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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5143
    작성자 : 운디드
    추천 : 14
    조회수 : 2809
    IP : 121.154.***.94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12/19 22:15:56
    http://todayhumor.com/?panic_85143 모바일
    군대에서 시체 본 썰(긴글주의)
    여친이 없으므로 음슴체로 갑니다.

    필자가 있던 부대는 후방 해안경계대대, 그것도 본부중대였음. 필자는 인사과 계원이라 매일매일이 아스테이지와의 싸움......ㅂㄷㅂㄷ

    2014년 2월, 혹한기도 끝나고 유격까지 큼직한 훈련도 없는 평화로운 나날이었는데

    갑자기 조류독감이 터짐....................모든 훈련은 다 취소하고 조류독감 방역, 방역초소 운영이 최우선순위로 떠오름.
    (터질 거였으면 혹한기 전에 터져주지.........ㅠ옆대대는 혹한기 취소인데ㅠㅠ라는 철없는 불평도 했었음)

    대대 병력이 현역하고 상근 합쳐서 100명이 겨우 넘는 전형적인 후방 보병대대였는데(해안중대 제외)

    지통실 상황근무, 각 처부 최소대기인원, 5대기, 경계근무 인원만 막사에 남고 나머지는 전부 방역초소 근무 투입........

    당시 필자가 인사과 최선임이라 인사과 대기인원으로 남았는데

    문제는 막사대기인원으로 당직근무를 돌림.........그것도 상병급 이상으로 돌리다보니 삼일에 한번 당직근무가 돌아옴.......ㅠ

    당직근무 끝나고 샤워하고 3시간 남짓의 근무취침을 하려고 샤워하고 매트리스랑 침낭을 펼치던 찰나에 

    갑자기 대기인원 생활관에(조류독감 방역 인원들이랑 막사대기 인원들을 구분해서 생활관 배치함.....) 정보과장님이 들이닥침.

    그러더니 남는 인원이 필자밖에 없냐고 심각하게 물어보심. 

    평소에 허허실실 사람좋은 미소를 띠던 양반이 갑자기 심각하니까 '무슨 일이지?'했지만

    일단 지금 막사내에 인원들은 전부 근무투입이라 남는 인원은 근무취침자인 필자뿐이라고 대답함.

    그랬더니 진짜 미안하다고 그러면서 전투복으로 환복하고 현관앞에 1호차에 탑승하라고 지시하심.

    '1호차? 대대장님 전용 차량? 더듬이 길게 돋아난 그 회색 SUV? 그걸 내가 왜?'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군대는 높은 사람이 강아지를 보고 고양이라면 그 강아지를 닮은 고양이가 고롱고롱 소리를 내고 꾹꾹이를 하게 만들어야하는 조직.............

    결국 근무취침도 포기하고 환복하고 1호차 앞에서 대기함.

    조금 있으니까 대대장님이랑 정보과장님이 나오시는데 사람좋기로 유명한 우리 대대장형 얼굴이 엄청 심각함.

    정보과장님은 '정훈'이라고 마킹된 커다란 DSLR을 넘겨주면서 '그거 니 군생활 월급 전부 모아도 못 사. 조심히 다뤄.'

    라는 슬픈 농담을 하면서 분위기를 띄우셨음. 차에타서 대강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해안가 갯벌에서 바지락 작업하는 어민들이 뻘밭 한가운데에서 검은색 잠수복을 걸친 시신을 발견하고 신고하셨다함. 연대 기무대에서도 출동했다함.

    해안 도착해서 기무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가(연대 기무대장이 중사인데 대대장님이랑 상호존대함. 중령이면 보통 중사들한테 하대하는데ㄷㄷㄷ)

    갯벌체험장에서 장화달린 바지를 빌려서 입고 경운기타고 한~참 들어가서 내림.

    경찰들은 먼저와서 현장조사하는데 아무리 살펴봐도 시신이 등산복에 등산모자를 입었음..........
    (새벽조업이라 제대로 못보신 듯......그래도 신고정신 투철함)

    그래도 간첩신고를 받았으니 그냥 복귀할 수는 없고, 보고하려면 사진이라도 찍어야해서 연대 기무대 계원이랑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평생 그런 모습은 처음봄.........

    시신 눈이며 귀, 입, 코에 조그마한 게(방게라고 하나?)랑 쏙(가재 비슷한 갑각류)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뜯어먹고있고

    이미 눈은 갈매기가 먹었는지 없음...............경찰분들은 간신히 참으면서 조사하는데

    사진찍으면서도 속에서 넘어오려고 난리남..........결국은 갯벌에 연대계원이랑 한~참 토하고 난리남.

    사진찍고 경찰들이 수습한다고 군인들은 복귀해도 상관없다길래 복귀하는데 

    대여섯번 토해서 얼굴은 완전 초췌하고 기운없는 게 안쓰러웠던 대대장님이 근처 백반집에서 밥먹고 복귀하자고 하심........아아 대대장님...ㅠㅠ

    식당 들어가서 물마시면서 속을 가라앉히면서 기다리는데 이모님이 밑반찬 세팅하심.

    세팅된 반찬이 아까 갯벌에서 봤던 작은 게 튀김임.............보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서 한참 토함...........
    (여러번 토하면 위액만 나온다고 책에서 봤었는데 직접 한 것은 처음.....ㅠ)

    결국은 먹는둥 마는둥하고 부대로 복귀함...........

    나중에 이야기를 들었는데 동창회가 있어서 거나하게 취하신 아저씨가 방파제에 차 세워놓고 앉아서 바람쐬다가 화를 당하셨다고...........

    부인분한테 마지막으로 전화를 하셨는데 '임자, 여기 물들어오네! 물들어와!'였다고.........술자리에서 전화하신 줄 알고 넘어가셨다함.........
    ---------------------------------------------------------------------------------------------------
    술이 원수입니다. 연말인데 음주는 적당히하고 건강을 챙깁시다. 오유징어 여러분!!

    PS)조류독감 끝나고 주말도없이 비상근무했던 대대 전병력은 사단장님, 연대장님, 대대장님께서 포상휴가를 주셔서 휴가는 원없이 나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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