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통일에 관해 관심이 많고 또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학도입니다.
졸업하고 최근 몇 개월 간은 혼자 연구자료 찾으면서 공부 중인데, 아무래도 혼자 공부하는 건 가치를 못느껴서요.. 남들과 지식을 공유하고
전달하는 것이 배움의 목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통일문제에 대해 사실적인 부분들 + 학계의 시각 + 저의 생각 등등
배운 내용을 취합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굵은 글씨'를 읽어주시거나 스크롤을 끝까지 내려 제일 마지막에 결론 글만 봐주셔도 되겠습니다.
말하고자 하는 건 얼마 안되는데 설명 때문에 길어지는 거라서요 ^^;
1. 잃어버린 통일의 목적
2. 실질적인 이득
3. 통일비용은?
4. 주변 4강국의 통일에 대한 시각
- 미국
- 중국
- 일본
- 러시아
5. 현재 북한에 대한 간략한 조명
이렇게 목차를 나눠봤습니다.
1. 잃어버린 통일의 목적
각설하고, 한민족이라서 통일 되야 한다는 시각은 이제 사라지고 있습니다. 경제가 부흥하던 90년대와는 달리 현재 대한민국은 내 입하나 채우기도
버거운 상황이기 때문에 흔히 알고 있는 '통일 비용'때문에 경제가 더 어려워 질 것을 염려해 통일을 꺼리고 있는 비율이 늘어난다고 매년 조사에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 통일 이유
2000년도 통일연구원, (사)좋은벗들, KBS등의 조사결과 : 단일민족이기 때문에(48.9%), 경제발전(22.1%), 전쟁방지(15.1%), 이산가족(10.3%)
2014년도 통일연구원, (사)좋은벗들, KBS등의 조사결과 : 단일민족이기 때문에(42.4%), 경제발전(17.6%), 전쟁방지(26.9%), 이산가족(8.8%)
북한을 적으로 인식하고 안보적인 측면에서 통일을 찬성하는 비율이 늘었습니다.
※ 남북 관계 인식
2007년 : 협력 대상(56.6%), 지원대상(21.8%), 경쟁대상(3.3%), 경계대상(11.8%), 적대대상(6.6%)
2014년 : 협력 대상(45.3%), 지원대상(13.5%), 경쟁대상(4.6%), 경계대상(22.8%), 적대대상(13.9%)
협력 대상도 지원 대상도 이제 아닙니다. 북한은 적이며, 우리가 경계해야할 국가라는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 통일에 대한 인식
2000년도 : 매우 및 대체로 찬성(83.4%) 매우 및 대체로 불필요(14.6%)
2014년도 : 매우 및 대체로 찬성(55.8%) 매우 및 대체로 불필요(21.7%), 반반(22.5%)
2015년도 : 매우 및 대체로 찬성(78%) 매우 및 대체로 불필요 (19.8%)
통일의 필요성을 국민들이 서서히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분단을 경험했고, 이산가족의 아픔등을 실제로 봤던 아버님 세대가 은퇴한다면
이 수치 또한 많이 비관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5년도에 찬성의 비율이 높아진 것은 2014년도에서 반반이라고 대답했던 응답자의 대다수가 2015년도의 조사에서 반반응답이 없어지자
대체로 찬성에 돌아선 것으로 보여지며 몇몇 사람들은 여기에 더하여 박근혜.....대통령이 드레스덴선언을 2014년도 초에 발표하여 여기에 대한
홍보효과가 2015년도에 반영이 되지 않았나. 이렇게 보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통일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대세이고, 조만간 그렇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의 목적이 국민들에게서 상실되고 있습니다.
2. 실질적인 이득
학계에서 주장하는 통일에 대한 이득은 많습니다. 간추려보겠습니다.
1. 민족적 자존심 회복
2. 경제발전의 동력회복
3. 경제적 분단비용의 감소
4. 외교적 이익
5.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문제 해결
6. 정치적 민주주의 성장에 도움
이 정도로 요약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1. 민족적 자존심 회복 : 한반도가 전체 영토였던 우리는 항상 대한민국 영토를 그려라고 하면 한반도를 그립니다. 그런데 우리는 실제 역사적으로
외국에 의해서 갈라졌습니다. 옛날 고려시대 때, 전 세계가 길어봐야 몇 년, 몇 달만에 몽골에게 항복했지만 40년 가까이
항전한 민족이 지금은 하나의 통합된 정치체제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통일은 이런 자존심 구기는 사건을 지나간 역사로 만들
수 있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와닿진 않습니다....)
2. 경제발전의 동력회복 : 통일되면 북한의 젊은 노동력 및 세계자본 투자 등으로 북한지역의 개발을 통해 다시 한번 한국경제가 재도약 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세부적인 것은 뒤에가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3. 경제적 분단비용의 감소 : 20대 젊은 한국남성이 군대에 있기 때문에 돈을 벌거나 공부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해결되고, 국방비에 더 이상 돈을
쏟아부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통일과 관련하여 오유에 올라온 글을 보았을 때, 고개를 갸우뚱 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뒤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4. 외교적 이익 : 자주외교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우리에게 주한미군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셨죠. 미국한테 큰소리는 칠 수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실제로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국의 큰소리에 우리가 아무 말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북한과의 대치상황은 미국 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중국, 일본, 러시아를 견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낳고 있습니다. 자세히 설명하기엔 매우 복잡하기에 뒤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만,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있는 제가 느끼기에는 외교에 있어서 이만큼 발목잡히는 일도 없기에 안타깝습니다.
5.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문제 해결 : 다 아시는 문제이니 넘어가겠습니다.
6. 정치적 민주주의 성장에 도움 : 다들 아시다시피 유신체제의 성공동력, 김일성 장기 독재의 성공 동력이 분단이라는 상황이었습니다.
"안보가 위험하다, 빠른 결단력이 필요하다. 나에게 전권을 위임해주십시오."라는 상황은 민주주의의 퇴보를
가져온다는 평가입니다.
3. 통일비용은?
통일비용에 관한 많은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연구자 | 출판연도 | 통일시점 | 통일비용 | 추계방법 및 기준 |
KDI | 1991 | 2000 | 점진적 통일 시 : 최대 2,102억달러 급진적 통일 시 : 최대 3,201억 달러 | |
삼성경제연구소 | 2005 | 2015 | 546조원 | -남한의 최저 생계비 수준을 2015년 이후 11년간 지원할 경우 총 447조원 소요 - 북한 경제의 산업화를 위해 2015년 이후 10여년 간 북한 GDP의 10%를 지원할 경우 총 99조 원 소요 |
랜드연구소 | 2005 | | 통일 후 4-5년간 500억~6,700억 달러 | ICOR(한계 자본 산출 계수)/통일 후 4-5년 내 북한의 GDP를 통일 시점의 2배로 올릴 경우 |
현대경제연구원 | 2010 | 2010 - 2018 | 1인당 3,000달러 : 1,570억 달러(10년) 1인당 7,000달러 : 4,710억 달러(15년) 1인당 1만달러 : 7,065억 달러(18년) | 목표 소득 방식 (한계 자본 산출 계수) |
국회예산정책처가 2014년도에 내 놓은 표에 의하면 총 24개나 되는 통일비용 관련 연구가 있다고 합니다.
저도 다 읽어보진 못했습니다만, 읽다보니 다 읽을 필요가 있나 싶기도 했습니다.
보시다시피 통일 비용이 연구마다 다 다릅니다. '그건 조금씩 다 다를 수 있지 않나? 같은 기관에서 한 것도 아닌데.'라는 질문을
하실 수도 있겠네요. 근데 보시면 금액 차이가 너무 많이 납니다.
아주 쉽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에 공장을 하나 세우려고 합니다. 중국이 통일되는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원자재를 사들입니다. 기존에 공장비용이 1억이였다면 중국 때문에 그 2배, 아니 그쯤 되면 시공사에서 하다가 포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예시로, 공부하면서 어디 자료였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600몇 페이지가 되는 통일비용에 관련된 자료였습니다.(아무리 다시 찾아봐도 안나오네요... 제목이 기억이 안나서....) 그 연구를 보면 북한의 인프라, 공장, 항구 등 북한 전체를 광역적으로 발전시킬 모델을
만드는데 필요한 정확한 금액이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5년 뒤에 실제 통일이 되어서 현대건설이 사전조사를 들어간다면 똑같은 결과를 아니, 비슷한 결과를 내놓을까요? 전 '아니다'에 걸겠습니다.
핵심은 <통일 비용이란, 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 '가정'을 붙여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통일이 되었을 때 그 '가정'에 100% 부합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조금이라도 상황이 '가정한 것'과 다르다면 통일 비용의 예측은 실제 상황에서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연구원들이 다양한 주제로 연구를 하는 이유는, 이렇게라도 미리 해두면 실제로 통일이 되었을 때 발생할 많은 변수들을 조금이나마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 연구들이 주장하는 경제발전 방향이라든지, 통합 방식은 세계경제와 정치외교를 아우르는 지식없이는 틀조차 만들기 힘들다는 것이 실제 읽어본 저의 생각입니다.
4. 주변 4강국의 통일에 대한 시각
- 미국
- 중국
- 일본
- 러시아
미국입니다. 사실 미국은 크게 반대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크게 찬성하는 입장도 아닙니다.
미국은 이전 자유주의를 표방할 때도 현실주의적으로 움직였지 인도주의적으로 움직이진 않았습니다. 트럼프는 마치 주한미군이
미국 돈 들여서 다른 국가 도와주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천만의 말씀. 미국의 입장에서는 주한미군이 빠지면 빠지는대로 골치입니다.
중국과의 G2구도는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중국이 제안하는 평화로운 G2 체제는 사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피할 수 없는 정면승부보다
오히려 중국이 평화로운 제스쳐를 취해주는 것을 다행스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바보 트럼프는 강경대응을 하고 있죠. 트럼프가 동북아의
안정체제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주장을 앞세워서 말이죠.
트럼프가 워낙 괴짜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미국의 상황이 이렇게 될 것이다라고 예측하기엔 시간이 걸립니다만, 트럼프라는 특수한 리더를
제외하고, 미국라는 국가를 생명이 있는 유기체처럼 생각하고 행동패턴을 바라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통일시키면 미국에게 좋은 점(중국의 주변을 둘러싼, 경제발전 가능성이 높은 친미국가의 등장)과 나쁜 점(통일되면 필요없을 주한미군 철수로 인한 동북아 영향력 싸움에서 불리한 입지를 가지게 됨. 안보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 한반도가 지금처럼 미국의 말을 잘 들을지 의문)을 동시에 주는 꼴입니다. 어차피 되도 그만 안되도 그만인 상황에서 굳이 미국이 발벗고 찬성이라고 주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음은 중국입니다. 애석한 것이 중국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무엘 김 등의 연구자들이 밝혀낸, 중국이 북한에 대해 원하지 않는 다섯가지 노(NO)원칙이 있습니다.
1. no instability -> 불안정해지지 않는 것
2. no collapse -> 붕괴되지 않는 것
3. no nuke -> 핵 보유하지 않는 것
4. no refugees of defectors - > 난민 유입하지 않기
5. no conflict escalation - > 심각한 갈등상태에 있지 않기
이는 한국 연구진들도 비슷한 지적들을 했습니다.
중국과 미국과의 갈등은 국경을 마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갈등이 극적으로 치닫지 않는 경향도 있습니다. 남북문제에 관해서
서로 대립적인 의견을 놓는 것으로 간접적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죠. 서로의 입장에선 좋습니다만 한국으로서는 이것 때문에
자주외교를 하기가 상당히 힘든 처지입니다. 여튼 이런 간접적 싸움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북한이 존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통일이 된다면 한반도에는 친미국가가 들어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국정부의 입장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통일된 한국에 미군이 지속적으로 주둔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서 미군과 중국군이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노려보게 되는 경계상황으로 긴장감이 높아짐을 의미합니다. 평화의 시대기 때문에 전쟁은 무슨 전쟁...이라고 생각들을 많이 하시겠지만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 총리, 수상들은 늘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항상 상대의 군사적 움직임을 경계합니다.
한반도에 친미국가가 들어선다는 것이 한반도 전체에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설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고, 중국본토에서
미국에게 날릴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이 무력화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미국과의 외교적 싸움에서 상당히 불리해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의 시진핑도 같은 맥락에서 사드를 반대하는 것입니다. 사드 하나가 중국미사일을 뭐 얼마나 막겠습니까만은 지금 당장
불같이 반응하지 않으면 제 2, 3의 사드가 등장하면서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그렇다고 꼭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북한의 경제적 침체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도록 강요했고, 지속적인 난민을 발생시킵니다.
사실 북한의 핵은 중국에게 위협이 아닙니다. 북한이 절대 중국에게 핵을 쏠 일이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늘 국가 수장은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은 장기적으로 중국에게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하나 더, 북한의 핵 덕분에 동북아의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중국, 한국, 일본, 미국이 서로 얽혀가지고 요즘 난리입니다.
군사적 긴장감이 오른다는 것, 외국 투자자들에게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중국이 꺼려할 일입니다. 실제로 전시체제로 전환이 된다면?
중국의 제 1, 2, 3 교역국이 미국 일본 한국입니다. 실제로 전쟁이 나면 중국이 북한편을 들어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요?
미국과 교역을 끊고, 지금 외교상태라면 일본과도 교역 중지를 의미합니다. 중국의 성장동력은 수출, 제1, 2, 3 교역국과 교역을 끊는다?
성장동력 상실을 의미하고, 1당 독재인 중국 집권층의 불안정을 의미합니다. 절대 바라지 않겠죠.
그러니 핵을 포기해줬으면 좋겠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찬성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북한이 붕괴되지 않게 소비재를
공급해주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니까 붕괴되는 것도, 저대로 지속되는 것도 참 문제인 겁니다.
그래서 차라리, 너희 남한이 평화적으로 잘 통일해서 난민발생 막아주고, 일단 통일되면 너희는 비핵화를 할 것이니, 통일된 한반도 정부가 친미정부만 아니라면, 너희 통일하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아. 그리고 너네 둘다 일본 싫어하지? 둘이 뭉치면 같이 일본 견제할 수 있겠네.
지금 위의 두 문장이 현재 학계에서 중국의 입장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다음은 일본입니다. 유일하게 너희 통일 '그 어떤 조건을 갖다붙여도 절대 안됨!'을 주장하는 국가입니다. 짜증남...
일본과 북한의 관계 또한 학자들이 길게 분석을 해 두었으나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일본이 친해지려고 시도했으나 북한의 주특기인
손바닥 뒤집기 스킬을 이용하여 일본을 엿먹인게 하루이틀이 아니라서 실패했다는 겁니다. 남한과도 비슷합니다. 일본이 고이즈미 총리
이전에만 하더라도 일제강점기에 대하여 공식적인 사과도 하고 하였으나, 고이즈미 아베내각을 거치면서 결국 사이는 좋지 못합니다.
둘이 뭉친다니까 기절초풍할 노릇이죠. 그래서 무조건 반대입니다.
그러나 일본이 불가항력적으로 우리와 북한에 대해서 화해의 제스쳐를 강하게 취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니러니하게도 북한과 남한이 친하게 지내면 일본은 어쩔 수 없이 북한과 남한을 오가며 사탕발린 소리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 - 북한 - 남한 전선이 강화되면 동북아에서 일본의 입지가 위협을 받기 때문입니다. 특히 통일이 되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지금 일본의 강경외교에 대해 중국과 통일된 한반도가 일본을 견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일본의 입장에서는 통일이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면, 늦기 전에 관계를 회복시켜놓아야 한다는 판단이 설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일본은 싫은 소리만 해대고 우리가 뭐라고 해봐야 바뀌지도 않을 것이니 신경끄고 다른 나라에 집중하자, 라고 해도
애매한 것이 미일 군사 동맹이 존재하고 우리 나라도 한미 군사 동맹에 묶여있기 때문에 일본의 제스쳐가 미국의 입장을 고려한
제스쳐가 되는 것인데 이를 무시하고 통일에 대해 중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이룬다면 미국과 일본의 동시적인 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오 씨 복잡해 ㅠㅠ.....뭐가 이렇게 묶여있는지...)
그래서 학계에서는 통일에 대해 일본의 지속적인 공세가 가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영토문제, 역사문제가 청산되어, 일본에게
관계개선의 여지를 먼저 우리가 만들어주는 것 또한 원활한 통일에 필요한 과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불가능한 이야기지만요.)
다음은 러시아입니다. 러시아가 가장 남북통일을 남의 집 구경하듯 하는 나라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푸틴이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으나 오래지 않아 정권은 교체될 것이고(지지율은 굉장히 높습니다. 하지만 강경노선을 취하기엔 곧 나이가...)사실 푸틴자신도
강경노선을 취하는 것은 "러시아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G3가 되겠다."가 아니라, 소련 해체 이후 개혁개방에 큰 이득을 누리지 못한
러시아가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주의로 무장한 외국들을 믿지 않겠다. 우리나라가 살려면 현실주의적 시각에서 행동해야 한다."
라는 것이기 때문에, 강한 러시아를 주장하는 겁니다. 그러니 자국을 위협할 거대한 국가와 맞서겠다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중국과
미국의 긴장감이 팽팽한 가운데 G2가 수평상태로 있기를 원하지 한쪽으로 기우는 것은 원치않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통일이 친중국가가
될지, 친미국가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기에 러시아는 그냥 나 못 먹는 감, 너희도 먹지마라는 심보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통일이 되었을 때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철도의 중심에 있는 러시아의 입장에서 남북의 통일이 불리한 것 만은 아닙니다.
이쯤되면 이제 이해하실 수 있겠지요? 러시아는 4강 중 가장 남북문제에 대해서 '못 먹는 감' 심정으로 바라보는 친구입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통일을 러시아에게 '먹을 수 있는 감'이라고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의 외교적
수완에 따라 충분히 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제스쳐를 얻어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종합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통일에 관해서는 주변 4강국이 자신들의 이익과 너무나도 관련이 깊기 때문에 이들을 무시하고
할 순 없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라는 G2와 얽혀있기에 잘못된 외교노선은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북한이 세계 최악의
인권유린국이고, 독재정부이기에 전세계가 나서서 북한을 당장이라도 무너뜨려야 하지만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괜히 힘들여서 복잡하게 세력끼리 힘겨루기 할바에는 차라리 지금 상태로 쭉 가자, 별로 문제 없잖아? 라는
'현상고착화'가 이 4강국과 지금의 외교상황 때문에 유지되는 것입니다. 학계에서는 이런 외교분석을 바탕으로 우리가 스스로
이 현상고착화의 틀을 뒤집어야만이 4강의 지지를 얻어 통일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중입니다만 아직까지 이것과 관련되서 획기적인 외교정책 방향은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5. 현재 북한에 대한 간략한 조명
여기에서는 통일 이야기가 나오면 제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 3개를 통해 조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북한 정권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나요?
- 지금으로서는 북한 내부의 엘리트 층의 쿠데타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선군정치 및 폐쇄주의가 북한주민들로
하여금 정권에 대해 반발을 할 수 없게 만든 탓에 북한주민에 의한 정권교체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러 학자들이 과거에
무너졌던 많은 국가들의 사례를 들며, 북한 또한 무너질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극심한 경제적 침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는지는 모르나, 지금 중국의 소비재 지원이 끊긴다면 빠른 시일에 북한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빠른 시일이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는 모릅니다. 북한 정권의 특성상 정보공개를
잘 안하기도 하고, 공개한 정보 또한 거짓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분석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실정입니다.
2. 지금 통일이 되면 우리랑 북한 모두 굶어죽는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 예전에는 맞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학계에서 밝힌 사실이며, 이를 위해서 통일 즉시 북한주민의 이동을
통제할 수 밖에 없다고 이미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난민'의 성격을 지닌 북한주민이 대거 남한으로 몰려와 사회적 문제가 되는 현상은
지금 정책연구 수준에서 충분히 방지가 가능합니다. 문제는 북한주민들에게 '어느 수준의 복지를 허용할 것이냐?'의 문제가 되겠습니다.
복지 문제에 대해서는 정확히 정해진바는 없으며, 제가 읽었던 통일비용 연구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복지를 해줄 것이다, 하는 전제는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4개의 연구가 있는 만큼 복지수준에 대해 언급한 연구가 있다고 보여지며, 원하시면 학습하는대로 다시
내용을 추가해드리겠습니다. 최근에 관련해서 나온 통일 북한주민에 대한 복지연구에는 기본적으로 보장해주어야 할 부분들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금액을 투자할 것인지는 국가의 판단에 맡겨야 합니다.
단, 적어도 북한을 경제적으로 충분히 발전시킨 다음 흡수통일을 하자는 통일연구에 따르면 굶어죽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 방식은
40 ~ 50년 가까이의 경제적, 문화적 차이를 줄인 다음에 통일하는 것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3. 통일 되면 청년실업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게 사실인가요?
제가 보기에는 통일이 되었을 때 세계 각국 금융의 투자지원을 받고, 인프라를 늘리고, 공장들을 세워 북한주민의 소득을 확보하고,
한국의 엘리트들이 북한으로 넘어가서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등의 행위는 서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통일된다면 그 혜택은
30~40년 뒤의 세대가 얻는 것이죠. 왜 그런가하면, 이는 국제원조사업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에 그들이 살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제공하는 국제원조사업 같은 경우, 주민과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자본투입이 주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잘살아보자는
그들의 열망을 식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그래서 국제원조사업에서는 원조를 주는 공여팀에서 수여주민들과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가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들의 삶의 질을 높입니다. 북한주민들과 남한사람들이 함께 지내지 못한 것이 72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문화와 습성이
그냥 외국이라 해도 될만큼 차이가 나리라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경제도 침체기인데, 우리가 70년대 80년대 이루었던 경제성장처럼, 통일이 되자마자 눈부시게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은 옳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보시니까 뭔가 시원하다가보다는 답답하시죠?
결국 제가 이 글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국민들은 점차 통일을 멀게 느끼고 있지만, 통일은 분명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에게 큰 이득이 되는 것이고 조금씩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주변 4강국 때문에 외교적으로 쉽지가 않을 뿐더러,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아직 오랜 연구가 필요한 매우 복잡한
사안입니다. 그런데도 국민들의 관심이 통일에서 멀어져 정부에서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면, 연구는 활성화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무너질 조짐을 외부에 절대 알리려 하지 않을 것이며, 경제적 상황으로 미루어 봤을 때는 조만간 무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의 체제가 붕괴 되었을 때 통일을 위한 우리의 연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면, 통일은 우리에게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비유적으로, 북한은 시한폭탄이며 언제 터질지는 모르지만 아직까지 우리는 시한폭탄을 해제할 방법도, 그 부품을 좋은 쪽으로 사용할
방법도 완전하지 않다는 겁니다. 통일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그 모든 이익은 우리 것입니다. 부디 무임승차가 아닌,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셔야, 우리가 통일문제에 대해 제대로 바라보고 통일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대표를 가려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무책임한 대북정책으로 안보와 경제, 외교를
동시에 망치는 그런 대표를 '또' 얻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이상입니다.