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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istory_8496
    작성자 : 일곱난장이
    추천 : 11
    조회수 : 553
    IP : 124.146.***.251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3/04/23 23:23:45
    http://todayhumor.com/?history_8496 모바일
    匈奴 - 1

    안녕하세요 역게에 기생(?) 하고 있는 일곱난장이 입니다.

    그동안 참 많은 지식을 이 역게에서 배우고 많은 분들의 내공에 깊은 감탄을 보내며 동시에 그 내공에 부러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물한 게구리에 불과했던 저에게 역게는 그야말로 천외천의 공간이었습니다.

    언제나 부러움을 느끼던 차에 저도 한번 부족하지만 글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글쓰기를 누르게 되었습니다.

    본래 주제는 유목민족에 대해서 써보고자 하였으나 아는것이 일천하고 그 범위가 방대하여 저의 주관적인 판단에서 유목민족중 가장 획기적이며 가장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루어낸 흉노에 대해서 쓰게 되었습니다.

    많은 면에서 부족한 글일지나 후학이, 그리고 한 일인이 배워가는 과정이라 여기시고 부족한 점은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

    1. 왜 흉노인가.

    중국은 유목민족과 대결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오랜 시간 동안 황하유역에 세력을 구축했던 한족은 자신들의 영역 확장 과정에서 그리고 문화의 확장 과정에서 타민족과 끝임 없는 대결과 흡수의 구도를 이루었고 그것은 최종적으로 청에 이르러서는 유목민족에 의한 중화제국이라는 명제를 이루게 되었다. 중국과 대립하며 흡수되기도 했던 수많은 타민족중에 우리는 잠시 주목할 이들이 있다. 바로 북쪽의 유목민족이다. 중국이 상대 이래로 수없이 많은 이족과 대결을 해왔지만 대부분 승리와 병합 그리고 흡수의 과정을 거친 반면에 북쪽의 유목민족들은 이들 중국의 농경민족들과 타 민족과는 비교도 될 수 없는 대결과 전투를 치렀으며 종국에 가서는 그들을 지배하는 경지에 이르기도 하였다.

    전통시대에 중원의 한족이 가지고 있었던 힘과 문화는 세계최고 수준의 그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성당(盛唐)에 이르러 최고로 꽃피우고 전파되었던 한족의 그 문화는 동으로는 예() () ()족을 넘어 왜()로 전파 되었고 서쪽으로는 지금의 티벳 일대로, 남으로는 베트남 일대로 전파 되었다. 허나 북쪽으로는 그 문화와 힘의 전파가 미치지 못하였고 오랜 시간 동안 중원의 한족 왕조가 그토록 힘써오던 곳이 북쪽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도 중원의 문화는 북방에는 뿌리내리지 못하였다. 무엇이 북방에 문화의 절벽을 만들었는가? 그리고 어떤 질서가 있었건데 중원의 문화를 거부하고 그들의 자리를 지켜냈는가? 이 두 질문은 사실 이 글에서 필자가 밝히고 싶은 점이고 말하고자 하는 점이다.

    앞으로 장황하게 글로 써내려갈 것이나. 위의 두 질문에 대한 간략한 답은 다음과 같다. ‘북방지역은 유목경제가 영위되는 지역이다. 유목경제에는 그에 맞는 유목사회와 국가가 성립한다.’ 써보니 매우 간단하기 그지없는 대답이나 이를 증거하고 근거하기 위해서는 일단의 사고과정이 필요할 것이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북방 유목민족들의 첫 제국 흉노에 대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고대에서 가장 치명적인 통일 중국의 적으로 등장했으며 진(),()과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여 비슷한 시기에 소멸해간 북방의 강자 흉노’, 일전에 북방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질서와 중원제국과의 대립이라는 패러다임을 형성한 존재로서 이들을 살피는 것은 곧 위의 두 질문의 답을 찾는 가장 빠르고 명백한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흉노제국 이후에 등장하는 여러 유목제국들의 그 특수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허나 중국의 제국(帝國)’의 경험이 진으로부터 시작되어 이후의 국가들이 그 경험을 계승한 것과 같이 후대의 유목민족들의 유목제국의 형성은 다름 아닌 흉노의 경험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이 바로 흉노를 살피고자 하는 것이다.

     

    2. 종족의 기원

    흉노족의 종족적 기원에 관하여 사기에서는 하후씨의 후손으로 순유(淳維), 산융(山戎), 험윤(玁狁)등의 후손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런 기록은 후대에 일부 중국의 학자들 사이에서 많은 논쟁의 거리로 남게 되었으며 심지어는 북방에 대한 민족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시하여 후에 등장하는 투르크나 몽골 또한 이들의 후계로 여기는 논리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러한 논리는 북방의 종족의 기원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문화 전파에 대한 고증없이 이루어진 해석에 불과하며 현대의 북방민족을 중화민족화 하려는 식의 연구로 이어진다.

    한편 고고학적인 연구에서는 몇가지 성과가 있었는데 현재 섬서성과 청해성 일대의 황하 만곡부 지역에서 발견된 제가(齊家)문화에서 중원의 상()문명과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는 유물이 발견되었다. 이들은 말을 길들였던 모습을 보이며 바로 이전시대 지층에서는 청동의 야금술이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고고학적 연구는 이들 이른바 북방지구의 종족들이 중원과는 다른 부류의 문화와 종족집단과의 교류 내지는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하여 기원전 2000년경 우랄산맥 지역에서 형성된 세이마-트루비노 문화는 주목할만하다. 중부내륙지역에서 청동기 야금술을 꽃피웠던 이 문화는 주로 단검이나 투겁류의 청동기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이 청동기에 세겨진 기하학적 문양장식은 앞서 언급한 북방지구의 그것과 유사한 모습을 가진다. , 북방지구에 영향을 미친 제3의 문화는 바로 이 서북방의 기마문화였던 것이다. 결국 북방지구는 중원과 독립적인 문화 단위로 존재하였으며 서북방의 문화와 남방의 중원문화 사시에 중첩지로 존재하였던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러시아 우랄산맥 바로 동편에 위치한 크라스노야르스크 지방에 있었던 안드로노보 문화는 2륜전차의 첫 발명자로 보이는데, 중원의 상나라의 유적인 하남성 안양에서 이와 비슷한 전차가 발굴되었다는 점이다. 상나라의 유적에서는 이전단계로 보이는 전차가 발견되지 않은 반면에 안드로노보에서는 발견된바, 정황상으로 서북방의 문화는 북방지구를 거쳐 중원에 까지 직접 혹은 간접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북방지구를 본격적으로 흉노의 유적으로 언급하기에는 조금 섯부른 감이 있다. 첫 번째로 흉노와 북적의 차이이다. 흉노의 기록은 춘추전국시대에 가서야 비로소 등장하며 이전에는 북적 혹은 견융 등의 이름으로 서융과 종종 혼용되는 모습을 보인다. 단순히 비교해서 북적은 적()이라고, 흉노는 호()라는 이름으로 각기 다르게 불리는데 단순한 이름상의 변용으로도 볼 수 있으나, 서주와 동주에 이르러 한족의 생활 범위가 분명히 확장된 점, 조나라의 조양자가 융을 합병하고 대나라를 정복한 후 그길로 여러 호를 쫓아낸 사건 등으로 미루어 보아 호는 적보다 북쪽에 거주하는 이민족에 대한 명칭일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로 북방지구의 문화들은 비록 말을 사육하긴 하였으나 주된 경제활동은 반목반농의 정주문화라는 점이다. 흉노를 비롯해서 유목민족들이 그 이름에 걸맞게 완전 비정주 문화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들 북방지구와 흉노족을 직결시키는 것은 절대적으로 무리라고 봐야 한다. 이런 측면으로 봤을 때 북방지구의 주민들은 흉노 이전에 존재했거나 혹은 동시대에 활동했던 종족으로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그렇다고 북방지구와 흉노를 아예 다른 존재로 봐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북방지구의 문화들은 어느 순간에 유목으로 변화를 경험하고 흉노족이라는 종족의 다양한 기원중 하나가 되었을 수도 있다. , 흉노족이 다양한 종족구성을 가진 복합적 종족이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흉노가 다양한 종족의 혼합체였음을 짐작하게 하는 요소로 흉노족의 주된 거주지인 황하 만곡부 일대인 오르도스 지역에서 발굴되는 스키타이 문화를 들 수 있다. 러시아 남부의 카스피해 근처에서 일어난 이 유목문화가 동양에서도 발견된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점인데, 전문화된 유목집단의 문화전파와 이주로 추정할 수 있으며 흉노의 등장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목문화의 전파와 관련해서 러시아의 학자 그랴즈노프는 흥미로운 주장을 했다. 유목민족이 그들의 가축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초원지대를 확보하기 위해 유목민족과 기존의 초원의 반농반목의 거주자들 사이에 공격적인 전쟁이 증가하였으며, 이 결과 반농반목의 거주자들은 자발적으로 유목생활로의 전환을 시도하였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이 시사하는 바는 많으나 우리가 주목할 것은 유목민족들의 공격적인 전쟁이다. 이는 곳 다수의 인구의 유입이 문화의 전파에 앞서서 선행되었다는 점이다. 흉노의 경우와 대입하여 볼 때 북방지구의 거주자들이 흉노라는 새로운 종족으로 변신을 할 적에 바로 서북방에서 이주해온 유목민족들과의 결합과 흡수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주장은 고고학적인 유물에서도 증거되는데, 몽골에 있는 이르항가이 아이막의 고분에는 흉노 장군급의 매장자가 유럽인의 특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 되었다. 이는 흉노족이 다인종화 되어있는 종족임을 근거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놈들은 도대체 뭔가?? 서북방과 중원 문화의 영향을 받은 존재임은 확실한데 명확히 이들의 종족은 무엇인가? 하나의 종족도 아닐 뿐더라 다인종의 종족이라니?? 애초에 종족이란 개념은 혈연적으로 구성된 사회적 집단이 아닌가? 그런데 흉노는 이에 통하지 않으니 종족이라 부를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혹시 이런 의문점이 들지 않는가?? 그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정주민이라면 말이다. 북방의 유목민족의 특수성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특정한 혈연집단도 아니나 공통된 문화와 의식을 공유하는 집단으로 유목민족은 존재했다. 도대체 어떻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이제 종족의 기원에서 넘어서 이들이 영유하는 사회, 경제적인 측면을 살필 필요가 있다.

    (다음에 계속~)

     

    참고 문헌

    니콜라 디 코스모, 이재정 역, 오랑캐의 탄생, 황금가지, 2002.

    사와다 이사오, 김숙경 역, 흉노-지금은 사라진 고대 유목국가 이야기, 아이필드,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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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역사재단,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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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상고사학회,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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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아시아학회, 2010.

    정재훈, 북아시아 유목민족의 이동과 정착, 동양사학연구103. 동양사연구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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