이크 주세요." (무슨 쉐이크였는지 기억안남) 이라고 주문을 했는데,
주문 받던 알바생이
"케이크 없어요ㅠㅠㅠㅠ"
주문하던 분이랑 제가
"네?"
이러니까
"쉐이크 없어요ㅠㅠㅠㅠ"
"네?"
"아니아니, 케이크가 다 떨어져서요...."
"네넹...."
"아, 쉐이크도 다 떨어져서요....."
"네넹...."
"케이크도 쉐이크도 없어요."
저거 은근히 발음 헷갈려서 어리둥절잼ㅋㅋㅋㅋㅋ케이크도 쉐이크도 없어서가 은근 라임 쩔어서 쪼금 피식했어옄ㅋㅋㅋ
암튼 근데 그래서 나도 쉐이크 먹고 싶었는데 얼음을 갈아만든 모카프라푸치노를 먹었어요.
친구는 초코먹고ㅇㅇ
그래서 둘이 나온 거 나란히 앉아 먹는데
모카 프라푸치노가 신거에요ㅠㅠㅠㅠㅠㅠㅠ
처음엔 혀가 너무 자극적인 걸 먹어서 제 기능을 상실했나??? ㅇ0ㅇ
이러면서 저의 미각을 의심했는데
두번 먹고 세번 먹어도 신 거에요ㅠㅠㅠㅠㅠ
그래서 사실 자신없이 카운터로 가서
"저기 모카 프라푸치노에서 신 맛이 나는 거 같아여ㅠㅠㅠㅠ원래 이런가요?ㅠㅠㅠㅠ"
이러면서 물어봤죠.
어쩌면 내가 미각을 상실했는지도 몰라!!! 이러면서.....
알바생이
그 알바생이
"신 맛여?!!!?!?!???" ㅇ0ㅇ
이런 표정으로 가져가서
맛 보더니
옆에 있는 친구 알바생을 보며
"셔!!!!!!!!!!!!!!!!!!!!!!!!!"
이러면서 놀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는 엄청 시무루한 표정으로 돌아와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갱님....."
"네."
"프라푸치노에 들어가는 가루가 하양색이에여.....ㅠㅠ"
"네."
"근데 요거트 가루도 하양색이에여....ㅠㅠ"
"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만들어 드릴게여....ㅠㅠ"
"넼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만들어진 음료는 맛있었고 햄보켔다고 함미다ㅇㅇ
제 입장에선 엄청 귀여운 사람들이었어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머글게로 가야하나 고민했는데 뭔가 그르케 웃긴 내용이 아니라 고민하다가.... 그냥 자게로...ㅠㅠㅠㅠㅠㅠ)
암튼
어케 마무리하지
여러분... 사..... 사....... 사는 동안 마니 버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