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봤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이야기다.
지방에 사는 청년이 착암공사 중 착암기에 갈려나간 얇은 바위 조각에 맞았다.
얼굴이 세로로 두동강이 나는 큰 사고였다.
말 그대로 바위 조각이 콧날을 지나가듯 꽂혀버려, 얼굴이 둘로 나뉘고, 쪼개진 얼굴이 좌우로 크게 벌어졌다.
정면에서 보면 뇌가 보일 정도였고, 벌어진 틈새로 안구마저 보였다.
살아날 가망이 없으니 차라리 빨리 편히 죽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자막이 뜬다.
[그리고 다음날...]
친구들이 병실로 달려들고, 얼굴 가운데를 꿰맨채 누워서 웃고 있는 청년의 모습이 찍힌다.
의료용 테이프 같은 걸로 상처를 덮고, 코에는 피를 배출하는 관이 연결되어 있지만 안색은 평범했다.
[아이고, 아파라... 큰일 날 뻔 했다니까.] 라면서 장난스레 웃을 정도였다.
의사의 해설에 따르면, 인체의 중심선은 의외로 절개하는 정도에선 큰 손상을 입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얼굴이던 배던, 근육의 중심 접합점이니 봉합도 그리 어렵지 않고 후유증도 없다나.
[얼굴이 나뉘어 있는 동안 시야가 엄청 넓어져서, 앞을 보는데도 뒤가 보이더라고! 동물들은 늘 그런 시야인가? 대단해!]
청년이 즐거운 듯 웃으며 이야기하는 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사람 몸은 굉장하구나 하고 끝까지 봤는데, 엔딩에 자막이 이렇게 떴다.
[부상이 순조로이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뇌에 감염이 생겨 반년 후 세상을 떠났다...]
도대체 뭐가 목적인 프로그램이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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