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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4926
    작성자 : VKRKO
    추천 : 25
    조회수 : 5937
    IP : 110.8.***.183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12/08 19:18:38
    http://todayhumor.com/?panic_84926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만지면 안 되는 것
    이제 슬슬 연말이고, 여행시즌이니, 내가 여행 갔다 겪은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

    중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교토에 갔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목욕도 하고, 여관에서 취침시간까지 신나게 놀고 있을 무렵이었다.



    나는 오른쪽 옆방에 친한 놈들이 있었기에 그 방으로 놀러갔다.

    우리는 트럼프도 치고, 우노도 하면서 놀았지만 슬슬 그것도 질려갔다.

    그 때 누군가 [무서운 이야기 하자!] 는 제안을 했다.



    방 불을 끄고, 가운데에 10명 가량 모여 이야기를 시작한다.

    2명, 3명, 4명...

    돌아가며 이야기를 해 나가다, A의 차례가 돌아왔다.



    [여기처럼 수학여행 숙소로 쓰이는 싸구려 여관에는 귀신이 나온대! 불제 때 붙여놓은 부적이 그림이나 항아리 뒤, 서랍 안 같은 곳에 붙어있다고. 한 번 같이 찾아보자!]

    무서운 이야기를 기대했기에 다들 영 분위기는 좋지 않았지만, 방을 한번 뒤져보기로 했다.

    실제로 있으면 있는대로 재미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왠지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었으니.



    하지만 그림이나 항아리 뒤, 서랍 안에 TV 아래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뭐 하나 나오지 않았다.

    그 중 옆방에서 베게 싸움 하던게 우리 방으로 넘어와, 우리도 신나게 베게 싸움을 시작했다.

    다들 점점 신이 나, 이불 깔고 프로레슬링 놀이까지 해대며 수학여행의 밤을 즐기고 있었다.



    [엥?]

    신나게 놀다 조금 지쳐 쉬던 도중, A가 천장에 있는 점검구를 발견했다.

    천장과 지붕 사이 공간으로 이어지는, 보통 집이라면 화장실 천장에 있는 바로 그거.



    그 여관은 어째서인지 방 가장자리 천장에 그게 있었던 것이다.

    A는 나쁜 놈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도를 넘곤 하는 놈이었다.

    [야, 저 안에 들어가보자! 옆방으로 넘어갈 수 있는 거 아냐?]



    어두운 곳을 싫어하고 폐소공포증까지 있는 나는 단호히 거부했다.

    다른 녀석들도 힘들어 죽겠다던가, 더러워서 싫다는 등 나서는 놈이 없었다.

    [뭐야... 그럼 내가 들어가 볼테니까 나 좀 들어올려줘.]



    애들 셋이서 받쳐줘, A가 점검구를 연다.

    조심스레 열었지만 먼지가 와락 쏟아진다.

    아마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거겠지.




    열린 점검구 너머에는 어두컴컴한 공간이 보일 뿐이다.

    [뭐야, 어둡네.]

    A는 안에 머리를 쑥 집어넣고 말한다.



    그 안이 밝을 거라고 생각하기라도 한 걸까.

    [아...]

    무언가 찾아낸 것인지, A가 소리를 냈다.



    [야, 여기 뭐 있어!]

    그렇게 말하며, A는 양손을 구멍 안에 넣고 머리만 뺐다.

    구멍이 작아서 머리랑 양손을 같이 넣을 수가 없었던 거겠지.



    곧, 손을 천천히 어두운 곳에서 빼내 바깥 세계로 가져나온다.

    손에 든 걸 본 순간, 그 방에 있던 모든 아이들이 움찔했다.

    [우와아아악! 뭐야, 이거!]



    천장과 지붕 사이 공간이 너무 어두워, A에게는 그것이 보이질 않았던 것이리라.

    알았더라면 결코 그걸 꺼낼 생각 따윈 하지 않았을텐데.

    A가 천장과 지붕 사이에서 찾아낸 건, 붉은 표식이 찍힌 일본 종이로 감싸진 인형이었다.



    부적과 작고 붉은 책도 함께 있었다.

    긴 세월 놓여있었던 탓인지, 인형 표면은 먼지로 검게 더럽혀져 있었다.

    부적도 오래되어 간신히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였다.



    작고 붉은 책은 포켓용 사전 정도 크기로, 검붉은 표지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글자가 써 있었다.

    A는 놀라서 그런건지, 일부러인지, 주변 아이들한테 그것들을 내던졌다.

    물론 아무도 받으려 하지 않았고, 책은 다다미 위로 풀썩 떨어졌다.



    인형은 종이로 만든 것인지, 팔랑팔랑 춤추듯 떨어져 방 한 구석에.

    한 손과 한 다리는 다다미에, 다른 한 손으로는 벽을 떠받쳐 우연히도 삐딱하게 선 자세였다.

    부적도 나풀나풀 춤추며 떨어져, 인형의 뒤를 쫓는 것처럼 다다미 위로 내려왔다.



    기분 탓인지, 인형은 A를 째려보는 것 같이 보였다.

    A는 펄쩍 뛰어내리더니, 다시 인형을 손에 들고 우리에게 던졌다.

    아마 스스로도 뭔가 위험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으리라.



    그 기분을 속여 넘기려, 조용한 그 방에서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인형과 책을 던져댔던 것이다.

    A 이외에는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긴장한 얼굴로, 인형과 책을 피해 마구 도망칠 뿐.



    [그거 위험하니까 원래 있던데 돌려놔!]

    마침내 참다 못한 B가 입을 열고, 다른 아이들도 동의했다.

    A도 곧바로 원래 자리에 돌려놓겠다고 했고.



    A는 인형과 부적, 책을 주워 가볍게 먼지를 털고는, [미안.] 이라 중얼거린 후 원래 있던 곳에 돌려놨다.

    분위기도 죽었고, 취침시간도 가까워졌기에 다들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나는 옆에 있던 내 방으로 갔고, A는 인형이 나온 그 방에 그대로.



    곧 소등시간이 지나고, 선생님들이 돌아다니며 각 방의 불을 껐다.

    방문은 살짝 열려 복도의 빛이 들어온다.

    아마 떠드는 학생을 찾아내려 한 방편이겠지.



    선생님들이 복도를 왔다갔다 하는 발소리가 들린다.

    복도의 빛과 더불어, 선생님들이 지켜주고 있다는 안도감 때문에 나는 아까 전 인형 사건을 잊고 금새 잠에 빠지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발소리를 듣는 사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해, 곧 나는 깊은 잠에 들었다.



    잠에 든 지 얼마나 지나서였을까.

    [꽝!] 하고 땅이 울리는 소리에 놀라 나는 깨어났다.

    꿈인가 싶어 떨리는 와중에도, 두번째 소리가 들리기를 숨죽여 기다렸다.



    아마 나말고 다른 녀석들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곧바로 [쾅! 쾅!] 하고, 똑같은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와 동시에 누군가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옆방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다.

    복도에서 S 선생님이 [왜 그러냐!] 라고 외치고, A가 큰소리로 소리치는 게 들려왔다.

    우리는 당황해 방을 나와 옆방으로 뛰어갔다.



    방안에는 엄청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A는 눈을 치켜뜨고, 벽을 향해 손발을 휘둘렀다.

    마치 벽에서 나오는 무언가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만둬! 오지마! 오지마!]

    [야, A! 정신 차려!]

    S 선생님이 A를 말리고 있었지만 A는 멈추지 않았다.



    [손이! 손이! 손이! 벽에서 손이이이이이!]

    곧바로 다른 선생님들까지 달려들어 A를 붙잡았다.

    A는 억눌린 와중에도 소리치며 필사적으로 무언가에 저항하고 있었다.



    보고있는 우리들마저 겁에 질릴 정도로 날뛰며 소리치고 있었다.

    [이봐, 구급차 불러!]

    누가 구급차를 불렀는지는 몰라도, 곧바로 구급대원이 들것을 가지고 들어왔다.



    들것에 실려 묶인 와중에도, A는 마구 날뛰었고 급기야는 실금까지 했다.

    그리고 그대로 구급차에 실려 가버렸다.

    S 선생님은 [자, 이제 다들 자라. 저 놈은 안 좋은 꿈이라도 꾼 걸거야.] 라고 방에서 아이들을 내쫓았다.



    물론 그런 걸 본 이상 잠이 올리 없다.

    우리는 방에 돌아와 침착을 되찾은 후, S 선생님을 불렀다.

    그리고 A가 지붕 밑에서 인형과 책을 찾아냈다는 것, 그걸 가지고 던지며 놀았다는 걸 전했다.



    [그런 건 관계 없어. 저 녀석은 몽유병이나 뭐 그런 거일거야. 너희도 신경쓰지 말고 자라. 일단 여관 사람들한테 그 이야기는 해 놓을테니까.]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고 곧바로 방에서 나가버렸다.

    어쩔 수 없이 나도 이불 속에 들어갔다.



    무서워서 차마 벽이나 천장에는 눈도 못 돌리고, 덜덜 떨면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튿날 아침, 역시 A의 모습은 없었다.

    아침식사 후, 짐정리를 하는데 우리반 학생들은 모두 모이라는 지시가 왔다.



    모이는 곳은 A가 있던 방이었다.

    담인 선생님은 이미 와 있었고, 방에 들어가 구석에서부터 차례로 정좌를 하고 앉았다.

    어제 일 때문에 혼나는 건가 싶었지만, 아무래도 그게 아닌 듯 했다.



    우리가 모두 방에 들어오자, 우르르 여관 종업원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뒤이어 소복을 입은 신주 같은 사람이 셋 들어왔다.

    모두가 손을 잡고, 눈을 감은 후, 경 같은 걸 들었다.



    불제 비슷한 의식이 그렇게 2시간 정도 이어졌다.

    그 후, 아무 일 없이 수학여행은 끝났지만, A는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학교에 돌아온 후에도 A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담임 선생님 말에 따르면 다른 학교에 전학갔다고 한다.

    소문에는 정신이상자가 되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던가.

    A네 집도 이사를 갔기에, A의 소식은 아무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 후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 투성이다.

    우선 누가 구급차를 불렀는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분명 선생님이 구급차를 부르라고 소리는 쳤지만, 실제로 전화를 한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선생님이 말하고 곧바로 구급대원이 들어왔을 정도로, 도착도 비정상적으로 빨랐다.

    구급대원의 얼굴도 왠지 시커멓게 보이지 않았고...

    선생님들 중 보호자 자격으로 구급차에 함께 탔던 사람도 없었던 것이다.



    그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인형과 부적과 책이 있었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그 구급대원들은 사람이었을까.

    벌써 20년 전 일이 되어버린 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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