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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4965
    작성자 : harijan99
    추천 : 10
    조회수 : 1837
    IP : 118.219.***.75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12/10 20:40:42
    http://todayhumor.com/?panic_84965 모바일
    유체이탈을 경험한 썰
    예전에 제가 술처먹고 쓴 글에다가 다시 술처먹고 댓글을 달아봅니다...

    저는 여행을 좋아했죠...
    세계의 오지라는 곳은 꼭 가봐야 했죠...
    그러다 칸첸충가라는 산에 오르게 되었죠...
    칸첸충가라는 산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에서 고도 8000미터가 넘는 산 중에 하나에요...
    설악산이 2000미터??? 정도인데 8000미터 고도는 대단한 거죠...

    저는 산꾼이 아니에요... 여행꾼이지...
    어찌어찌해서리 칸첸중가에는 가게 되었는데... 길을 잃어버렸네요...
    우리 아마추어들은 베이스켐프를 넘어가질 않아요... 
    프로등산가의 시작점이지만, 고도가 5000에 가까워서리 프로등산가들의 필수장비인 산소호흡기가 필요해요...
    제가 길을 잃은 고도는 4000정도였죠...
    산소량이 해수면에 비해서 20%밖에 없다나 뭐라나...

    아무튼 산길을 혼자 걷고 있는데...
    경치가 쥑이더군요...
    산길 아래는 안개가 넘실대고... 길 위로는 눈꽃이 자욱하고... 머리 위로는 구름이 잔뜩 끼었죠...
    그냥 간단하게 말하면 눈앞이 하옛죠...

    셰파사람들의 마을이 나타나야 하는데 안나왔죠...
    텐트는 가지고 있었지만 10여년 여행에서 사용한 경우는 이곳이 처음이었죠...
    항상 주위에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잠을 잤죠...
    정말 처음으로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텐트치고 노숙했죠...
    먹을 것도 없어서리 영국신사 그림있던 인도산  비스켓 몇조각 먹었죠... 

    다음날 아침일찍 길을 떠나는데... 어질하더라구요...
    제 정신 못차리고 힘들어질때, 호흡법이 중요하더군요...
    지금이야 의식하지 않아도 숨은 쉬어지지만, 그때는 억지로 숨을 조절해야 했어요...
    ㅋㅋㅋ... 남들은 숨이 막히면 '헉~헉~헉~'거리지만,
    저는 힘이들때면  '칸~첸~충~가~'라고 하는 버릇은 여기서 생겼죠...

    새벽에 길을 떠나서 오전 10시쯤이 되었나요???
    칸첸충가를 주문처럼 외우고 있었는데...
    시야에서 검은 꽃이 피더군요...
    눈에 보이는 풍경이 영화 스크린이라고 할때 그 스크린에 누가 검은 먹물을 한 방울씩 떨구더군요...
    이 검은 물방울 자욱들이 몇초만에 사라지다가 그 시간이 늘어나며 시야 전체가 새까매지데요...
    그러다 차차 눈이 보이는데... ㅋㅋㅋ... 내 뒷모습이 보이더군요...
    내 녹색 배낭과 밑에 매단 텐트... 옆에 매여진 생수통의 상표까지 모조리 보이더군요...
    ㅋㅋㅋ... 지금도 웃기는 것이...
    내가 걸어가는 내 뒤통수를 보면서 생각한 것이... 
    '나는 여기 있는데 누가 내 몸통을 움직이고 있지??? 쓰러져 있어야 정상인데...'였죠...

    이제 덧글 드러갑니다...
    덧글 쓰는 지금도 술이 째려서리... 휑설수설....ㅋㅋㅋㅋ

    쪼금 재밋었죠... 내 여행배낭 뒷모습을 쳐다보는것이...
    확실치는 않지만... 그때 잠시 고민했쬬...
    그냥 죽어버릴지(해탈??? 혹은 승천???), 혹은 내 몸통으로 다시 드러갈지...
    고민하고 있는데 밑에서 개소리가 들리데요...

    정말 개소리... 
    내 몸통 옆에서 어릴때 기르던 똥개가 짖고 있더군요...
    우리 가족들이 '청'이라 부르던... 성이 '멍'이어서리 같이 부르면 멍청이...같은 강아지가 컹컹대고 있더군요...
    솔직히... 정말 고마웠어요...
    그냥 혼자 쓸쓸히 죽어야 하나... 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최후를 지켜주는 생명체가 있어서리 너무 안도 했어요...
    근데 이넘이 얼마나 칭얼대면서, 내 다리를 잘근잘근 십던지...
    아무튼 개십히던 다리가 아파서 내 몸통은 꼬꾸라졌죠...

    꼬꾸라지면서 유체이탈이던 나도 몸통으로 일체되었죠...
    왼쪽얼굴이 땅에 그슬리면서 피흘리며 몸통일체가 되었죠...
    몸통일체되고 옆에서 개새끼가 빽빽대니 일어나기는 일어났죠...
    그리고 어기적 어기적 300미터 정도??? 를 가니 마을이 보이더라구요...
    그때 생각에 '저 개쉑은 저거 마을 지킬려구 캉캉거렸구만...'이라고 씁슬하기도...ㅋㅋㅋ

    그 마을에서 24시간 정도??? 혹은 더 많이 잠을 자고 깨어났죠...
    ㅋㅋㅋ... 영어 하나 안통하다가 그냥 누워잤죠...
    오후 2시쯤에 잠이들어서리 다음날 오후 5시에 일어났죠...
    옆에 한넘이 영어로 말을 걸어줘서리... 예기하다보니깐...
    ㅋㅋㅋ... 나는 분명 인도에 있었는데 그 마을은 네팔이었음....ㅋㅋㅋ
    ㅋㅋㅋ... 영어아는 이넘은 여행가이드겸 밀수꾼ㅋㅋㅋㅋ
    밀수루트를 따라 나는 헤메고 다닌거임...ㅋㅋㅋㅋ
    ㅋㅋㅋㅋ 칸첸충가... 죽어도 잊지않겠따....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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